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잘한다” 이태원 맞불집회 정체는

2022. 12. 23.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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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공격’ 협박하다 지지로 돌아선 인사가 주도
“지지자들 시민단체로 둔갑” 보수 내서도 비판

“민주당 국회의원들 왔을 때 이재명 욕설한 거 틀지 뭐. 난리가 나겠네.”

신자유연대 차량이 12월 20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광장 앞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앞에 주차되어 있다. / 권도현 기자



12월 21일 오전. 서울 이태원 녹사평역 앞에서 ‘맞불집회’를 생중계하던 김상진 신자유연대 대표가 유튜브 실시간 방송에서 한 말이다. 그는 이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두고 “자기 정치를 한다”며 “나쁜 XX”라고 덧붙였다. 전날 국민의힘 이태원 국조위원들의 복귀를 두고 하는 말인 듯했다. 해당 발언을 한 뒤 바로 태세 전환을 시도했다. “…농담이고요. 여기서 욕설 뜨면 우리가 마이너스입니다.” 그러니까 그냥 농담조로 혼자 한 말이고, 실제 실행에 옮기지 않겠다는 발언이었다.

이날 동시 접속해 생중계를 본 사람은 500~600명이었다. 여야 국조위원의 방문을 앞두고 이태원 분향소 앞이 북적거렸다. 유가족들의 곡하는 소리가 들렸다. 김 대표는 다음과 같이 코멘트를 했다. “취재진 많으니 각본대로 울음소리 좀 내야겠죠?”

신자유연대 ‘적반하장’ 명예훼손 주장

국회 특조위원들이 방문하자 마이크를 잡은 김 대표는 우상호 국조특위 위원장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야, 우상호. 서해 피살 공무원 거기 영정 있는 곳에는 가봤냐.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뭐했어. 세월호 팔아서 집권해놓고.” 그는 국회의원들을 맞이한 일부 유가족들이 ‘국정조사 진실규명’이라는 구호를 외치자 “진실이 뭐냐고 압사 사고야. 정치하고 있잖아. 너네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특조위원들이 이태원 분향소를 떠나 이동하자 그는 인근에 마련한 사무실로 돌아와 잠시 머문 뒤 용산경찰서를 방문했다. 경찰서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그는 “(유가족 대표 이종철씨가) 허위사실을 유포해 신자유연대가 명예훼손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은 이렇다. “고소인(김상진 대표)은 이태원 광장에서 집회하면서 이태원 참사 분향소를 만드는 데 적극적으로 협조했고, 아무런 방해를 한 바 없다. 신자유연대 회원들은 유가족을 비방한 바 없다. 유가족들과 대표 이종철은 사회적 약자 코스프레를 하면서 정치적인 목적으로 신자유연대를 명예훼손했다. 아울러 이종철이 주장하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언론사들도 100% 허위사실이니 방송 영상을 내려라. 내리지 않는다면 민사상의 위자료 청구까지 들어갈 것이다.”

말이 되는 주장일까. 당장 이날 기자회견 발언만 하더라도 ‘사회적 약자 코스프레’, ‘정치적 목적’과 같은 유가족 비방 내용을 담고 있다.

이태원 녹사평역에 마련된 참사 희생자 분향소는 신자유연대가 내건 10여개가 넘는 플래카드로 포위돼 있다. 국조특위 위원들이 방문하기 전날 저녁에도 이들은 3종의 플래카드를 새로 걸었다. 신자유연대 명의의 플래카드 문구는 이렇다. “2021년도 사망자 317,680명입니다. 2021년도 고독사 3,378명입니다. 2021년도 교통사고 사망자 2,916명입니다. 2021년도 건설업 사고사망자 417명입니다. ‘이런 사고, 사망도 국가가 책임지고 대통령이 사과해야 합니까’”, “세월호 팔아 집권한 문재인·이재명 민주당! 제도 정비·법령 정비 안 하고 뭐했나?”, “국민에게 더 이상 슬픔을 강요하지 말라!”

