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하루 3700만명 확진…인구 18% 감염"
베이징·쓰촨성 등 도시 마비
누적 감염률 50% 이미 넘어
하루 사망자 5000명 분석도
설 연휴 이후 대규모 확산 위기
중국의 하루 코로나19 감염자가 37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하루평균 사망자가 5000명에 이를 것이란 분석까지 나왔다. 미국의 제재에 중국의 지난 11월 반도체 장비 수입이 급감했다.
○춘제 때 농촌 확산 전망
대만 중앙통신 등은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 회의 문서를 인용해 중국의 감염자가 빠르게 늘어나 지난 20일 3700만 명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1일부터 20일까지 누적 감염은 2억48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7.5%를 차지했다.
31개 성·시 가운데 가장 확산이 빠른 베이징과 쓰촨성은 이미 누적 감염률이 50%를 넘어섰다. 톈진과 후베이성, 허난성, 후난성, 안후이성, 간쑤성, 허베이성은 20% 이상으로 집계됐다.
이런 숫자는 중국 공식 통계는 물론 해외 연구기관의 예측보다 훨씬 큰 규모다. 위건위 공식 집계의 20일 확진자는 3049명이다. 중국은 14일부터 확진자의 10배가 넘는 무증상자 숫자를 발표에서 제외해 통계 정확도 논란을 더 키웠다.
영국 의료정보업체 에어피니티는 중국에서 현재 하루 감염자 100만 명, 사망자 5000명이 나오는 상황으로 추정했다. 내년 1월 13일께는 370만 명, 3월에는 420만 명으로 치솟을 것으로 관측했다. 에어피니티는 중국과 고령자 백신 접종률이 비슷한 홍콩이 지난 2월 방역 통제를 완화했을 때의 데이터를 근거로 이같이 추산했다.
중국에선 내년 초까지 대도시 중심의 1차 파동, 1월 21일 시작하는 춘제(설) 연휴의 대규모 귀향 이후 농촌까지 퍼지는 2차 파동이 발생할 전망이다. 마샤오웨이 위건위 주임(위원장)은 “농촌은 의료 기반이 약하고 만성 질환을 보유한 노인이 많아 상황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확산 속도가 빠른 베이징은 중국 각지에서 의료 인력 지원을 받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산둥성이 최근 500명의 의사와 간호사를 베이징에 파견했으며 장쑤성도 수십 명의 의료진을 보냈다. 앞서 후난성에서 의사 등 178명을 베이징에 보낼 것을 지시하는 국무원 문건이 외부에 유출됐으며 이 문건에는 “외부로 이 사실을 공개하지 말라”고 명시돼 있었다.
베이징은 의료 자원이 가장 잘 갖춰진 지역이다. 지원에 나선 지방들은 의료 인력이 부족하다. 그런데도 당국이 베이징 지원을 지시한 것은 그만큼 확산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SCMP는 진단했다.
○반도체 장비 수입 막힌 中
중국 관세청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달 13억705만달러(약 1조6700억원)어치의 반도체 장비를 수입했다. 이는 작년 11월보다 36.5% 줄어든 것으로, 2020년 5월 9억7325만달러 이후 최저치다.
이런 감소는 미국이 10월 중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시행한 데 따른 것이다. 14㎚(나노미터·1㎚=10억분의 1m) 이상의 시스템반도체 등을 생산할 때 필요한 반도체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려면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와 함께 특정 사양 이상의 반도체 수출도 제한했다.
미국은 또 주요 장비업체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과 네덜란드에도 규제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으며, 두 나라는 미국의 통제에 일정 수준 보조를 맞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미국산 반도체 장비의 11월 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인 3억4900만달러에 그쳤다. 일본이 40% 감소한 6억8700만달러, 한국은 50% 줄어든 2억2700만달러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런 규제가 중국의 첨단기술 경쟁력을 약화시키기도 하지만 미국 기업 매출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규제가 나오기 전까지 중국은 세계적인 반도체 공장 설립을 주도하면서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램리서치, KLA 등 미국 반도체 장비 기업들의 최대 수출시장이었다. 이 3사는 지난해 중국에 145억달러 규모의 장비를 수출했다.
한편 중국의 스마트폰 및 PC 산업이 내수 부진과 선진국 주문 감소로 침체하면서 중국의 11월 반도체 수입도 작년 11월 대비 27.2% 줄어든 300억달러에 그쳤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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