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비]② 재정자립도·주민 수 줄었는데…월정수당은 묻지마 인상?

윤아림 2022. 12. 2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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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법 시행령에는 월정수당을 결정할 때 ① 주민 수 ②재정 능력 ③지방공무원 보수인상률 ④지방의회의 의정활동 실적 등 4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내년도 월정수당을 결정할때 2018년 말 대비 2021년 말 지방의원 1인당 주민 수 증감과, 2018년 대비 2022년 재정자립도 증감을 고려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또 2022년 지방공무원 보수인상률(1.4%), 자치법규 현황과 회기일수 등 지방의회 의정활동 실적도 따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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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회 의원들의 보수인 의정비. 지방선거가 있는 해, 지자체 의정비심의위원회에서 향후 4년간 금액을 자유롭게 결정합니다. 지방자치의 자율성을 위해선데요. 과연 지역 주민들 의견을 수렴해서 행안부 지침에 맞게 정하고 있을까요? KBS가 올해 지자체 의정비심의위원회 의정비 결정 과정을 집중 취재했습니다.


지방자치법 시행령에는 월정수당을 결정할 때 ① 주민 수 ②재정 능력 ③지방공무원 보수인상률 ④지방의회의 의정활동 실적 등 4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KBS 취재진이 확보한 행정안전부 지방의회의원 의정비 결정 관련 지침에는 보다 구체적인 기준이 담겨 있는데요.

내년도 월정수당을 결정할때 2018년 말 대비 2021년 말 지방의원 1인당 주민 수 증감과, 2018년 대비 2022년 재정자립도 증감을 고려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또 2022년 지방공무원 보수인상률(1.4%), 자치법규 현황과 회기일수 등 지방의회 의정활동 실적도 따져야 합니다.

행정안전부 지방의회 의원 의정비 결정 지침(2022.08)


■ 의원 1인당 주민 수·재정자립도 지켰을까?

그렇다면 월정수당을 올린 곳들의 재정자립도는 나아지고, 의원 1인당 주민 수는 늘었을까요?

대전 대덕구와 동구, 중구를 살펴보니 정반대였습니다.


대전 대덕구의 경우 올해 재정자립도는 13.43%로 4년 전보다 2.63%p 감소했습니다. 의원 1인당 주민 수 역시 2018년 대비 지난해 868명 감소했습니다. 살림살이도 나빠졌고 인구도 줄었는데 월정수당은 올린 겁니다.

다른 자치구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대전 동구와 중구의 재정자립도도 각각 0.99%p, 1.01%p 감소했습니다. 의원 1인당 주민 수 역시 각각 622명, 1,173명 줄었습니다.

■ 4가지 사항, 충분히 고려했나?

행안부 지침에는 월정수당 지급기준을 산정할 때 심의위가 고려요소에 대해 충분한 숙려와 재량 판단을 하도록 되어 있는데요.

행정안전부 지방의회 의원 의정비 결정 지침(2022.08)
월정수당 지급기준 산정
의정비심의위원회의 월정수당 지급기준액 결정이 시행령 규정 취지에 부합하기 위한 전제
① 심의회가 의결 당시 월정수당 지급 기준금액을 결정함에 있어시행령에서 정한 고려요소에 대한 충분한 숙려와 재량판단을 할 것
② 이러한 숙려와 재량판단은 공개적인 토론과 논의를 거쳐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방식으로 행하여 질 것

하지만 37%를 올린 대전시 대덕구 의정비심의위원회 2차, 3차 회의록에서는 관련 논의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대덕구 관계자는 "전부 다 회의 자료에 써서 다 드렸고, 심의위원회 분들께 메일로도 먼저 사전에 공부하십사 보내드렸다"고 말했습니다.

충분한 자료 제공을 했기에 위원들이 고려사항을 다 인지한 상태에서 회의에 참여했다는 겁니다.

대전 동구 심의위 회의록에서도 "실질적으로 (재정자립도가) 동구가 열악한 것은 틀림이 없음"이라며 재정자립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그럼에도 월정수당을 36% 올리기로 했는데 동구 관계자는 "우선 지난 2011년부터 2018년도 8년간 동결된 부분이 있었다며, 그것도 아마 반영을 하신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5%를 인상한 서울 광진구 심의위 1차 회의록에는 "주민 수가 줄고 재정의 능력도 나아지지 않는데 (월정수당을) 올리는 거는 주민들이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을 거 아니에요?"라는 심의위원의 질의가 나옵니다.

서울 광진구 의정비심의위원회 제1차 회의록(2022.10.12.)


이에 대해 광진구 측은 "주민 수나 재정능력이나 실적 등은 지난 8대 구의회 실적인 것이다"라면서 "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재량판단 하라는 것으로 해석되어 진다"고 설명합니다.

이처럼 행안부 지침상 월정수당을 정할 때 4가지 사항을 기본적으로 고려하도록 되어 있지만, 취재해보니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곳들이 많았습니다.

지방공무원 보수인상률(2022년의 경우 1.4%)보다 초과해서 올릴 경우에는 여기에 더해 주민 여론조사나 공청회를 통해 주민 의견을 반드시 반영해야 하는데요. 다음 편에서는 이 같은 규정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인포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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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림 기자 (ah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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