참사 희생자 분향을 마친 이들이 뒤돌아서면 이런 대형 플래카드와 마주친다. “이곳은 신자유연대 집회장소인데 용산구청의 허락을 받았다고 하여 분향소 설치를 양보했는데 용산구청은 허락한 적 없다고 한다. 이재명 패거리들은 입만 열면 거짓말!” 이 주장은 사실일까.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시민참여위원회 활동을 하고 있는 이재근 참여연대 협동처장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제15조에 따르면 분향소 설치와 같은 관혼상제 관련 집회는 집시법 적용 대상에서 배제한다고 돼 있다”라며 “신자유연대가 분향소 설치를 양보하거나 무슨 권리를 주장할 위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2020년 10월 20일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된 김건희 고모 김혜섭 목사의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지지화환. 맨 왼쪽 화환의 시골할매는 김 목사가 유튜브 등에서 사용하던 닉네임이고, 옆의 ‘서초동법원 이야기’는 김상진 신자유연대 대표와 함께 윤석열 팬클럽 ‘열지사’를 이끌고 있는 염순태씨가 운영하는 유튜브채널 명이다. / 경향 자료



노무현 발언 표절한 신자유연대 소개

지난 11월 5일, 주말마다 벌여온 ‘윤석열 퇴진’ 촛불시위 주최 측이 내부논란 끝에 주제를 이태원 참사 추모 촛불시위로 변경하자 신자유연대 측은 오후 5시부터 삼각지역 10번 출구 앞에서 ‘가짜 정치선동 추모제 STOP’을 부제로 내건 이태원 사고사망자 추모집회를 열겠다고 공지했다. 이태원역 일대에서 ‘이태원 참사와 윤석열 퇴진을 연결하는 정치적 성격의 변질된 추모집회를 봉쇄하는’ 맞불집회를 열겠다고 나선 모양새다. 유가족들이 반발하고 나서자 이제 그 유가족들이 ‘이재명 정치패거리’와 손을 잡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기자는 주말 촛불집회를 취재하면서 이들이 주도하는 ‘윤석열지지’ 맞불집회를 보다가 문득 떠오르는 의문 몇가지를 제기한 적이 있다. (주간경향 1501호, “윤석열의 위기···‘이재명’ 때리면 지지율 회복될까” 참조) 맞불집회의 구호나 플래카드를 보면 ‘윤석열 지지한다’, ‘이재명·문재인 구속’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12월 17일 토요일 삼각지에서 열린 ‘봉쇄집회’까지 이어진 일관된 기조다. 이날 행사장에 내걸린 ‘촛불저지국민행동’ 무대 배후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기간 선보였던 ‘어퍼컷 세리머니’ 걸개가 내걸려 있고, “윤석열 잘한다!”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행사장 인근 가로수를 도배하고 있었다. 이 플래카드는 이태원 분향소 인근에도 지금까지 깔려 있다. 한국의 민주주의 운동사(史)에서 저렇게 노골적으로 정권지지를 외치는 집회행사는 보통 어용·관변단체들이 주도해왔다.

“자유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입니다.”

신자유연대의 홈페이지 첫 화면에 적혀 있는 문구다. 배경에는 태극기를 들고 손을 치켜들고 있는 김상진 대표의 사진이 걸려 있다. 위 문구, 어디서 많이 본 듯하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의 원저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노무현사료관에 정리된 글에 따르면 해당 발언은 퇴임을 6개월여 앞둔 2007년 6월 16일 열린 노사모 총회에 보낸 영상메시지에서 나온 발언이다. 신자유연대 측은 노 전 대통령의 발언 앞에 ‘자유’라는 단어만 추가해 모토로 사용하고 있다.

신자유연대 측의 공지글에 따르면 이 ‘윤석열 퇴진 촛불집회’에 맞선 봉쇄집회엔 매번 1500만원 이상이 든다. 위 “윤석열 잘한다” 플래카드와 손팻말 제작비용을 포함한 총 지출금액이다. 이 돈을 어떻게 마련할까. 11월 27일 공지글에 따르면 자신들은 정부지원금이나 기업 후원금을 받을 수 없다. 따라서 “그동안 삼각지역 맞불집회 진행 시 (자금) 조달에 있어서 전광훈 목사님의 도움과 김상진을 개인 후원하는 분들의 도움으로 어렵게 진행해왔다”고 한다.

