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 CCTV에 담긴 참사 그날…여야 의원들 "손이 떨릴 정도"
국회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가 23일 행정안전부와 용산구청을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여당 의원들은 참사 대응 시스템과 제도 부재를 집중 질의한 반면 야당 의원들은 행안부 등 관계 기관장 등이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했다며 질타했다.
같은 당 윤건영 의원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장관이 사고 발생 보고를 받은 게 이미 한 시간이 지난 뒤였고, 2시간이 지나서야 현장에 도착했다"며 "골든타임이 지나서 현장 상황을 파악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나. 책임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주로 재난 대응 관련 제도 허점을 짚었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중대본 구성보다는) 현장에서의 구조가 훨씬 더 중요한 것이고 중대본 구성도 결코 늦은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112신고를 주관하는 경찰이 행안부 장관에게 보고할 의무가 없다. 이 부분도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했다.
이후 용산구청 현장조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구청 관계자들이 상황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려는 정황이 포착됐다며 비판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에 따르면 서울소방서가 용산구청 당직실에 사고 상황을 최초 통보한 시각은 당일 22시29분이다. 다만 용산구청은 이후 해명자료에서 박희영 구청장이 사고를 인지한 것은 22시51분이라고 밝혔다.
용 의원이 "서울소방서가 거짓말하는 거냐, 용산구청이 거짓말 하는거냐"고 묻자 유승재 용산구 부구청장은 "22시29분에 통보가 온 건 사실"이라면서도 "당직이 현장을 먼저 확인하겠다는 생각으로 윗선에 보고하지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천준호 민주당 의원은 "박희영 구청장과 비서실장, 수행비서, 안전건설교통국장 등이 참사 이후 모두 쓰던 폰을 교체했다"며 "참사 당시 중요한 위치에 있던 분들이 현직을 지금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증거인멸과 사실관계 조작 등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여당 의원들은 당시 용산구청의 재난대응 체계를 집중 질의했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용산구의 CC(폐쇄회로)TV 관제센터는 왜 용산구청에서 직접 관리하지 않고 용역을 줬는지 의문"이라며 "관리 인원도 모두 분산돼있고 CCTV에는 사고 예측기능조차 없다. 똑같은 사고가 또 일어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주혜 의원도 "용산구청장에게 제대로 보고할 수 있는 체계조차 없었다"며 "(할로윈 축제 관련) 안전대책도 수립하지 않고 관련 기관에 공문 발송 이외엔 한 게 없다"고 했다.
오전 국정조사가 끝난 후에는 이상민 장관이 참사 유가족에게 인사 없이 현장을 빠져나오면서 유가족 원성이 쏟아지기도 했다. 유가족들은 지나가는 이 장관에게 "우리 안 보이시냐. 눈길 한 번 안 주고 가냐"며 "(우리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이 장관은 진선미 민주당 의원이 유가족들을 만났는지 묻자 "다치신 분들은 여러 번 뵀는데, 사망자 유족들은 몇 차례 시도했으나 (그들이) 부담을 느껴 못 만났다"고 답했다.
이후 용산구청 현장조사 시작 전 국조위원들은 용산구청 CCTV 관제센터를 약 한 시간 가량 비공개 방문한 뒤 3시30분 경 공개 질의를 시작했다. CCTV 관제센터에서 참사 당일 사고 현장 영상을 보고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우상호 위원장은 공개질의 시작 전 "손이 떨려서 진정이 안 될 정도"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이후 질의에서는 다소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관제센터를 갔다오니 감정을 가라앉히기 힘들다. (참사 당일) 용산구청에는 행정이 없었다"며 "관제센터 외주화는 왜 했는지, 왜 제대로 운영현황을 보고받고 관리하지 않았는지 등 법 위반 여부를 따져 물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국조특위는 오는 27일과 29일에도 국무총리실, 대통령실 국정상황실 등을 상대로 기관보고를 진행한다. 서울경찰청과 용산경찰서는 양일 모두 기관 보고 대상이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41세' 송혜교, 무보정 사진·영상 삭제 요구?…논란 진실은 - 머니투데이
- '열등감 폭발' 호날두, "메시 축하" 쓴 호나우두마저 '언팔' - 머니투데이
- "파혼 복수" "소개팅" 나솔 11기 영숙의 폭로 또 폭로…상철 SNS 폐쇄 - 머니투데이
- '사랑꾼' 최수종의 변심?…하희라 잔소리에 "끝장이다 진짜" - 머니투데이
- "시세차익 330억원"…이효리 제친 '재테크 황제'는 누구? - 머니투데이
- "50만원 넣으면 10만원 더 준대"…이 적금 출시 23일 만에 1만명 가입 - 머니투데이
- "술 마신 채로 지하철 운행" 기관사 33명 줄줄이 적발…징계는 3명뿐 - 머니투데이
- 정준하 "하루 2000만, 월 4억 벌어"…식당 대박에도 못 웃은 이유 - 머니투데이
- 박나래, 기안84와 썸 인정…"깊은 사이였다니" 이시언도 '깜짝' - 머니투데이
- 하노이에 한국처럼 집 지었더니 "완판"…이번엔 '베트남의 송도' 만든다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