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가 첨단 물류센터로 네이버·SK에너지 손잡았다

도심 주유소에 AI·로봇 접목
물건 정리·보관서 배송까지
내년초 물류택배 서비스 시작

오종훈 SK에너지 P&M CIC 대표(오른쪽)와 이윤숙 네이버 포레스트 CIC 대표가 업무협약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SK에너지·네이버】

동네 주유소가 첨단 물류 거점지로 재탄생한다. 네이버와 SK에너지는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도심물류 서비스 공동개발 및 미래 테크(기술) 사업' 협력을 위한 사업협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네이버와 SK이노베이션의 석유 사업 자회사 SK에너지가 협업해 서울 등 도심 속에 자리 잡은 SK주유소를 인공지능(AI)과 첨단 로봇 기술이 집약된 미래형 물류센터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지금은 주유와 세차, 편의점 등 일부 기능에 그쳤던 주유소 역할이 향후에는 로봇이 자동으로 물건을 분류해 보관·정리하는 최첨단 무인·자동화 물류시설로 강화된다. 사람이 아닌 자율주행로봇이 물건을 싣고 배송에 나서는 모습도 현실화될 전망이다.

우선 양사는 내년 초부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중소상공인(SME)들이 물류 과정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여러 중소상공인의 상품을 한꺼번에 모아 공동 집하하는 '더 착한택배' 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SK에너지가 투자한 공유 택배 업체 굿스플로를 활용해 중소상공인들의 상품을 방문 수거하고, 배송사를 통해 최종 소비자에게까지 상품을 배송하는 구조다. 일단 내년 초 서울 일부 지역에서 시범 운영한 뒤 서비스 대상 지역을 점차 늘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중장기적으로 네이버와 SK에너지는 SK주유소 용지에 '도심형 풀필먼트 물류센터(MFC)'를 구축하기로 했다. 입지가 뛰어난 SK주유소를 기반으로 MFC가 확대되면 중소상공인 상품을 근거리 물류센터에 보관한 후 바로 배송할 수 있게 돼 당일 도착 등 빠른 배송이 활발해질 것으로 두 회사는 기대한다. 또 주유소 기반 MFC가 자리 잡은 지역사회와 결합해 경쟁력 있는 가격의 공동구매, 고객 주문을 즉시 배송할 수 있는 실시간 라이브커머스 등 새 사업 모델도 가능할 것이란 설명이다. 이 밖에 양사는 AI와 클라우드, 로보틱스 등을 활용해 수요 예측, 도심형 물류센터 자동화, 배송 혁신 등 미래 물류 기술 혁신을 위한 협력도 지속하기로 했다.

이윤숙 네이버 포레스트 CIC 대표는 "SK에너지와 물류 자동화, AI 수요 예측 효율화 등을 협업하면서 중소상공인 중심의 물류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오종훈 SK에너지 P&M CIC 대표는 "주유소를 활용한 친환경 도심 물류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일상 속 주유소의 새로운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민서 기자 / 정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