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재 전 용산서장 두 번째 구속 심사, 4시간 만에 끝

이태원 참사 당시 부실하게 대응한 의혹을 받는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의 두 번째 구속 영장 실질심사가 4시간여 만에 종료됐습니다.

지난 5일 첫 구속 영장이 기각된 지 18일 만입니다.

서울서부지법 박원규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오늘(24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이 전 서장과 송 전 실장을 차례대로 심문했습니다.

낮 12시 50분쯤 이 전 서장의, 오후 2시 50분쯤 송 전 실장의 심문이 종료됐습니다.

오늘 오전 심문 출석을 위해 법원에 도착한 이 전 서장은 "당시 경찰서장으로서 죄송하고 또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사실대로 성실하게 임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심문이 종료된 뒤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돌아갔습니다.

오전에 취재진을 피해 법정에 들어갔던 송 전 실장은 심문 뒤 "영장심사를 성실하게 받았다. 죄송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이 전 서장은 핼러윈 기간 경찰 인력을 더 투입해야 한다는 안전대책 보고에도 사전 조치를 하지 않고, 참사를 인지하고도 적절한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아 인명피해를 키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받습니다.

또 자신이 실제보다 48분 일찍 참사 현장에 도착했다고 허위로 기재된 상황보고서를 직접 검토하고도 바로잡지 않은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혐의도 있습니다.

송 전 실장에겐 참사 당일 압사 위험을 알리는 112 신고에도 차도로 쏟아져나온 인파를 인도로 밀어 올리는 등 적절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또 상관인 이 전 서장에게 제때 보고하지 않고 현장 통제도 미흡하게 해 구조를 지연시킨 혐의도 있습니다.

이태원 참사를 수사하는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지난 1일 이들의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구속 사유의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며 수사기관의 영장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에 특수본은 보강 수사를 벌여 이 전 서장의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를 추가해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했습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최원준 용산구청 안전재난과장의 구속영장도 신청했습니다.

박 구청장은 핼러윈 기간 안전사고 예방대책 마련을 소홀히 하고 참사에 부적절하게 대처한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받습니다.

핼러윈 안전조치 책임이 있는 주무 부서 책임자인 최 과장은 부실한 사전 조치로 참사를 초래하고, 사후 대응도 미흡해 인명 피해를 키웠다는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받습니다.

참사 발생 후 재난 사태 수습에 필요한 조처를 하지 않은 직무유기 혐의도 적용됐습니다.

박 구청장과 최 과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26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입니다.

편광현 기자ghp@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