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 실수?'...우크라전 처음으로 '전쟁'으로 부른 푸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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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을 '특별 군사작전'이라고 부르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처음으로 '전쟁'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푸틴은 줄곧 '특별 군사작전'이라는 단어만 써 왔는데, 이날 처음으로 '전쟁'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다.
그동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을 '특별 군사작전'이라고 칭해 온 것은, 전쟁의 의미를 희석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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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우크라전 '전쟁'으로 부르면 처벌
반정부 인사들 반발...단순한 말실수 해석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특별 군사작전'이라고 부르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처음으로 '전쟁'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동안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전을 '전쟁'이라고 부르는 것은 사실상 불법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특별한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고 푸틴이 연설 중 단순한 '말실수'를 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CNN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국무회의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 목표는 군사적 충돌의 바퀴를 돌리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이 '전쟁'을 끝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푸틴은 줄곧 '특별 군사작전'이라는 단어만 써 왔는데, 이날 처음으로 '전쟁'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다.
그동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을 '특별 군사작전'이라고 칭해 온 것은, 전쟁의 의미를 희석하기 위해서였다. 군사작전이라는 용어는 소수의 군인만 연관돼 있다는 인상을 줘, 국가 간 전쟁에 대한 러시아 국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효과도 있었다.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전을 '전쟁'으로 부르는 것은 사실상 불법이기도 했다. 개전 이후 '러시아군 운용에 관한 허위 정보'를 유포할 경우 최대 15년의 징역형을 부과하는 법안이 시행됐기 때문이다. 법 시행으로 지난 10월까지 러시아에서는 허위정보 유포 등의 혐의로 5,000건 이상의 기소가 이뤄졌고, 최장 1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경우도 100여 건에 달한다.
푸틴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의 측근인 게오르기 알부로프는 트위터에서 "알렉세이 고리노프는 의원 회의에서 전쟁을 전쟁이라고 불렀다는 이유로 7년형을 선고받았다"고 적었다. 이런 상황에서 푸틴이 '전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자 반정부 인사들 사이에서 반발이 커지고 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반전론자로 현재 망명해 있는 니키타 유페레프 상트페테르부르크시 스몰닌스코예 구의회 의원은 푸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수사를 요청하는 고소장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트위터에 "이미 수천 명의 사람이 전쟁을 언급해 기소되었으므로, 나는 당국에 푸틴 기소를 요청했다"고 적었다.
푸틴이 우크라이나전을 '전쟁'으로 칭한 만큼 러시아가 이번 전쟁을 바라보는 시각이 무겁게 바뀌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진 데다, 사실상 서방측과 대리전을 치르는 만큼, 이를 국가 간 전쟁으로 규정하고 부르기로 방침을 바꿨다는 것이다.
하지만 푸틴이 단순한 실언을 했을 뿐, 특별한 의미가 없다는 분석도 있다. 한 미국 관리는 "푸틴의 발언이 의도적이지 않았고 말실수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초기 평가가 있다"고 CNN에 전했다. 미국 정부는 다른 러시아 정부 인사들도 '전쟁'이라는 단어를 계속 사용하는지 지켜볼 방침이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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