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KFA 올해의 선수 수상…지도자상은 벤투 감독 (종합)
[소공동=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대한축구협회(KFA) 올해의 선수 남자 부문을 수상했다. 올해의 지도자상 남자 부문은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에게 돌아갔다.
23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는 KFA 시상식이 열렸다. 관계자들을 비롯해 각 부문의 수상자들은 대부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한 해 동안 대표팀 및 소속팀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남자 선수에게 주어지는 올해의 선수 남자 부문은 손흥민에게 돌아갔다. 이로써 손흥민은 2019년부터 4년 연속이자 통산 7번째로 이 상의 주인공이 됐다.
손흥민은 2021-2022시즌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에서 23골을 작렬시키며 모하메드 살라(리버풀FC)와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역대 PL에서 아시아인 득점왕이 나온 것은 손흥민이 처음이었다. 잉글랜드를 비롯해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5대 빅리그로 범위를 넓혀도 아시아인이 득점왕에 오른 것은 손흥민이 최초다.
손흥민의 활약은 대표팀에서도 이어졌다. 12월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에서도 눈부신 투혼을 선보였다. 지난달 2일 올림피크 드 마르세유(프랑스)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경기에서 당한 눈 주변 4군데 골절상이 그를 괴롭혔지만, 그의 투지까지 막지는 못했다.
당초 월드컵 출전 여부가 불투명할정도의 부상이었지만, 그는 안면 보호 마스크를 쓰고 월드컵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이 치른 4경기를 모두 풀타임 소화한 것은 물론, 조별리그 H조 조별리그 포르투갈과의 최종전에서는 1-1로 팽팽히 맞선 후반 추가시간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FC)의 결승골을 어시스트 하는 등 여전한 경기력을 과시했다.
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은 한국은 지난 2010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회 이후 12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2002, 2010, 2022)로 월드컵 16강 무대에 진출할 수 있었다.
KFA 기술발전위원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위원 19명과 협회 출입 언론사 축구팀장 47명의 투표로 진행된 수상자 결정에서 손흥민은 총점 182점을 획득, 148점을 얻은 김민재(SSC나폴리)와 118점을 받은 조규성(전북현대)을 제쳤다.
현재 토트넘에 복귀한 상태라 이날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손흥민은 영상을 통해 "큰 상을 주셔서 감사드린다. 밤잠 설치시며 응원 및 격려해주신 여러분들 덕분에 (이 상을) 받을 수 있었다. 보답할 수 있도록 더 많이 노력하겠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여자 부문 올해의 선수는 지소연(수원FC)이 차지했다. 지소연은 올해 초 인도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에서 맹활약하며 한국이 역대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달성하는데 힘을 보탰다. 뿐만 아니라 소속팀 첼시의 잉글랜드 여자리그와 FA컵 우승을 이끈 뒤, WK리그로 복귀해서도 여전한 기량을 자랑했다.
지소연은 "아시안컵에서 역대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해서 이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저 혼자 이 상을 받아 동료들한테 미안하고 고맙다"며 "올 한 해 남자 대표팀 덕분에 국민 여러분들이 기뻤던 것 같다. 내년에는 여자 월드컵이 있다. 저희도 국민 여러분께 기쁘고 행복한 한 해를 보내실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최대한 (월드컵 개최지인) 호주에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하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했다.
올해의 지도자상 남·녀 부문은 각각 벤투 감독과 WK리그 인천현대제철 김은숙 감독의 몫이었다.
선수시절 2002 한·일 월드컵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끌던 한국과 맞대결을 벌이기도 한 벤투 감독은 2018 러시아월드컵이 끝난 후 한국의 지휘봉을 잡았다.
자신의 축구관이 뚜렷했던 벤투 감독은 한국 축구에 적극적으로 '빌드업 축구'를 불어넣었다. 안정적인 후방 빌드업 및 적극적인 패스 플레이를 통해 점유율을 가져오는 것을 강조했으며 그 어떤 상대를 만나더라도 우리가 주도하는 축구를 하기를 바랐다.
이러한 벤투 감독의 전술은 시간이 지날수록 대표팀에 잘 녹아들었으며 선수들도 벤투 감독을 적극적으로 믿고 따랐다. 갈수록 강해진 벤투호는 매번 애를 먹던 월드컵 최종예선도 승점 23점(7승 2무 1패)이라는 역대 최고 성적으로 통과했다.
그러나 여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일각에서는 벤투호의 빌드업 축구가 월드컵 같은 세계적인 무대에서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성적으로 자신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카타르월드컵에서 우루과이, 포르투갈, 가나 등 세계적인 강호들과 한 조에 속했음에도 불구하고 1승 1무 1패(승점 4점)를 기록, 한국을 16강 무대에 올려놨다.
한국과의 계약 종료 후 고국인 포르투갈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고 있는 벤투 감독은 영상을 통해 "이 상을 주셔서 감사드린다. 선수들과 함께 달성한 목표들 덕분에 이 상이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며 "이 영광을 코칭스태프 및 선수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여자부문 지도자상을 받은 김은숙 감독은 WK리그 10년 연속 우승의 대기록을 세웠다. 김 감독은 "상을 주셔서 감사드린다. 내년에도 새로운 모습으로 열심히 해 좋은 성과로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신인왕 격인 영플레이어상은 각각 양현준(강원FC), 천가람(울산과학대)에게 돌아갔다. 특히 양현준은 K리그1 영플레이어상에 이은 2관왕이다.
올해 K리그1 36경기에서 8골 4도움을 올렸던 양현준은 "너무 감사하다. 이 상을 받게 도와주신 (강원) 최용수 감독님, 이영표 대표님을 비롯한 구단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 대한민국 축구를 위해 항상 헌신하고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여자 영플레이어상의 주인공인 천가람은 올해 8월 코스타리카에서 펼쳐진 2022 FIFA 여자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맹활약했다. 그는 "제 목표 중 하나가 이 상을 받아보는 것이었는데 이렇게 영광스러운 자리에 서게 돼서 뜻 깊고 기분이 좋다. 아직 부족하지만, 부족하기에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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