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세계 '꼴찌'...코스피, 내년엔 반등할까?
■ 진행 : 이광연 앵커, 박석원 앵커
■ 출연 : 조태현 / 경제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큐]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매주 금요일 경제부 조태현 기자와 경제 분석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증시 얘기를 해 보겠습니다. 국내 증시는 올해 내내 부진한 모습을 이어갔습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 종목의 부진이 뼈아팠습니다. 내년엔 어떤 흐름을 보일까요? 조태현 기자와 함께 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앵커]
방금 제목 보고 뭐가 꼴찌지 싶으실 텐데 그건 잠시 뒤에 여쭤보기로 하고 먼저 오늘 상황 다시 정리해 주시죠, 증시.
[기자]
오늘은 이야기가 나왔으니까요. 미국도 부진했고 여기에 영향을 받아서 우리도 부진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부진이 오늘만의 일은 아니에요. 올해 내내 부진했습니다. 지난해 기억을 되돌려보면 코스피가 3000을 넘었거든요. 사상 처음이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장을 처음 시작했을 때도 2900선에서 시작을 했어요, 후반대에서. 그런데 지금은 앞에 나왔듯이 2310선까지 하락했죠. 계산을 해보니까 22.3% 하락했습니다. 그리고 코스닥도 많이 떨어졌어요. 지난해 말에는 1000이 넘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700선 아래까지 내려왔습니다. 그러니까 올해 내내 우리 증시가 굉장히 부진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올해 내내 국내 증시에서 좋은 소식 들어본 적은 없는 것 같은데 어떤 요인들이 있는 겁니까?
[기자]
일단 올해 증시를 이야기하려면 물가 이야기를 하지 않고 넘어갈 방법이 없어요. 올해 경제 최대 이슈였죠. 물가가 오른 배경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중에서 가장 큰 배경이 뭐냐.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서 기준금리를 빠르게 낮췄던 것이 지금 영향을 미쳤다. 시중에 유동성이 많이 풀리다 보니까 그런 것들이 물가를 자극하는 측면이 있거든요. 그리고 기준금리를 올리는 효과는 연구 같은 것들을 보면 대략 1년 정도가 시간이 걸린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게 올해 고물가로 현상이 나타난 거예요. 그 외에도 다른 요인들도 있지만 일단 기준금리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물가가 지금 기준금리를 낮춘 영향으로 물가가 막 오르고 있으면 어떻게 해야 되겠어요. 기준금리를 높여야겠죠. 그래서 올해 들어서 기준금리를 굉장히 빠르게 높이는 중입니다. 그런데 기준금리를 빠르게 높인다는 건 두 가지 측면에서 영향을 미쳐요. 첫 번째는 기준금리는 인하는 시중에 자금을 푸는 건데 이걸 올렸으니까 시중의 자금을 거둬들이는 거잖아요. 그러면 자산시장으로 갈 돈이 줄어들게 됩니다. 따라서 부동산뿐만 아니라 모든 자산시장이 다 영향을 받게 된다는 것이고요. 두 번째로는 기준금리를 높였으니까 사람들이 소비를 하기보다는 저축을 할 거고 기업들도 투자를 하기보다는 유보금을 둘 가능성이 크거든요. 그 말은 경기둔화로 간다는 뜻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지금 전반적인 증시가 부진한 상태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종합하면 지금 부동산 때도 계속 말씀을 드리고 있는데 모든 자산시장의 이슈는 기준금리로 다 귀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고요. 고물가를 잡기 위해서 기준금리를 높였고 이 기준금리를 높인 게 경기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보니까 주식시장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분석을 해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한마디로 기준금리 급등에 경기침체, 경착륙 우려가 확대되면서 전반적으로 시장 상황이 안 좋다는 건데 사실 이거는 우리가 여러 번 얘기했습니다마는 세계적인 현상인데 지표로 보면 러시아를 빼면 사실상 우리가 꼴찌라고요, 증시가?
[기자]
지금까지 제가 설명드린 모든 요소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공통의 문제예요.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가 부진한 것도 사실입니다. 지금 앞서도 말씀드렸는데 우리나라 코스피가 올해 들어서 22% 정도가 하락을 했어요. G20라고 하죠. 주요 20개국 지표를 보면 우리나라보다 더 안 좋았던 나라는 러시아 한 곳밖에 없습니다. 러시아가 40% 넘게 하락했거든요. 그 후에는 튀르키예라든지 아르헨티나, 인도 같은 데는 오히려 주가가 올랐고요. 주요국들은 다 하락하기는 했는데.
[앵커]
등락률을 한번 보여주시죠.
