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챕터2·블핑 K팝 간판·4세대 걸그룹…2022 대중음악 결산
이재훈 기자 2022. 12. 23. 17:29
기사내용 요약
음반 판매량 8000만장 시대
엔데믹 시대…월드투어 재개
윤하의 역주행 열풍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올해 역시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중심으로, K팝의 위력을 확인한 해다.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인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s)가 K팝 부문을 신설하는 등 영향력을 확대했다.
3세대 K팝들은 명실상부 전 세계 톱으로 자리매김했다. 방탄소년단은 개별 활동을 병행하며 스펙트럼 넓히기에 나섰고 '블랙핑크'·'트와이스'는 북미 시장을 장악했다.
이처럼 3세대가 깔아놓은 판을 4세대들은 질주했다. '스트레이 키즈'는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서 2차례 1위를 차지했고 '아이브'·'르세라핌'·'뉴진스' 등 걸그룹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신드롬을 일으켰다.
방탄소년단 챕터 2 열다
지난 13일 진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멤버들의 군 복무가 순차적으로 시작됐다. 동시에 제이홉, RM 등이 첫 공식 솔로 정규 앨범을 발매하는 등 솔로 활동으로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 멤버들과 하이브는 2025년 완전체 활동 재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올해 팀 단위로 활동을 많이 하지 않았음에도 지난 6월 발매한 앤솔러지 앨범으로 연말 각종 차트에서 상위권에 진입하는 등 여전히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블랙핑크, 올해의 엔터테이너
방탄소년단의 '군백기(군대+공백기)' 동안 해당 공백을 메울 K팝 팀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 9월 내놓은 정규 2집 '본 핑크'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서 K팝 걸그룹 첫 1위를 차지하면서 남녀 통틀어 명실상부 K팝 간판이 됐다. 네 멤버 모두 각각 명품 브랜드 모델로 활약하는 전 세계 최고 셀럽들로도 통한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의 '2022 올해의 엔터테이너'(Entertainer of the Year)로 선정되기도 했다.
음반 판매량 8000만장 시대
K팝이 전성기를 맞으면서 음반 판매량도 급격하게 늘고 있다. 김진우 써클차트 수석연구위원이 지난 20일 써클차트에 게재한 칼럼에 따르면, 올해 음반 판매량은 8000만장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보다 최소 30%(50주차 현재)이상 성장한 숫자다. 올해 1주차부터 50주차까지 누적 앨범 판매량에서 100만 장 이상의 앨범을 판매한 아티스트는 21팀으로 전년도 12팀에서 9팀이 증가했다. 방탄소년단이 가장 많은 6백만 장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팀별 누적 판매량 점유율은 방탄소년단 12.4%, 스트레이키즈 11.9%, 세븐틴 11.1%, NCT 드림 8.4%로 집계됐다. 걸그룹 중에서는 블랙핑크가 282만장으로 가장 많이 판매했다. 특히 올해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200'에 오른 그룹은 3팀에 불과한데 방탄소년단, 스트레이 키즈(앨범 2개), 블랙핑크 등 전부 K팝 그룹이었다.
엔데믹 시대…월드투어 재개
올해 팬데믹이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월드 투어도 재개됐다. 방탄소년단은 서울과 미국 라스베이거스 등지에서 투어를 돌았고 블랙핑크는 150만명 규모의 월드 투어를 돌고 있다. 세븐틴, NCT 127, 스트레이 키즈, 에이티즈,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등 인기 팀들도 대거 월드 투어를 돌았거나 진행 중이다. 빌리 아일리시, 잭 화이트, 마룬5 등 해외 팝스타들의 내한도 잇따랐다. '서울재즈페스티벌',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슬로우 라이프 슬로우 라이브',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등 대중음악 페스티벌도 연달아 펼쳐졌다.
4세대 걸그룹 전성시대
단언한다. 올해 대표적 키워드는 걸그룹이라고. K팝 걸그룹 역사서를 만든다면, 올해 섹션이 가장 두꺼울 것이다. 특히 이번 걸그룹 천하의 중심엔 2019년 이후 데뷔한 4세대 K팝 걸그룹들이 있다. 탄탄한 실력과 개성 넘치는 팀들이 대거 눈에 띈다. 팀 숫자 측면에서도 보이그룹을 능가한다. 에스파·있지·아이브·르세라핌·뉴진스가 선봉에 섰고 엔믹스·케플러·스테이씨가 뒤를 쫓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과 올해 데뷔한 4세대인 아이브, 르세라핌, 뉴진스가 신드롬의 주연들이다. 이들은 음반 판매량 등에서 열세를 보이던 기존 세대의 걸그룹들과 달리 두터운 팬층으로 인해 음반은 물론 굿즈 판매량 등에서도 보이그룹을 능가하고 있다. 원래부터 걸그룹이 강세이던 음원차트 장악은 당연하다.
