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굳이 제주를?.. 성수기에도 "골퍼 4만 명, 발길 돌렸다"
고물가 속, 비용 증가 등 변수.. 정부 '대중형' 개편 주목
해외 노선 등 회복세 '속도'.. 제주 입지 위협 '자생력' 촉구
코로나19에 만면에 희색을 띠던 골프장들마다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골프 성수기로 꼽는 10월인데도, 골프 관광객 감소세가 뚜렷해진 탓입니다.
지난해보다 도외 골퍼가 4만 명 가까이 줄었습니다.
코로나19 특수에만 연연하다, 낮은 가격 경쟁력 등 대외 변수들을 간과한게 화를 자초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재산세 감면 축소 등 줄폭탄을 맞은데 이어, 급기야 골프 관광객마저 눈길을 돌리며 타격이 구체화되는게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 골프 관광객 3만 8,000여 명 줄어..전체 내장객 6.7% 감소
23일 제주자치도의 골프장 내장객 집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 달간 제주도내 32군데 골프장을 찾은 도외 골프 관광객은 18만 5,09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만 3,812명에 비해 17.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지난해, 올해와 비교해도 가장 큰 감소폭으로, 골프장 내장객은 지난 4월까지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1월만 해도 전년 대비 2배 수준(95%) 전체 내장객이 늘어 코로나19 반사효과를 반영했습니다.
이후에 감소폭이 다소 둔화됐습니다.
요금 정상화 등을 내세워 도민 할인 폭을 축소하며 도민 내장객 감소세가 이어지고, 6월 들어선 본격적인 국제선 회복세 등에 맞물린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8,9월 그나마 전반적인 내장객 회복세로 돌아서나 했던게 골프 관광객이 20% 상당 감소하면서 전체 내장객을 위축시키는 상황입니다.
10월 내장객은 29만859명으로 지난해 31만1,711명보다 6.7% 줄며 30만 명에 못미쳤습니다.
■ 도민 내장객 20% 증가..상쇄 효과는 "글쎄요"
이같은 대외 골프 관광객 등이 줄자, 상대적으로 도민 내장객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4월 이후 지속 감소세를 보이던 도민 골퍼는 전달 8만 7,899명에서 10만 5,768명으로 20.3% 늘었습니다.
도외 수요가 줄어든 만큼, 예약에서 밀렸던 도민들이 채웠다지만 그렇다고 기하급수적인 증가세를 보인다거나 수요가 넘칠 정도는 아니라는게 업계 설명입니다.
관련해 제주도내 골프업계 관계자는 "골프 관광객 예약이 빠지면서, 일부 빈 자리를 채워주는 정도"라며 "예전 수준 가격이나 서비스 수준으로 돌아간 것도 아니라 실제 도민 내장객 회복세를 점쳐볼 단계는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또 "전반적으로 20~30대 젊은 층 골프 수요가 늘면서 내장객 증가세를 점쳤던 초반 분위기도, 최근 들어 고물가 등 영향에 감소세가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이런데도 그린피를 비롯해, 카트비와 캐디피 등 비용 부담이 크게 줄지 않아 골프시장 분위기는 그다지 좋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 재산세 부담 등 가중.. 국내 수요 유출 등 주목
재산세 역시 업계엔 부담요소로 더해진 상황입니다.
올해 제주도가 제주특별자치도세와 제주특별자치도세 감면 조례 개정에 나서, 회원제 골프장에 대한 재산세 감면 혜택이 축소됐습니다.
지역 골프장에 부과된 재산세만 해도 지난해 176억 원에서 올해 257억 원으로 크게 올라, 골프장들이 밀린 지방세 납부에 나선 바 있습니다.
골프장업계에선 코로나19로 그간 해외 골프가 불가능한 국내 골퍼들이 제주에 몰려 '코로나 특수'를 누려왔지만, 동남아에 일본까지 해외 노선 운항이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국내 수요가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주 골프장들의 경우 10~11월까지 성수기인데도 불구하고 골프장 예약 문의가 줄었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다"며 "사업장마다 그린피 조정 등을 검토하고, 도민 수요들을 유입하는 방안 등에 대해서도 지속 고민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 대중형 골프장 체계 개선 변수..가격 경쟁력 향방 '주목'
정부의 대중형 골프장 체계 향방도 변수입니다.
제주만 해도 이미 그린피가 오른 골프장이 크게 늘어, 정책 실효성을 발휘할진 사실 짐작이 어렵습니다.
'대중형' 지정을 위해 별도 정부 심의를 받고, 요금을 회원제 골프장보다 3만 4.000원 낮게 받아야 하지만 사실 수도권 골프장 기준으로는 이미 그 기준을 충족하고도 남기 때문입니다.
앞서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제주 회원제 가격이 너무 높고 상승폭이 큰데다 대중제와의 세금 차액 격차가 커, 상대적으로 비회원제로 분류될 대중제가 줄었다 보여질 수 있다"며 "때문에 더 연간 가격, 1인당 총 이용료 등을 기준으로 권역별 적용을 통한 분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수도권 비회원제 기준을 적용해선 이미 정부 기준을 웃돌아, 실효성을 점치기 어렵다는게 이 때문입니다.
현재로선 정부의 제도 개선 방향을 지켜보는게 최선인 상황입니다.
나아가 현 요금 수준에선, 기존 골퍼 수요가 가격 경쟁력이 있는 다른 지역이나 해외 골프장을 찾아 나설 상황만 부추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역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다른 내륙권 골프상품 등과 비교해도 제주 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낮고, 최근 국내 골프 기피에 해외노선 증편 등 부정적 요인도 적잖은 상황"이라며 "지속적으로 골프 수요를 끌어들일 고민들과 함께 업계 내부적인 개선 노력들이 이어져야할 것"이라고 주문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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