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심 100% 확정…전당대회 모토는 '윤심을 찾아서'?

박준우 기자 2022. 12. 23. 18:3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국민의힘이 오늘(23일) 당원 투표 100%로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룰 개정안을 의결했습니다. 당 내외에서는 친윤 주자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룰 변경이 아니냐는 반발이 여전히 나오고 있는데요. 당권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면서 친윤 주자들은 당심 잡기 경쟁에 한층 뜨거운 상황입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국민의힘이 선거 모드로 돌입하긴 했나 봅니다. 당내 선거 시즌만 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해양 동물이 또다시 나타난 건데요.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때도 아쿠아리움을 방불케 했었죠.

[JTBC '정치부회의' (지난해 8월 9일) : 최근 친윤계 정진석 의원이 친히 이 사람들을 사이즈별로 분류 해줬죠~ 윤 전 총장이 돌고래라고 한다면 최 전 원장이 고등어고 그럼 나머지 3명은 멸치라는 건데요~]

당시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후보들을 해양 동물에 빗댄 건데요. 사실 돌고래와 고등어, 멸치보다 먼저 소환된 물고기들도 있었죠. 숭어와 망둥이입니다.

[JTBC '정치부회의' (지난해 8월 2일) : 홍준표 의원입니다! 윤 의원은 메기가 아니라 망둥이라고 쏘아 붙인 건데요~]

[윤희숙/당시 국민의힘 의원 (지난해 7월 2일) : 그런데 그 '망둥이가 뛰니까 숭어도 뛴다'라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모든 후보, 아직 안 나왔지만 앞으로 나올 후보, 또 범야권의 후보들 모두가 다 숭어라고 생각합니다. 그 안에 망둥이가 어디 있겠어요~]

국민의힘, 아쿠아리움의 규모를 점차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당권 레이스에선 새로운 종을 또 추가했는데요.

늘 손이 가는 뉴페이스, 다름 아닌 새우인데요. 오랜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준석 전 대표, 당권 주자 중 한 명을 새우로 표현했습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어제) : {김장연대 이런 얘기도 많고, 이제 후보자들이 점점 나오고 있잖아요. 어떻게 평가하고 계세요?} 새우 두 마리가 모이면 새우 두 마리고요. 절대 고래가 되지 않습니다.]

김기현 의원과 원조 윤핵관인 장제원 의원이 연대를 모색 중이죠. 이른바 '김장연대'를 두고 새우 두 마리라고 평가절하한 건데요. 아쿠아리움 관장 입장에선 새로운 친구가 별로 내키지 않았나 봅니다. 여전히 가장 아끼는 동물은 돌고래와 고등어입니다.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음성대역) : 어제 이 대표가 두 의원을 '새우'라며 합해봐야 고래가 못 된다고 폄하했습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고래와 고등어가 함께 싱싱하게 뛰는 모습을 보고 싶네요. 돌고래는 돌고래답게, 고등어는 고등어답게…]

정 위원장과 이 전 대표, 지난해 대선 경선 때도 이견을 보였는데요. 정 위원장은 이 전 대표가 지나치게 당 중심으로 경선을 관리한다는 문제를 제기했던 바 있습니다. "가두리 양식장에서는 큰 물고기가 못 자란다"고 꼬집었는데요. 이때 나온 비유가 앞서 말한 '멸치, 고등어, 돌고래'입니다. 정 위원장은 당시 후보였던 윤 대통령을 지지했었죠. 윤 대통령을 돌고래, 지지율이 낮은 다른 후보들을 멸치, 고등어에 비유했는데요. 돌고래는 생장 조건이 다르니 똑같이 가둬서 키우려 하지 말라는 지적이었습니다. 이 전 대표는 "멸치와 돌고래에게 공정하게 대하는 것이 올바른 경선 관리"라고 반박했었는데요. 이번엔 공수를 교대했습니다. 이 전 대표가 정 위원장의 전당대회 룰 변경을 비판한 겁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어제) : 저는 어떤 학생이 어떻게 입시제도를 바꿔도, 들어갈 학생이 들어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맨날 임박해가지고 당헌·당규 바꿔대고, 사안이 생긴 다음에 바꿔대고 이런 게 '정당의 안정성을 상당히 해칠 수는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이 전 대표, 지난 6월 정 위원장이 자신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비판하자 이렇게 응수했었죠.

[홍준표 :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갑니다.]

"어차피 기차는 간다"며 무시로 맞받아친 건데요. 이번엔 정 위원장이 똑같이 되갚았습니다. 누가 뭐라 하든 당심 100% 열차를 출발시킨 건데요. 그리고 오늘 열차가 목적지에 도착했죠. 국민의힘, 전국위원회·상임전국위를 잇달아 열고 '당원투표 100%'로 당 대표를 선출하는 당헌·당규 개정안을 의결했는데요. 정 비대위원장은 전국위 인삿말에서 룰 변경의 당위성을 강조했습니다.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100만 책임당원 시대의 선택은 어떤 조직 활동으로도 좌지우지할 수 없습니다. 즉, 당심이 곧 민심인 시대입니다. 그래서 오늘 전국위원회에 상정된 당헌 개정안은 유불리의 문제가 아니라 정당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원칙의 문제입니다.]