“1500만원보다 더 많이 들 때도 있었다. 김상진 대표뿐 아니라 우리가 일부 기여하는 것도 있다. 전광훈 목사 쪽에서는 플라잉스피커라고 현장에 가면 공중에 띄워놓은 대형스피커가 있는데 그 장비설치를 지원해줬다. 돈은 우리에게 직접 준 것이 아니라 장비업체에 직접 지불해 장비설치 지원을 했다.” 신자유연대와 행사를 공동주최했다고 돼 있는 ‘자유와 연대’ 이창호 사무총장의 말이다. 지난 11월 15일 23개 단체가 참여해 발족한 우파연대체다. 현장에 배포된 ‘윤석열 어퍼컷 세리머니’ 배경의 ‘윤석열 지지’ 플래카드는 대부분 자유와 연대 명의로 제작했다.

-‘윤석열 잘한다’, ‘윤석열 지지’라는 구호에 대한 비판이 많다.

“그건 이렇게 보면 된다.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개인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정책을 지지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정책 자체에 상당히 의구심을 가지고 봤다. 지난 6월 나토정상회의에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을 종전에는 협력관계로 보다가 잠재적인 적으로 규정했더라. 외교안보적으로 확실한 우파를 천명했다. 이번에 화물연대 파업에 대처한 것은 시장경제 수호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에 100% 믿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의) 정책을 지지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다.”

-대통령실 인근에서 야당을 비난하고 대통령지지 집회를 여는 것에 대해 ‘뒷돈 받고 저러는 것이 아니냐’는 식의 의혹이 나온다. 대통령실 쪽 사람들을 만난 적 있느냐.

“직접 지원받은 것은 없다. 아마 심정적으로는 많이 지원하겠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은 수 차례 만난 적 있다. 정권의 성공을 위해 같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권 이후 종북 좌익세력이 사회 구석구석에 침투해 사회주의화해왔다.”

모든 보수우파단체가 ‘자유와 연대’, ‘신자유연대’와 같은 입장은 아니다. 이갑산 범시민단체연대연합(범사련) 상임대표는 “시민사회운동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는 강승규 같은 사람이 시민사회수석을 맡다 보니까 선거운동 열심히 한 사람들 모아 단체를 만들게 하고 그게 시민단체라고 행세하고 있는데 옳지 않은 일로 보고 있다”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지난 대선 시기에 윤석열 후보를 열성적으로 지지한 조직이 많이 있다. 그 사람들이 지지피켓을 들고 나가 시위하든 말든 그건 자유다. 하지만 그걸 시민사회운동이라고 하면 지금까지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30~40년 시민단체를 해온 사람들에 대한 모욕이다.” 범사련은 중도·보수성향 시민단체들의 연합체다. 이 단체의 임헌조 공동대표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시민사회수석실 시민소통비서관을 맡았다 석연찮은 이유로 퇴출당한 바 있다. (주간경향 1496호, ‘대통령 시민사회수석실 초토화된 까닭’ 기사 참조) 시민소통비서관은 현재까지 공석이다. 범사련은 지난 12월 14일 ‘올해의 인물 시상식 및 송년·후원의 밤’ 행사를 열었다. 이 대표는 “(임헌조 사태 이후) 용산 쪽하고는 전혀 소통이 되지 않고 있다”며 다음과 같이 밝혔다. “시민단체는 정권에 부역하지 않는다. 전 정권 때나 현 정권 때나 마찬가지다. 옳은 것은 협력하고 틀린 것은 반대한다. 일관되게 견지해온 우리의 입장이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12월 20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청년 200여명과 노동ㆍ교육ㆍ연금 등 3대 개혁 등을 주제로 간담회를 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정권 부역과 보수이념·가치관은 다르다”

