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할수록 손해"… 주말 '식당 실종사건'
골목상권이 타격 더 커…음식점업 체감경기 곤두박질
경기도 용인에 사는 30대 직장인 A씨는 지난 일요일 점심때 동네 먹자골목을 찾았다가 문을 연 식당을 찾지 못해 발길을 돌렸다. 결국 인근 백화점 식당가까지 가서 늦은 식사를 했다. A씨는 "식당이 즐비한 거리인데 문을 연 곳이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용인시 기흥구의 B두부요리 전문점은 가게를 연 뒤 5년 넘게 주 7일 영업을 했지만 1년 전부터는 일요일마다 문을 닫고 있다. 식재료비가 치솟은 데다 인건비 부담에 주말 아르바이트생 구하기도 쉽지 않다는 하소연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잦아들면서 기지개를 켜는 듯했던 외식업계가 고물가, 인건비 상승, 구인난 등으로 '삼중고'를 겪고 있다. 이처럼 실물경기 바로미터로 불리는 골목상권의 부진은 본격적인 소비 위축의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식당을 찾는 평일 고객 수나 매출 규모는 다소 회복됐다. 반면 식재료, 인건비, 임차료 등 운영 비용이 크게 늘면서 장사를 해도 남는 게 없는 데다 정작 바쁜 시간대에는 웃돈을 주고도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에 빠진 것이다.
23일 한국외식산업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음식점업 체감시장경기지수는 지난 10월 57.9로 지난 5월(84.2) 대비 26.3포인트 떨어지며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전월보다 체감경기가 호전됐다는 것이고 100 미만이면 악화됐다는 뜻이다. 숫자가 작을수록 더 큰 폭의 악화를 의미한다. 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2 외식산업 경영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3000여 개 외식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중복 응답)에서 전체 응답자의 88.2%가 '식재료비 상승'을 경영상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경쟁 심화(79.1%), 인건비 상승(75.7%), 임차료 상승(74.2%) 등이 뒤를 이었다.
외식업 종사자의 급여는 꾸준히 올랐지만 종사자 수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외식업 종사자의 평균임금은 월 226만3000원으로 2017년(185만7000원)보다 21.9% 올랐지만 같은 기간 종사자 수는 117만명에서 98만명으로 16.2% 줄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식업계의 주방·조리사 부족률은 3.7%, 홀 서빙 등 종사자 부족률은 6.8%로 각각 2019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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