생명을 살리는 ‘항생제’가 난청을 유발한다고?

이병문 선임기자(leemoon@mk.co.kr) 2022. 12. 23.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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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복용·투여하면 내이 세포 파괴로 청력 손상
이독성 약물 부작용 뒤늦게 발현…청력검사 해봐야
김성근 원장 “약물치료 후 청력저하땐 난청 진료를”

감염성 질환이나 암으로 집중 치료를 받은 후 난청이 발생하는 사례가 많다. 이는 장기간 복용이나 투여 시 난청을 유발할 수 있는 이독성(耳毒性) 약물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이독성 약물은 귀에 독성이 있는 약물이지만, 흔하게 사용되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이독성 약물은 대체할 수 있는 약물이 없어 처방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이독성 약물로 분류되는 약은 어떤 것이 있을까?

난청중점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은 “여러 항생제 중 흔하게 사용되는 아미노글리코사이드(aminoglycoside)계 항생제는 뇌수막염, 패혈증, 결핵, 호흡기 감염 등 사망률이 높은 질환의 집중 치료로 활용된다. 스트렙토마이신(streptomycin), 토브라마이신(tobramycin), 겐타마이신(Gentamicin), 네오마이신(Neomycin) 등이 아미노글리코사이드계 항생제로, 청각 손상 발생률이 20%에 달한다. 현재 아미노글리코사이드계 항생제의 대체 약물이 있지만, 이처럼 효과적이고 저렴한 약물은 드물기 때문에 여전히 널리 사용된다. 이뇨제 푸로세미드(furosemide), 진통제 아스피린(Aspirin), 백금(platinum)과 탁산(taxane)계열의 항암제 등도 난청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독성 약물들을 지속적으로 복용하거나 투여하는 경우, 청각과 운동 감각을 느끼는 내이(內耳) 세포가 파괴될 수 있다. 김성근 원장은 “귓속에 위치한 내이에는 소리를 감지하는 달팽이관과 균형 감각을 담당하는 전정기관이 있는데, 이들이 손상되면 청력 저하, 이명, 균형 장애, 보행 장애, 현기증 등을 야기할 수 있다”면서 “해당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가 주위에 있다면, 그 환자의 청력 상태를 잘 지켜뵈야 한다. 이독성 약물의 부작용은 뒤늦게 발현하는 경우도 많아 이전에 집중 치료를 받은 사람이라면 청력 검사를 통해 청력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러 이독성 약물 중 이뇨제는 복용 중단 시 청력이 회복될 수 있으나, 항생제나 항암제와 같은 이독성 약물은 복용을 중단해도 완전히 회복되기 어렵다. 따라서 이독성 약물을 처방받은 후 청력 상태가 변화했다면, 그에 맞는 조치가 필요하다. 먼저 주치의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한다. 주치의는 대체 약물이 있는 경우 약물 처방을 중단할 것이다. 그러나 대체 약물이 없고 환자가 위독한 경우에는 환자 상태에 맞게 약물의 복용량을 줄이거나 복용 기간을 줄일 수 있다.

이독성 약물은 위급한 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약물로, 그 이점을 간과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 부작용 또한 주의 깊게 알아봐야 한다.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은 “약물 치료를 받은 후 이전과 다르게 소리가 잘 안 들린다면 난청이 더 악화되기 전에 빨리 청력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 후 난청 진단을 받는다면 청력 재활을 곧바로 실행하는 것이 좋다. 청력 재활 시에는 보청기를 착용해 추가적인 청력 손상을 예방하고 남아있는 청력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감염성 질환이나 암을 치료할 때 사용되는 항생제를 장기간 복용하거나 투여하면 내이 세포를 손상시켜 청력기능 저하로 이어져 난청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이독성 약물의 부작용은 뒤늦게 발현하는 경우도 많아 주기적으로 청력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사진= 김성근이비인후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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