아쿠아리움의 규모가 바다만큼 커졌다고 본 걸까요? 아쿠아리움에도 바다 못지않게 종 다양성이 확보됐으니 굳이 다른 바다 생물의 견해까지 들어볼 필요는 없다는 판단인데요. 보통 아쿠아리움은 전시 동물의 거주 환경에 따라 다양한 테마존으로 나뉘어 있죠. 국민의힘 아쿠아리움에서 주력 전시관은 단연 '윤심존'인데요. '비윤존'에선 룰 변경으로 '윤심존'에 있는 동물들만 특혜를 봤다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김용태/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결과적으로 지금 국민 여론조사를 했을 때 1, 2, 3등에 해당하는 분들한테는 절대 당대표를 못 주겠다는 그런 의지가 담겨 있는 것 아닌가. 윤핵관이 아닌 분들에게는 {아닌분들을 비윤이라고 그러죠. 비윤.} 당권을 드릴 수 없다는 의지가 좀 강력하게 들어간 것 아닌가, {결선투표제가 그런 의미일 것이다?} 예, 좀 그런 아쉬움이 좀 있습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이미 룰은 정해졌습니다. 신호탄은 울렸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인데요. 특히 '윤심존'에 있는 후보들의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저마다 자신이 대왕고래란 생각을 품고 있는 것 같은데요.

친윤계 대표 주자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두 사람이죠. 권성동·김기현 의원인데요. 어제 오후 윤핵관인 이철규 의원의 지역구, 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당원협의회 연수에 나란히 참석했습니다. 둘 모두 윤심이 곧 당심이라고 여기는 분위기인데요. 연일 윤 대통령과 소통이 잘 되는 사람이 당 대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어제) : 윤석열 대통령을 후보로 뽑아서 당선을 시켰는데, 아니 그래놓고 윤석열 대통령하고 척지자거나 윤석열 대통령과 대척점에 서자거나 이렇게 하면 각자 개인의 의견은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당대표의 의견으로서는 그래서는 안 된다. ]

권 의원과 장제원 의원, '영원한 브라더'지만 가끔씩 삐걱거리죠. 김기현 의원은 이 두 사람의 벌어진 틈을 노리고 있는데요. 김장연대의 결속력을 높이기 위해 장 의원에게 열렬히 구애 중입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어제) : (장제원 의원은) 정무적 감각은 굉장히 빠르고요. 판단에 있어서 거의 실수 없을 만큼 아주 정확하게 잘 판단하는 분입니다. 장제원 의원이 가지고 있는 그런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앞으로 본인도 키워나가겠지만 또 실력 있는 사람이 있으면 옆에서 도와서 계속 큰일하도록 해 드려야 안 되겠습니까?]

안철수 의원의 포지션, 친윤도 아니고 비윤도 아닌 그 사이 어딘가죠. 안 의원도 슬며시 '윤심존'으로 이주 희망 의사를 나타냈습니다. 안 의원, 현재 3박4일 일정으로 대구·경북을 방문 중인데요. 어제 경주시당협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자신도 친윤이란 점을 어필했습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음성대역) : 저도 보면 친윤입니다. 우리 당은 다 우리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친윤이라고 생각합니다.]

신핵관으로 불리긴 하지만 '윤심존'에서 살짝 멀어진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는 분도 있죠.

[장성철/공론센터 소장 (MBC '정치인싸' / 지난 18일) : 대통령께서 이랬다라고 하는 전언이 여의도에서 돌아다니는데 '쟤는 언제부터 나한테 형이라고 그랬어?' 이제 윤상현 의원이 계속 형이라고 한다라고, 사석에서 한다고 그러니깐…]

윤상현 의원입니다. 윤 의원은 친윤·비윤 모두까기를 시전하고 있습니다. 먼저 친윤답게 유승민 전 의원을 직격했는데요. 유 전 의원이 룰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건 정치 선동이라고 쏘아붙였습니다.

[윤상현/국민의힘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유승민 의원의 '정치 선동이다'라고 봅니다. 솔직히 유승민 의원은 7대 3 룰로 인해서도 당대표 되기 힘든 분이에요. 그런데 자기는 자꾸 룰에 의해서 친윤계로부터 압박받는다, 피해자다. 이런 식으로 계속 프레임을 만들지 않습니까? ]

뒤이어 김장 장독대 깨기에도 나섰습니다.

[윤상현/국민의힘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우리가 어떤 총선 승리 전략이라든지 당 운영방안을 제시해야 되는데 뭐 김장 담그기다, 데이트하자 이런 거는, 이런 면을 어떻게 볼까, 하는 이런 아쉬움이 있고요. {이 김장연대 끝까지 갈 거라고 보십니까, 아니면 잘 안될 거라고 보십니까?} 저는 개인적으로는 끝까지는 안 갈 거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김장연대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는데요. 김장연대라고 해봤자 영남지역에 기반을 둔 두 사람의 '텃밭연대'일 뿐이라고 깎아내렸습니다.

[윤상현/국민의힘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수도권에서, 총선 승리라고 다 얘기하잖아요. 그러면 수도권 중도층, 또 수도권 MZ층에 어필할 수 있는 후보가 되는 게 맞아요. 그런 면에서 보면 김장연대라는 것은 소위 말해서 텃밭에 있는 분들의 연대 아닙니까? ]

자, 오늘은 국민의힘 아쿠아리움에 '줌 인'해봤습니다. 이제 막을 올린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 누가 '윤심존'을 넘어 민심의 바다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아쿠아리움이 바다의 전부라고 생각한다면 진짜 바다에 방생됐을 때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윤심을 찾아서' 헤엄치는 친윤 주자들의 모습으로 대신하겠습니다.

[영화 '니모를 찾아서' : {봤어?} 그래! 지나간지 얼마 되지 않았어~ {하얀색이었어?} 아아 이쪽 이쪽으로 갔어 따라와~ {고마워!}]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