청년단체 관련 논란도 불거졌다. 12월 20일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청년 200여명과 노동·교육·연금의 ‘3대 개혁’ 등을 주제로 간담회를 열었다. 문제는 200여명의 ‘청년’이 얼마나 ‘청년대표성’을 가졌느냐는 점이다. 대통령실 배포자료 등을 보면 “이들이 노동·교육·연금개혁 등 ‘미래세대 이슈’에 대해 ‘개혁 당사자인 청년’이 주체가 돼서 호소하고 설득해 나가겠다”고 이날 채택한 결의문에서 밝혔다고 돼 있다. 정작 이 결의문의 전문은 어디에서도 발견할 수 없다. 참석한 200여명이 어떤 사람들이며, 어떤 경위로 선정했는지는 고사하고 명단조차 공개된 바가 없다. 강승규 수석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들을 ‘지방의회 의원을 비롯한 청년 프런티어 200여명’이라고 지칭하며 “지난 정권에서 인국공 사태 등으로 공정과 상식이 무너지면서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부름을 받게 됐다며, 이를 바로 세우는 데 자유청년연대가 앞장서겠다고 선언했다”라고 적었다. 강 수석은 이날 글에서 두 차례에 걸쳐 ‘자유청년연대’를 언급했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관련 브리핑에서도 확인되는 이 ‘자유청년연대’라는 이름의 단체는 어디에서도 활동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실체 없는 조직이라는 얘기다. 말하자면 지지자들 동원행사를 각계각층의 대표행사로 둔갑시킨 셈이다.

비공개로 열린 이날 행사는 시민사회수석실이 주도했다고 한다. 관련 논란이 확산되자 강 수석은 페이스북에 게재된 ‘자유청년연대’ 표현을 ‘자유와 연대의 가치에 공감하는 청년들’로 수정했다.

김상진 등이 주도하는 ‘윤석열 정권지지’ 집회에 과거 그와 활동을 같이했던 모든 보수우파단체가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강민구 턴라이트 대표의 말이다.

“한때 김상진과도 일을 했다. 김상진이라는 사람 자체가 환상 속에 사는 사람이다. 이해가 갈지 모르겠는데, 본인이 지금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대중에게 지지를 엄청 받고 사랑받는다고 착각하고 사는 사람이다. 이태원 유족들 앞에서 하는 짓을 찍은 영상을 보니 어처구니가 없어서 말하기도 그런데….” 강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그게 유튜브의 생리다. 후원을 유도하려면 어쩔 수 없이 센 척 연기할 수밖에 없다. 유족들 앞에서 벌이는 ‘(김상진의) 어처구니없는 짓’이란 뭘 말하는 걸까. “정치적 신념으로 보수의 가치를 지키고 건전한 보수 신념을 가진 사람이라면 아무리 그래도 자식을 보낸 부모 앞에 가서 (지지자들을 향해) ‘돈 달라’, ‘후원해 달라’는 말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아무리 보수 할머니·할아버지들이 ‘좌파 빨갱이 새끼들 앞에 가서 좌파 때려잡는 모습’을 보고 카타르시스를 느껴 슈퍼챗을 많이 쏴준다고 하더라도.”

김상진 등의 활동에 비판적인 보수우파인사들은 김씨의 활동은 보수와 같은 이념 활동이 아니라 오로지 돈을 목적으로 하는 활동이라고 주장한다. 강 대표의 말이다. “김상진이 보수판에 들어오기 전에 직장다운 직장을 다닌 적이 없다고 들었다. 본인 말로는 보험회사 외판원을 했다고 한다. 아마 자기 커리어 중에 그나마 내세울 만하니 그걸 이야기했을 거다. (유튜브 활동을 하면) 한평생 못 벌어본 돈을 연간 수억원씩 벌어버리니까. 사실 일반 직장인들은 감히 못 만져볼 돈 아닌가. 그런 돈을 만지니까 못 빠져나오는 것 같다.” 김상진씨의 트레이드마크는 베레모다. 전남대 농대를 졸업하고 학사장교(ROTC)를 지낸 김씨는 특수부대 교관(대위) 출신이라는 점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 베레모에 별 다섯개 계급장을 붙이고 다니는데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아이고, 김상진 대표 멋있다’라고 말한다. 왜 그런 것을 붙이고 다니는지 궁금해 물어본 적 있다. 자기 말로 국민이 달아준 대장, 원수라는 것이다. ‘알았다’ 하고 넘어갔는데 그게 김씨의 정신세계다.”

