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의 역습… 북극 한파·폭설에 ‘벌벌’

박유빈 2022. 12. 2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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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북반구가 꽁꽁 얼어붙었다.

미 언론은 북극의 찬 기류와 습한 공기가 만나 생성되는 저기압성 폭풍인 '폭탄 사이클론'으로 올해 '최악의 연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서해안에 발달한 두꺼운 눈구름대로 24일까지 폭설이 이어진다.

모두 북극 찬 공기가 내려온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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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아침 올겨울 가장 추운날
북미도 영하 46도 ‘극강 추위’
북극 온도 올라 밀려온 찬공기
동서 고기압에 막혀서 갇힌 탓
북극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북반구가 꽁꽁 얼어붙었다. 온난화의 역습이다. 북미는 최저 영하 46도의 극강 추위에 시달리고 있다. 극심한 에너지난을 겪는 유럽도 맹추위로 어느 때보다 매서운 겨울나기가 예상된다. 서울의 체감온도가 영하 22도로 떨어지는 등 우리나라에도 시베리아 한파가 몰아닥쳤다. 
22일(현지시간) 미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추위를 막기 위해 얼굴 모자를 쓴 사람이 전동 송풍기로 보도의 눈을 치우고 있다. AP/뉴시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연말 1억명의 대이동을 앞두고 미국에 ‘한 세대에 손에 꼽을’ 수준의 추위와 눈폭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중부와 동부, 남부에 이르기까지 영하 40도를 밑도는 ‘폭탄 사이클론’으로 초비상이다.

몬태나주 일부 산지는 최저기온이 영하 46도로 떨어졌고 콜로라도주 덴버는 32년 만의 최저기온인 영하 31도를 기록했다. 텍사스주 댈러스마저 기온이 영하 12도로 내려갔다. 

강풍과 폭설이 겹치면서 도로와 항공편은 마비됐다. 1만5000여편의 항공기가 결항됐고 북쪽 지역을 지나는 90번 도로는 약 200마일(약 320㎞) 구간이 폐쇄됐다. 캔자스주와 오클라호마에서는 눈길 교통사고로 최소 5명이 사망했다.
22일(현지시간) 미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담요로 몸을 에워싼 노숙인이 눈 내리는 도로를 건너고 있다. AP/뉴시스
미 언론은 북극의 찬 기류와 습한 공기가 만나 생성되는 저기압성 폭풍인 ‘폭탄 사이클론’으로 올해 ‘최악의 연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약 8000만명이 이번 겨울폭풍 특보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 속에 극심한 에너지난을 겪는 유럽도 사정은 비슷하다. 스코틀랜드 북부에서 최근 12년 만에 가장 낮은 낮기온을 보이는 등 눈과 추위에 시달리고 있다. 
동장군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 23일 오후 서울 강동구 광나루 한강에 얼음들이 밀려 들어와 있다. 연합뉴스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23일 전국 곳곳에서 올겨울 들어 최저기온을 기록했다. 서울은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3.7도까지 떨어졌고 경기 수원 영하 13.8도, 동두천 영하 16.3도, 강원 홍천과 인제 영하 14.6도 등으로 가장 추웠다. 설악산에선 영하 26.3도까지 떨어졌는데 체감온도는 영하 39.4도에 달했다.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서해안에 발달한 두꺼운 눈구름대로 24일까지 폭설이 이어진다. 전날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전북 순창 63.7㎝, 임실 54.7㎝, 정읍 44.7㎝ 등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제주에서는 사제비 85.8㎝를 비롯한 눈폭탄이 쏟아져 이틀째 하늘길과 바닷길이 막혔다. 제주 출발·도착 항공편 중 이날 오전 9시 기준으로 296편(출발 143, 도착 153)이 취소됐다. 

모두 북극 찬 공기가 내려온 탓이다. 북극 온도 상승과 연관돼 있다. 북극 주변으로는 강한 바람 소용돌이가 부는데 이 바람은 강약을 반복한다. 북극이 찰수록 강하게 도는 팽이처럼 바람이 세차게 불며 북극 한기를 가둬놓지만 반대로 북극 온도가 오르면 속도가 느려져 기우뚱대는 팽이처럼 바람 흐름이 흐트러진다. 고위도 찬 공기가 쉽게 내려올 수밖에 없다. 지난여름 폭염을 부른 온난화의 또 다른 얼굴이다. 

한반도 추위는 이번 주말까지 이어지다가 서서히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이날이 추위 최성기로 보인다”며 “공기 흐름이 점차 원활해지면서 우리나라에 머물던 찬 공기가 동쪽으로 빠져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연말까지 낮에도 0도 부근에서 영하권에 그치는 평년보다 추운 날씨가 이어지긴 하겠지만 이날을 기점으로 단계적으로 기온이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박유빈 기자, 춘천=박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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