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운 공생’은 계속된다... 개미실마을의 매듭달

이민아 2022. 12. 2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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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듭달, 마음을 가다듬는 한 해의 끄트머리 달을 가리키는 순우리말인데요.

숨차게 달려온 1년을 되돌아보며 한 해를 매듭짓는 시기, 충북 청주 개미실 마을에서도 특별한 연말 행사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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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듭달, 마음을 가다듬는 한 해의 끄트머리 달을 가리키는 순우리말인데요.

이제 2022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숨차게 달려온 1년을 되돌아보며 한 해를 매듭짓는 시기, 충북 청주 개미실 마을에서도 특별한 연말 행사가 있었습니다.

‘경이로운 공생, 자연의 이름으로’라는 주제로 진행된 연말 행사는 마을을 중심으로 문화·예술 활동을 펼쳐 온 단체, 오소록(아늑하고 포근하다는 뜻의 제주어)이 총괄하고 시네마다방이 기획·운영했는데요.

이번 행사에는 마을 어르신들의 도마를 수거해 재탄생시키는 뜻 깊은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마을 어르신들에게 수거한 도마와 홍두깨 등
“마을 어르신에게 낡은 도마를 고쳐드리겠다고 했더니, 시집올 때 어머니가 선물로 주신 80년 된 도마, 시어머니가 사용하고 물려주신 120년 된 도마를 가지고 나오시며 옛이야기를 들려주셨어요”

연말을 맞아 마을 목공 동호회 분들과 기획한 행사는 마을 어르신들과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계기가 됐는데요.

마을 주민이기도 한 오소록 변상이 대표는 “마을의 80~90대 어르신들이 20% 정도인데, 다양한 프로그램을 해도 참여를 잘 안 하셔서 아쉬웠는데 도마를 재탄생시켜 갖다드리니까 새것 같아졌다고 환하게 웃어주셔서... 저도 괜히 뭔지 모를 뭉클함이 몰려왔어요.”라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영화 봉명주공은 1980년대에 지어진 청주 봉명동의 1세대 주공아파트에 관한 다큐멘터리다. 오랜 시간 추억이 쌓인 공간이 사라지는 이야기, 그리고 그곳을 떠나야 하는 사람들과 동식물에 관한 이야기다.

이날은 개미실 하우스 영화관도 활짝 문을 열어 영화 <봉명주공>을 함께 관람했는데요.

시네마다방 시혜지 대표는 “자연, 사회, 개인 등 여러 관점에서 누구에게나 필요한 ‘집’을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는 영화”라며 <봉명주공>을 상영작으로 선정한 이유를 밝혔습니다.

특히 이날은 봉명주공의 연출한 김기성 감독이 참석해 GV(감독과의 대화) 순서를 가졌는데요.

김기성 감독은 인사말에서 “예술가는 정치인이 아니고, 정답을 말하는 게 아니다. 생각해 볼 수 있게 하고 싶다”며 관객들과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한 주민은 “영화를 보고 개미실 마을이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지역의 작은 마을에 예술가와 젊은 활동가들이 모이면서 말 그대로 ‘경이로운 공생’을 하고 있는 ‘개미실’

앞으로 오소록의 행보를 묻자, 변상이 대표는 “서로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하고, 함께 성장하는 생태를 만들어갈 것”이라며, “단순히 문화예술 교육이 아닌 서로의 생각을 함께 나누고 생각의 폭을 확장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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