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힘에 밀려 민생예산 퇴색, 위기 돌파할지 우려"

대통령실, 합의된 예산안에 불만 드러내
"민생예산, 尹정부 예산 아닌 야당 예산으로 퇴색"
법인세 인하 제한, 다주택자 중과세 면제도 불발
주식양도세 비과세도 불발에 용산 반발
"내년도 경제위기 극복하는데 많이 부족"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대통령실이 23일 여야간 내년도 예산안 합의 결과에 대해 "힘에 밀려 민생 예산이 퇴색됐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예산안에 외에도 법인세율 인하, 다주택자 중과세 면제, 주식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 완화 등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려는 법안들까지 무산되면서 대통령실은 현재의 예산안과 세법 개정안들로는 내년도 위기 극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이날 서울 용산 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예산안 합의와 관련, "국민 경제가 어렵고 대외신인도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합의할 수밖에 없었지만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 부대변인은 "국민을 섬겨 일자리를 더 만들고 경제 활성화를 위해 재정을 투입하려 했으나 힘에 밀렸다"며 "이대로 경제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지 우려되지만 윤석열 정부는 묵묵히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쟁점이던 법인세 세율 인하는 1%p 인하 중재안으로 합의를 봤지만, 거대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강력하게 요청했던 지역 사랑상품권 예산 3525억원이 편성된 것을 겨냥한 대통령실은 "민생 예산의 상당 부분이 수적 우위에 앞서는 야당의 예산으로 활용되는 점이 없지 않다"며 "그런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법인세 인하를 비롯해 다주택자 중과세 완화 등 세법 개정안들도 대부분이 불발된 것에 대해 대통령실은 하나하나 반박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법인세 인하는 몇몇 대주주를 위한 게 아니다. 오히려 근로자와 소액 주주들 협력업체들에게 두루 혜택이 가는 것"이라며 "내년도 경기가 더 어려워진 상황에서 법인세 인하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식양도세 (비과세 완화) 역시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서 오히려 소액주주들을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했다"며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를 면제하는 것도 오히려 임차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주거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것이 모두 부자 감세라는 이념 논리로 무산됐고 그것이 결국 힘없는 서민들과 약자들에게 전가될 수 있다"며 "내년도 경기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정부도 보고 있는데 지금의 예산안과 세법 개정안들은 이를 극복하는데 많이 부족하다고 보고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주어진 여건 속에서 다른 정책적 대안을 찾을 수 있다면 최대한 찾아서 더 피해를 보는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방안들을 찾겠다"며 "예산안이 다 정리되고 나면 그 안에서 저희가 추가적으로 할 수 있는 노력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