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연이 말하는 골때녀와 WK리그 사이

황민국 기자 2022. 12. 2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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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연 | 대한축구협회 제공



“국내로 돌아와서 또 상을 받으니…”

한국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인 지소연(31·수원FC)은 2022년을 돌아보면 뿌듯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올해 초 인도에서 열린 여자 아시안컵에서 역대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잉글랜드 여자슈퍼리그 첼시에서 정규리그와 FA컵 2관왕에 올랐다.

지소연은 23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올해의 선수 시상식에서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이자 통산 7번째 수상한 그는 취재진과 만나 “혼자 큰 상을 받는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라며 “동료들도 이젠 그만 받아야 하는 게 아니냐고 농담하더라”고 웃었다.

지소연은 이제 내년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공동 개최하는 여자 월드컵을 바라보고 있다. 지소연은 “올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남자 선수들의 노력에 감동을 받았다”며 “여자 선수들도 좋은 기운을 받고 내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16강에 꼭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함박웃음을 지은 지소연은 한 가지 아쉬움은 내비쳤다. 그가 지난 5월 WK리그 수원FC 위민에 입단해 여자축구 흥행을 주도하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과 동시에 냉정한 현주소도 확인한 탓이다. 전자가 여자 축구 예능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을 통해 여자축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면, 후자는 그 관심이 아직 엘리트 축구로 번져지 않은 것이다.

지소연은 “골때녀를 통해 여성이 축구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은 분명 고무적인 일”이라면서도 “전문적인 여자축구 선수로 뛰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이 부분은 선수인 우리도 지도자도, 여자축구연맹도, 대한축구협회도 고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소연은 그 간격을 줄이는 실마리를 수원FC에서 찾고 있다. 국내에선 처음으로 남·녀 축구팀을 동시에 운영하는 수원FC는 12세 이하 유스팀부터 조금씩 여자축구의 저변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지소연은 “현대제철도 전북 현대 같은 팀과 한 팀이 되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WK리그의 나머지 팀들도 남·녀 통합 운영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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