Y2K 열풍…MZ세대 사로잡았네
몽글몽글한 'Y2K'(190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 유행한 밀레니얼) 감성도 올해 대중음악계 키워드였다. 특히 뉴진스의 데뷔곡 '어텐션'이 그 중심에 있다. 1세대 걸그룹 'S.E.S' 유진의 긴 생머리가 떠올랐고, 서현진이 아이돌로 활약했던 1.5세대 걸그룹 '밀크(M.I.L.K)'의 '컴투미' 같은 이지 리스닝 곡이 연상됐으며, J팝에 영향을 받았던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다만세)의 소녀적 청량함이 겹쳐졌다. 또 다른 타이틀곡 '하이프 보이'는 티엘시(TLC), 엔 보그(En Vogue) 같은 1990년대 R&B 그룹과 가수들의 노래와 스타일이 현대적인 취향에 맞게 변주된 것이었다. 1990년대 후반 큰 인기를 누린 H.O.T의 동명곡을 리메이크한 NCT 드림의 '캔디'는 올해 Y2K의 확실한 마무리였다.
윤하 '사건의 지평선', 역주행 신드롬
올해 대중음악계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사건 중 하나였다. 한국의 에리브릴 라빈 혹은 한국의 앨러니스 모리세트의 귀환. '피아노 록' 로커의 재림이라는 평을 들은 '사건의 지평선'은 윤하가 지난 3월 발매한 정규 6집 리패키지 앨범 '엔드 시어리 : 파이널 에디션(END THEORY : Final Edition)' 타이틀곡이다. 가을 각종 축제에서 윤하가 이 곡을 부른 뒤 정말 음악만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역주행했다. 숏폼 플랫폼인 틱톡의 시대에 2분대의 K팝 아이돌 댄스곡이 음원차트를 장악한 상황에서 5분1초짜리 대곡으로 차트 상단에서 장기집권 중이다. 국내 최대 음원 플랫폼 멜론의 톱100에선 43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K팝, 고전을 욕심 내다…샘플링 열풍
K팝이 글로벌화되면서 장르를 불문하고 전 세계인에게 익숙한 고전 곡들을 샘플링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레드벨벳이 선봉이었다. 지난 3월 공개한 미니앨범 '더 리브 페스티벌 2022 - 필 마이 리듬'의 타이틀곡 '필 마이 리듬'이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를, 지난달 발매한 미니앨범 '더 리브 페스티벌 2022 – 버스데이(The ReVe Festival 2022 - Birthday)' 타이틀곡 '버스데이'는 미국 현대음악의 거장으로 통하는 작곡가 조지 거슈윈 '랩소디 인 블루(Rhapsody in Blue)'를 샘플링했다. 블랙핑크,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과 영국 오피셜 앨범 차트 정상을 동시 석권한 그룹 '블랙핑크(BLACKPINK)'의 정규 2집 '본 핑크(BORN PINK)'의 타이틀곡 '셧 다운(Shut Down)'은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서 만든 곡이 아니냐는 극찬을 받은 역작인 이탈리아 작곡가 겸 바이올리니스트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협주곡 2번 3악장 '라 캄파넬라(La Campanella)'를 샘플링한 힙합이다. 아이브는 '애프터 라이크'에서 '디스코 디바' 글로리아 게이너의 대표곡 '아이 윌 서바이브(I will survive)'를 샘플링해 올드팝 팬들에게 향수도 자극했다.
악뮤 이찬혁·비비(BiBi), 개성 있는 게 죄는 아니잖아
남매 듀오 '악뮤(AKMU)' 멤버 이찬혁의 첫 솔로 앨범 '에러(ERROR)'와 싱어송라이터 비비(24·BIBI)의 정규앨범 '로우라이프 프린세스 : 누아르(Lowlife Princess: Noir)'는 올해 꼭 기억해야 할 음반이다. 그런데 두 뮤지션의 너무 강한 개성을 일부에서 곡해하면서 이들 음반이 대중적으로 덜 조명됐다. 이찬혁이 음악 방송에서 등을 지고 부르는 등의 퍼포먼스는 '에러' 콘셉트와 연관된 특별한 실험이었는데 하필 불거진 열애설과 이를 엮은 일부의 무모함으로 그 가치가 평가절하됐다. 비비의 경우 2044년을 배경으로 '오금지'라는 캐릭터를 뼈대로 한 세계관을 만들어 선보인 SF 누아르 뮤직비디오 연작 역시 큰 실험이었는데, 일부에선 비비의 음악 외 개성에 더 초점을 맞췄다.
이승기·이달의 소녀 츄, 소속사와 갈등
가수 겸 배우 이승기와 전 소속사 후크 엔터테인먼트의 갈등은 예상 밖이었다. 무려 18년간 동행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승기가 독립을 했다 다시 복귀한 지난해부터 이미 사이가 상당히 곪아 있었다. 특히 후크엔터는 이승기가 데뷔한 이후 18년간 그에게 음원료 매출액 발생 사실을 숨기고 이를 정산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비판을 받았다. 이승기는 후크엔터 권진영 대표와 재무담당 이사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업무상횡령),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혐의로 고소했다. 또 이승기 측은 후크의 전현직 이사들이 이승기를 속이고 광고모델료 중 일부를 편취했다는 사실을 최근 알게 됐다며 이와 관련 내용에 대해서도 권 대표 및 전현직 이사 3명을 사기 및 업무상횡령의 혐의로 고소했다. 올해 초부터 꾸준히 나돌았던 이달의 소녀와 전 멤버 츄의 갈등도 연말에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달의 소녀 소속사 블록베리 크리에이티브가 츄의 정산을 해주지 않은 것을 신호탄으로 양 측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달의 소녀는 츄를 제외한 11인조로 재편하고 내년 1월 새 앨범을 발매하려고 했으나 갈등 여파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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