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한파에 폭설…이틀째 항공기 무더기 결항·사고도 속출
제주 항공기 대거 결항 바닷길도 꽁꽁
폭설에 충청 전라 제주 눈길 사고 잇따라
23일 강풍과 대설로 이틀째 하늘길과 바닷길이 큰 차질을 빚었다. 올 겨울 가장 강력한 한파가 몰아치면서 전국 곳곳에서 눈길 교통사고, 시설물 피해도 잇따랐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으로 제주국제공항에서 운항 예정이던 항공편 474편 중 국제선 2편을 제외한 전편이 결항했다. 전날인 22일에도 항공편의 절반 이상이 운항하지 않았다. 제주공항에 이틀째 강풍특보와 급변풍특보가 발효됐고, 폭설과 강추위로 다른 지역 공항의 기상상황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풍랑경보가 발효되면서 이날 전국적으로 85개 항로, 110척의 여객선 운항도 중단됐다.
제주에 이틀째 발이 묶인 관광객과 도민들은 일정을 급히 변경하고 대체 항공편을 알아보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제주도민 강모씨(43)는 “서울에 있는 병원에 진료가 예약돼있어 어머니를 모시고 가야 하는데 항공기 결항으로 못 갔다”고 말했다.
강력한 한파와 폭설로 도로가 빙판길로 변하면서 교통사고가 속출했다. 이날 오전 0시25분쯤 충남 논산 연산면 도로에서 경차가 빙판길에 미끄러져 뒤집혔다. 오전 7시27분쯤에는 호남고속도로 순천 방향 옥과나들목 인근에서 눈길을 달리던 고속버스가 미끄러져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왼쪽으로 넘어졌다. 고속버스에는 승객 10명이 타고 있었지만 안전띠를 하고 있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 수습을 위해 교통이 통제되면서 한때 정체가 빚어졌다.
이어 오전 8시48분쯤에는 장흥군 남해고속도로(순천~영암 방면) 장흥톨게이트 인근 지점에서 액화산소가스를 싣고 가던 25t 탱크로리가 눈길에 미끄러졌다. 사고 충격으로 운전자가 병원으로 이송됐고, 차량에 실려있던 액화 산소 가스 일부가 누출됐다.
이날 오후 1시48분쯤 제주 서귀포시 중문동 중문입구교차로 인근 도로에서는 같은 방향으로 주행하던 전세버스 2대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체험학습을 위해 버스에 탑승해 있던 학생과 교사 24명이 경상을 입고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고는 앞서가던 버스 운전자가 빙판길에 미끄러진 승용차를 보고 급정거하면서 발생했다.
폭설로 인한 시설물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쯤 충남 서천군 마서면의 한 농가주택 비닐하우스 1동이 무너져 안에 있던 승용차와 중장비가 파손됐다. 이어 오전 10시30분쯤에는 서천군 자원순환센터 침출수처리장 지붕이 내려앉았다.
담양에서는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비닐하우스 10개동이 파손됐다. 전북에서는 군산의 한 2층짜리 카페 건물 지붕이 쌓인 눈에 의해 무너져 내렸다. 집기류가 파손되는 피해가 발생했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다.
폭설과 한파의 영향으로 전북과 광주, 충북, 충남, 제주 지역의 학교 2150곳이 등하교 시간을 조정하거나 휴업하는 등 학사일정을 조정했다. 곳곳의 도로가 통제되고, 국립·도립·군립공원 탐방로 260여개의 출입이 전면 금지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후 8시 기준 적설량은 한라산 사제비 86.2㎝, 삼각봉 68.7㎝를 비롯해 전북 순창 61.6㎝, 광주광역시 38.7㎝, 충남 서천 32㎝, 전남 장성 31.9㎝ 등이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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