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층수·사옥 …'풍수'에 가장 민감한건 기업

김슬기 기자(sblake@mk.co.kr) 2022. 12. 23.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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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되는 풍수 기업 살리는 풍수 김두규·매경럭스멘 지음 매일경제신문사 펴냄, 2만원

"나(트럼프)는 아시아의 부호들에게 매우 비싼 아파트들을 분양 중이었는데 갑자기 중단되었다. '풍수'라 불리는 어떤 것 때문이었다. 그 당시 결코 들어보지 못한 단어였다. 내가 물었다. 도대체 풍수가 무엇인가?"(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부동산업자로 출발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부동산 개발·투자·분양에 풍수를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두규 우석대 교수와 매경럭스멘 취재팀이 풍수와 경영을 주제로 쓴 무크지가 나왔다. 김 교수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풍수학자다. 강단에서 풍수 이론을 강의하면서도 틈만 나면 풍수 답사를 다닌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책은 운명은 자신이 살고 있는 시간과 공간, 즉 환경에 의해 바뀔 수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환경은 내가 바꿀 수 있다. 환경은 다름 아닌 풍수(공간 논리)로 풀어낼 수 있다. '운명을 바꿀 비방'은 그다지 어려운 것이 아니다. 환경이 바뀌면 사람의 인식 내용이 바뀐다.

풍수(風水)라고 하면 발복(發福)을 위한 술수나 미신에 불과하다는 비판부터 제기되지만, 이 '술수'나 '미신'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풍수에 대한 강의, 상담, 서적 간행 등이 끊이지 않는다.

2022년에도 풍수 논란이 한창 뜨거웠다. 윤석열 대통령의 집무실과 관저 이전이 그 배경이다.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실 용산 이전은 대한민국 역사에서 큰 획을 긋는 일임에 틀림없다.

풍수에 가장 관심이 많은 곳은 기업이다. 삼성, SK 등 창업주들과 후대 오너 경영인들의 풍수와 관련된 일화는 무수하다. 사옥 터를 잡을 때부터 설계, 심지어 일하는 층과 방향, 사무실 인테리어까지 풍수를 고려하는 최고경영자(CEO)들이 많다. 기업 풍수를 통해 사람은 물론 기업의 운도 상승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숨어 있다.

이 책은 풍수 이론의 기초와 함께 이를 응용한 사옥 풍수의 실제 사례를 소개한다. 또한 간단한 생활 풍수와 인테리어 풍수를 통해 일반인들이 실제 생활 속에서 풍수이론을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풀어낸다.

풍수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청와대 험지론, 대통령실 이전과 관련된 풍수 논란도 이 책에서 설명했다. 소위 산(山)풍수인 청와대 자리와 물(水)풍수인 용산 땅을 역사적 논쟁과 풍수 이론의 관점에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끝으로 2023년 계묘년(癸卯年) 운세를 예측하는 코너도 실었다. 계묘년 새해 운세는 어떨까. 이미 일본·중국은 말할 것 없고 서양에서도 2023년 운명서와 그 예언들이 쏟아지고 있다. 필자들은 단순히 새해 운세를 점치고자 함이 아니라 새해 키워드를 풍수적 관점에서 풀어보고자 했다. 풍수는 우리 전통문화의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풍수의 원리를 통해 생활에 영감과 교훈의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는 책이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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