김상진 씨의 활동을 보면 특이한 경력이 있다. 2019년 4월 당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집 앞에 가서 “차량 번호 다 알고 있다”, “자살특공대로 너를 죽여버리겠다” 등의 ‘협박행위’를 벌이다 윤 총장이 문재인 정부와 갈등을 빚자 서초동 대검찰청 앞 화환을 관리하고 지지집회를 벌이는 등 정반대의 활동을 했다. 이어 지난 대선 시기 윤석열 팬클럽 ‘열지대’의 공동대표로 추대돼 현재까지 활동 중이다. 실제 앞서 유튜브 생방송 채널도 ‘윤지사(윤석열을 지키는 사람들)’라는 이름으로 운영 중이다. 아스팔트 우파 활동에 비판적인 보수단체 측 인사들은 이들의 유튜브 관리에 이른바 ‘김건희 비선라인’이 연결돼 있지 않은가 의심하고 있다.

“김상진과 같이 활동했던 안정권의 누나가 대통령실 들어가는 바람에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지난 대선 때부터 영상편집을 잘해서 뽑았다는 식으로 둘러댔는데, 전혀 그쪽으로 자질이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고 알고 있다. 오히려 우리 쪽에서 ‘김건희 고모’ 이야기가 돌았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지지하는 대검 화환 행렬 때부터 주요 유튜버들을 그쪽에서 관리했다는 설(說)이었다. 아마 그쪽에서 김상진도 관리하지 않았을까.”(보수단체 인사 황모씨)

김건희 여사의 고모인 김혜섭 목사가 전광훈 목사의 활동을 지지해 오백만원을 입금했다며 지인에게 공개한 기록 / 유튜브 성서나라2 채널



보수 유튜버들 뒤엔 ‘김건희 고모’?

이 인사가 말한 ‘김건희 여사의 고모’란 지난 대선 직전 논란이 된 김혜섭 목사(기하성여의도총회 로뎀교회)를 말한다. 김건희 여사의 무속 관련 논란이 제기되자 김 목사는 “우리 집안은 4대째 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있으며 3명의 목사와 장로 15명, 권사 15명을 배출한 집안”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김 목사가 보수우파 유튜버들이나 아스팔트 우파 활동을 지원했던 것은 사실로 보인다. 주간경향이 입수한 김 목사와 김건희 여사 사이에 오간 카톡 기록 등을 담은 자료를 보면 김 목사는 ‘로뎀지기’, ‘시골할매’ 등의 닉네임으로 활동하며 극우 유튜버들에게 후원금을 보냈다. 구체적으로 2020년 8월에는 애국순찰대에 300만원, 또 일시 불상 시점에 전광훈 목사에게 500만원 후원금을 보낸 기록이 첨부돼 있다.(사진)

강씨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불과 3년 전만 하더라도 서울중앙지검에서 윤석열 퇴진하라면서 때려죽일 놈, 나쁜 놈이라고 오만 욕설을 하던 사람이 순식간에 돌아서서 윤석열 대통령 만세를 외치는 게 과연 일반적인 관점에서 상식적으로 납득이 될까. 시민단체라면 권력과 싸우는 게 맞다. 윤석열을 칭송하고 나서는 게 맞는 일인가. 이태원 유가족들, 죽은 젊은 애들을 향해 ‘마귀 축제에 가서 죽었으니 자업자득’이라는 식의 이야기를 써서 카톡으로 돌리는 게 말이나 되는 일인가. 시쳇말로 지금 보수는 궤멸해 죽었다고 생각한다.”

한편 지난 12월 20일 청와대 청년 행사에서 기조발언을 한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은 이튿날 밤 기자와의 통화에서 “행사에 참여한 청년들은 지난 대선 시기 (캠프) 청년본부, 청년위원회, 청년보좌역들로부터 청년CEO, 지방의원까지 ‘자유’라는 국정철학에 동의하고 정부 개혁에 함께 뜻을 모은 사람들이지, 무슨 ‘자유청년연대’라는 명의의 특정 사단법인 시민단체를 결성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진보성향의 청년단체들이 배제된 지지청년들만의 모임이 아니냐는 비판을 봤는데 그 논리는 대통령이 지난번 (국민의힘) 원외당협위원장 모임을 하는데 왜 민주당 당협위원장은 안 불렀냐와 같은 어이없는 논리”라며 “우선 정부가 주창하는 노동개혁, 연금개혁에 동의하는 청년들이 모여 동의하지 않는 청년단체나 국민을 설득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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