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폭탄 쏟아진 제주 … 주말 항공기 수백편 결항
여객선은 전편 운항중단
도지사·교육감·도의회 의장
서울·대구 출장왔다 발묶여
24일 전국 최저 영하 20도
한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충남·전라권과 제주에는 폭설이 내렸다. 대설특보가 내려진 제주에는 80㎝에 육박하는 눈이 쏟아지며 항공편이 마비됐다. 육지로 출장 나온 제주 지역 3대 기관장이 제주로 복귀하지 못하는 일도 벌어졌다. 전남 지역에서는 탱크로리 차량과 고속버스가 미끄러지는 사고가 잇따랐다. 기상청은 강추위가 크리스마스인 25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크리스마스 이브이자 토요일인 24일은 전날보다 더 추울 전망이다. 기상청은 24일 아침 최저기온은 -20∼-2도, 낮 최고기온은 -4∼7도로 예보했다. 서울은 아침 기온이 -13도까지 떨어지겠다.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까지 아침 기온은 중부지방이 영하 15도 안팎, 남부지방도 영하 10도 안팎으로 매우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낮부터 기온이 소폭 오르겠지만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수준이겠다.
강한 눈보라로 23일 오후 3시 기준 충남·전라·제주 지역 12곳에 대설경보가, 14곳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됐다. 대설경보는 24시간 동안 눈이 20㎝ 이상 쌓일 것으로 예측될 때 내려진다. 대설경보가 내려지면 차량 정체나 시설물 파손 등에 유의해야 한다.
이날 제주, 전라권, 울릉도·독도는 시간당 3~5㎝ 내외의 강한 눈이 내리며 일부 지역에서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기도 했다. 특히 제주 산지인 사제비(85.8㎝)·삼각봉(72.9㎝), 전남 순창(63.7㎝), 전북 임실(54.6㎝)에는 50㎝ 이상의 눈이 내리며 그야말로 '눈폭탄'이 쏟아졌다. 24일 아침까지 전라권 서부를 중심으로 시간당 3~5㎝의 눈이 내릴 전망이다.
눈폭탄이 쏟아지면서 제주는 도지사·교육감·도의회 의장 등 '제주 3대 기관장'이 육지에 발이 묶이는 등 기상 악화로 인해 섬 전체가 사실상 고립 상태에 빠졌다.
23일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제주국제공항을 오갈 예정인 항공편 474편(출발 233편·도착 241편) 중 296편(출발 143편·도착 153편)이 '사전 비운항'을 결정했다. 나머지 178편 가운데 139편(출발 73편·도착 66편)도 뒤늦게 결항을 선언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결항하는 항공편은 늘어날 전망이다. 22일에도 279편(출발 137편·도착 142편)이 결항했다. 이에 따라 서울로 출장을 갔던 오영훈 제주도지사·김광수 제주도교육감·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 제주도 공무원 30여 명의 발이 묶였다. 오영훈 지사는 고향사랑기부제 홍보를 위해 지난 20일 제주를 떠났다가 22일 돌아오려 했지만 결항으로 서울에 고립됐다. 김광수 교육감은 지난 22일 교육 관련 협의를 위해 대구광역시교육청에 방문했다가 제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김경학 의장도 22일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하는 '전국 시·도의회의장협의회' 오찬 간담회 참석을 위해 서울 용산 대통령실을 방문했다가 발이 묶인 상황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대설로 인해 23일 오후 6시 기준 국도 23곳, 지방도로 50곳이 통제 중이라고 밝혔다. 무등산, 지리산 등 9개 국립공원 243개 탐방로 출입도 통제됐다.
[제주/송은범·광주/진창일·박나은·권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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