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폭탄' 맞은 광주·전남, 이틀 새 최고 40㎝ 근접(종합2보)
눈길 사고 속출에 농가 피해도 이어져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천정인 기자 = 대설특보가 내려진 광주·전남 지역에 이틀간 최고 40㎝에 근접할 정도로 많은 양의 눈이 쏟아졌다.
역대 3번째로 많이 내린 양이지만 눈은 24일 오전까지 이어질 예정이어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도 있다.
차량은 물론 하늘길과 바닷길마저 발이 묶이는 등 모든 교통수단에 차질이 생겼고, 눈길 사고도 잇따랐다.
이틀 새 광주서 최고 38.8㎝ 쌓여…역대 3번째 대설 기록 경신
23일 광주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으로 광주에 38.8㎝의 눈이 쌓였다.
과거 41.9㎝가 쌓인 2018년 1월 1일과 40.5㎝가 쌓인 2005년 12월 22일에 이어 역대 3번째로 많이 내린 셈이다.
2005년 12월 23일에 39.6㎝ 적설량을 기록했지만, 전날 쌓인 눈이 이어진 기록인 만큼 순위에서 제외했다.
이 외에도 장성 32.1㎝, 화순 29.1㎝, 담양 25.9㎝, 장흥 15.9㎝, 순천 14.5㎝, 보성 9.9㎝, 나주 10.9㎝ 등의 적설량을 나타냈다.
눈은 24일 오전까지 5~10㎝가량 더 내린 뒤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곳은 15㎝ 이상 오는 곳도 있겠다.
광주와 전남 8개 지역(나주, 화순, 담양, 장흥, 영암, 곡성, 장성, 순천)에는 대설경보가, 여수를 제외한 나머지 전남 시군에는 대설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기온도 뚝 떨어져 25일까지 전남 내륙을 중심으로 영하 10도 내외의 추운 날씨가 이어지겠다.
24일과 25일 최저기온은 내륙을 중심으로 영하 10도 안팎, 그 외 지역은 영하 5도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담양, 화순, 구례, 곡성 등 전남 4개 시도에는 이날 오후 6시를 기해 한파주의보가 발령될 예정이다.
산간 도로·고갯길 차량 통행 제한…항공·여객선도 대부분 결항
많은 양의 눈이 쌓이면서 광주·전남에서는 산간 도로를 중심으로 차량 통행이 전면 금지됐다.
전남에서는 오후 5시 현재 14곳의 도로가 통제되고 있다.
진도 의신면 두목재 1.5㎞ 구간과 쏠비치 진도∼초평항 1㎞ 구간의 차량 통행이 금지됐다.
화순에서는 한천면 돗재 3㎞ 구간과 화순읍 정수장 고개 80m 구간, 구 너릿재터널 1㎞ 구간, 수만리 큰재 7㎞ 구간이 통제됐다.
순천 낙안면 은병원∼빈계재 5.4㎞ 구간과 별량면 운용마을∼상사 초곡마을 2.5㎞ 구간, 승주∼월등 노고치재 5.6㎞ 구간도 통행금지 상태다.
보성 진목마을∼주릿재 3㎞ 구간, 구례 산동면∼고산터널 4.4㎞ 구간, 곡성 신풍재·고산재, 완도 대기재 구간도 통행이 중단됐다.
광주에서는 무등산 산간 도로인 4수원지∼금곡마을 5.4㎞, 무등산전망대∼4수원지 2.1㎞ 구간이 통제되고 있다.
오르막길인 북광산 나들목 진출입로도 눈길 사고 위험으로 진입이 통제되고 있다.
시민들의 발이 되던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 운행도 차질이 빚어졌다.
전남 해남, 장흥, 진도 등 3곳의 군내 버스 운행이 전면 중단됐고, 고흥과 완도, 보성 등에서는 도로 상황에 따라 일부 구간만 운행하고 있다.
인접 시·군을 오가는 시외버스도 야간 운행은 시간을 건너뛰는 결행을 검토하고 있다.
광주에서도 58개 노선 455대의 시내버스가 단축·우회 운행을 하면서도 지연 사태가 속출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런 상황에서 뒤늦게 등교 시간을 조정하는 교육 당국의 미숙한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늘길과 바닷길도 모두 가로막혀 광주공항을 오가는 30편의 출발·도착 비행편이 모두 결항했고, 여수공항 역시 3편이 결항했다.
목포와 여수, 고흥, 완도에 위치한 여객선 터미널에서 섬 지역을 오가는 50개 항로 68척의 배편도 통제됐다가 일부 완화됐다.
넘어지고 부딪히고…눈길 사고 잇따라
눈길에 미끄러지고 넘어지는 차량과 보행자가 속출했다.
이날 오전 8시 51분께 영암-순천 고속도로 영암 방향 장흥나들목 인근에서 액화산소가스를 싣고 가던 탱크로리가 눈길에 미끄러졌다.
가드레일 등을 들이받으며 그 충격으로 탱크 부분이 차량에서 떨어져 나가 가스가 누출돼 소방당국이 긴급 조치했다.
가스공급업체가 현장으로 나와 남아있는 가스를 옮겨갈 때까지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되기도 했다.
오전 7시 27분께에는 호남고속도로 순천 방향 옥과나들목 인근에서 눈길을 달리던 고속버스가 눈길에 미끄러져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왼쪽으로 넘어졌다.
고속버스에는 승객 10명이 타고 있었지만 모두 안전벨트를 하고 있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3시 57분께 고창~담양을 잇는 고속도로 북광주IC 인근 지점에서도 25t 화물 차량이 옆으로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날에는 눈길에 미끄러진 차량이 저수지에 빠져 40대 여성 운전자가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 외에도 보행자가 빙판길에 미끄러져 머리나 손목, 허리 등을 다치는 낙상 사고도 끊임없이 이어졌다.
대설특보가 발령된 전날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대설 피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구급 건수는 광주 74건(교통사고 12건, 낙상 44건, 안전조치 18건), 전남 103건(교통사고 13건, 낙상 38건, 안전조치 52건) 등으로 집계됐다.
눈 무게 못 이긴 농가 시설 파손…추가 피해 우려
한꺼번에 많은 눈이 쏟아지면서 비닐하우스 등 농가 시설에도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담양군 곳곳에서 비닐하우스 30동이 파손됐다는 신고가 잇따랐다.
월산면 8동, 담양읍·고서면 4동, 고서면 3동, 수북면 2동 등의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겨울철 빈 비닐하우스가 많아 농작물 피해는 비교적 적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부 농가에서는 딸기와 마늘, 파 등 작물이 눈에 파묻히는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보성에서도 비닐하우스 1동이 피해를 보았고, 화순에서는 노후한 돼지 축사 지붕이 파손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다른 시군에서도 시설물 등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눈이 쉴 새 없이 쏟아지면서 현장 확인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각 시군에서 농가 피해를 파악하고 있지만, 현장 확인이 다소 지연되고 있다"며 "정확한 피해 집계는 눈이 그친 뒤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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