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러 용병회사에 미사일 판매”···김정은·푸틴 위험한 밀착

송종호 기자 2022. 12. 23.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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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안보리 결의 위반 비판]
커비 조정관 "추가 공급도 계획"
日 언론도 "철도 통해 수송" 확인
"황당무계한 모략" 맹비난한 北
제재 강화땐 무력도발 나설수도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9년 4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돕고 있는 러시아 민간 용병 회사인 와그너그룹에 무기를 판매했다고 22일(현지 시간) 미국 정부가 공식 발표했다. 북한의 무기 수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1718호에 위반되는 행위다. 가뜩이나 미국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규탄하는 안보리 의장 성명 초안을 이사국과 논의 중인 상황에서 대북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더 큰 압박과 제재를 받게 될 경우 현재 시위 성격의 군사 무력 도발 수위 자체가 실제 공격까지 이어지는 일촉즉발의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평가다.

북한 외무성은 23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의장 성명이든 또 다른 무엇이든 유엔의 이름을 도용해 우리의 합법적인 자위권을 걸고 드는 문서장을 채택하겠다는 것은 주권에 대한 무시이며 엄중한 내정 간섭 기도”라고 쏘아붙였다. 외무성은 “우리가 반드시 행동으로 반격하지 않으면 안 될 매우 위험한 행위”라고 해 추가적인 무력 도발까지 예고했다.

앞서 일본의 반격 능력 보유 선언을 겨냥해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정, 군사적 조치를 단행할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명백히 한다”고 밝힌 한 바 있어 북한의 군사 행동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북한 외무성이 언급한 ‘영토 완정’은 사전적으로 ‘영토를 완전히 정리한다’는 뜻으로 사실상 한반도 적화통일 노선을 의미한다.

이처럼 북한이 국제사회의 압박을 맞받아치고 있는 가운데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전화 브리핑에서 북한과 와그너 그룹의 무기 거래를 공식화했다.

커비 조정관은 “북한이 추가로 군사 장비를 공급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혀 북한의 추가 무기 공급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커비 조정관은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성토했다.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도 성명을 통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 전쟁을 추구하기 위해 안보리 결의를 위반해 북한과 이란으로부터 조달한 무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은 비열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일본 도쿄신문도 지난달 20일 북한 동부 라선특별시 두만강역에서 러시아 연해주 하산역을 연결하는 철도를 통해 군수물자가 수송됐고 이날 중 수송이 완료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황당무계한 모략”이라고 맹비난하며 러시아와는 무기 거래가 없다는 기존의 주장을 재차 강조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황당무계한 여론 조작으로 그 어떤 평가나 해석을 달만 한 가치조차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러시아와 무기 거래 의심 정황이 나올 때마다 북한은 이례적으로 강한 담화를 내놓았다”며 “무기 거래로 인해 추가될 제재의 위험성을 인지해서”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현재 군사 도발은 미국과의 담판을 지으려는 전략의 일환”이라며 “하지만 러시아와의 무기 거래가 사실로 드러나면 그조차도 포기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북한의 행보가 미국과의 핵 지위 담판 시도와 함께 러시아와 이른바 ‘반미연대’를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이라는 평가도 있다. 문성묵 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러시아가 반대하는 이상 안보리 추가 제재는 불가능하다”며 “공고한 북러 관계를 강화하는 게 북한으로서는 보험이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문 센터장은 무기·기술뿐만 아니라 인력의 협력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한편 정부는 북한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과 러시아 간 무기 거래와 관련해 우려를 갖고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며 “미국 등 주요 우방국과 긴밀히 소통해 북한의 제재 회피 시도를 계속 차단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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