[기자]
그래픽을 준비를 했으니까 등락률을 보면 지금 나오고 있죠. 중국이나 미국, EU의 유로스톡스50이라든지 이런 것들도 다 10% 넘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보다시피 우리나라 코스피가 낙폭이 더 큰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아까 코스피보다 낮은 나라는 러시아라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지금 러시아가 어떤 상태입니까? 전쟁 중이잖아요. 거기다가 이 전쟁이 길어지고 있고 러시아 최근에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서방의 경제 제재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고요. 주가에는 안 좋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오름폭, 그러니까 가장 낙폭이 컸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앵커]
러시아는 전쟁이라는 이슈가 있다고 치더라도 왜 우리나라는 이렇게 유독 증시의 성적이 낮은 겁니까?
[기자]
사실 이건 명확하게 말씀드릴 수 있어요. 우리나라가 코스피 시총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큽니다. 우리나라 시가총액 1위 기업, 4위 기업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두 반도체 기업들이에요. 이 시총이 어느 정도냐?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350조가 조금 넘고요. 그리고 SK하이닉스가 한 57조 원쯤 됩니다. 이게 얼마나 많은 거냐?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한 20% 정도를 이 두 기업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게 무슨 뜻이겠어요. 이 두 기업의 주가가 떨어지면 코스피 전체가 부진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에요.
그런데 반도체가 어떤 사업인지 조금 설명을 드려야 될 것 같은데요. 반도체는 소위 말하는 사이클, 업황에 굉장히 큰 영향을 받는 사업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강점을 갖는 것은 메모리반도체와 비메모리반도체가 있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메모리반도체 쪽입니다. 이쪽은 조금 더 업황에 영향을 많이 받아요. 지금 같은 경우에는 경기둔화 우려, 경기침체 우려가 굉장히 커진 상황이잖아요. 이런 상황 속에서 사람들이 IT 기기, 스마트폰 새로 나왔다고 사겠어요, TV가 새로 나왔다고 금방 바꾸겠어요. 그렇지 않죠. 기업들도 투자를 미루니까 서버 수요도 줄어들게 됩니다. 이런 것들이 반도체 시장에는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좋을 때는 왕창 버는데 안 좋을 때는 적자가 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삼성전자는 4분기 영업이익이 아마 전분기나 1년 전보다 절반가량으로 줄어들 것으로 지금 증권가에서는 예측을 하고 있고요. SK하이닉스는 아예 4분기 적자, 내년에도 적자가 조금 나오지 않겠냐, 이런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결국 국내 증시만 놓고 봤을 때는 반도체 경기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정리가 되는데 그러면 내용은 어떻습니까?
[기자]
내년 상황도 경기에 따라서 가야 된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지금 경기를 바라보는 시선은 크게 두 가지가 있어요. 첫 번째는 내년에 경기가 확 안 좋아졌다가 U자 형으로 빠르게 회복할 거다, 이게 하나가 있고요. 경기가 나빠진 다음에 쭉 나빠진 상태가 오래 갈 거다. 그래서 L자형 침체로 갈 거다, 이런 두 가지 전망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전망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어요.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경기가 굉장히 안 좋을 거라는 겁니다. 이거는 두 가지의 어떤 시나리오대로 가더라도 거의 공통된 거라고 보셔도 되겠어요. 왜냐하면 앞서 말씀드린 대로 기준금리 인상의 효과는 1년 정도 시간을 두고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내년 상반기까지는 주가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겠냐, 이런 것들이 증권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그렇다고 해서 또 나쁘게만 볼 수 없는 게 경기가 조금 좋아질 것 같다, 그러면 주가는 언제나 먼저 선반영이라고 그러죠. 먼저 오르기 시작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이 지금 기준금리 인상을 조금 자제할 것 같은 분위기가 되고 통화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 같다면 주가가 먼저 반응할 가능성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 증권가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조금 어려운 시기가 계속되고요. 하반기부터 오르는 상저하고의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고요. 만약에 랠리가 온다면 지금 저평가되어 있는 반도체를 위주로 어떤 랠리가 오지 않겠냐. 이런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올해는 유독 환율에 대한 관심도 많았는데 내년에는 어떻습니까?
[기자]
환율이 1440원 가까이 오르기도 했었죠. 사실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었어요. 미국이 기준금리를 빠르게 높이면서 미국에서 돈의 가치를 높이다 보니까 통화가 굉장히 그쪽으로 몰린 측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말씀드렸다시피 미국이 이번에는 기준금리를 50BP 올리기는 했지만 어느 정도는 속도 조절에 나서기도 했고요. 그렇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까지는 조금 환율이 높은 상태를 유지하더라도 하반기부터는 조금 하락 안정화가 되지 않겠냐, 이런 전망들이 지금 주를 이루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코스피, 코스닥이 동반 하락한 가운데 내년 전망까지 경제부 조태현 기자와 함께 알아봤습니다. 수고했습니다.
YTN 조태현 (chot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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