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호중의 재테크 칼럼]금리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
채권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외적요인과 내적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외적요인은 경기와 물가, 통화정책과 채권수급 그리고 환율이다. 경기가 회복되면 일반적으로 가계와 기업의 자금수요가 높아지고 이는 금리상승의 요인이 된다. 경기가 회복될 때에는 물가도 함께 상승하는데 물가의 상승은 금리의 상승요인이 된다. 피셔효과(Fisher Effect)에 따르면 명목금리는 실질금리와 인플레이션의 합으로 구성된다. 우리가 채권시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채권금리나 예금금리 등의 명목금리는 기대인플레이션(Inflation)을 반영한 금리다. 보통 실질금리는 실질성장률과 유사하게 결정되는 특징이 있다.
물가상승이 예상되는 경우 채권금리는 기대인플레이션을 금리수준에 반영하면서 금리는 상승하게 된다. 예를 들어 현재 인플레이션이 1%, 실질금리가 0.5%로 명목금리가 1.5%%라 가정했을 때, 향후 실질금리는 변화가 없으나 인플레이션이 5%로 높아질 것이라 예상된다면 현재 1.5%의 금리를 제공해 주는 채권은 이후 인플레이션을 보상해 주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채권금리는 시장 참여자들이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어느 수준까지 상승하게 되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다.
통화정책 상 금리인상이라는 긴축국면에 있다면 금리는 상승하게 된다. 긴축통화 정책 이후 경기가 둔화되면 금리가 인하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채권수급에 있어서는 채권발행을 통한 공급이 채권수요보다 많으면 금리가 역시 상승하게 된다. 원화가치 하락으로 환율이 상승하게 되면 수출증가에는 도움이 되지만 물가상승을 유발함으로 금리가 상승하게 된다.
통화정책 경로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이는 단기금리 상승으로 나타나고 단기금리 상승은 기준금리 인상 초기에 금리 전반에 걸쳐 상승요인이 된다. 수익률곡선의 전 만기영역에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경우에는 반대로 단기금리 하락이 중장기 금리영역에도 영향을 미치며 수익률곡선(Yield Curve)을 전반적으로 하락시키는 모습을 보인다.
한편 기준금리의 인상 또는 인하 사이클(Cycle)이 막바지에 다다르게 되면 금리움직임은 만기별로 다른 모습을 보이게 된다. 예를 들면 기준금리를 인하했을 때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반영될 때는 전 만기영역에서 금리가 하락하고, 장기금리는 경기둔화를 반영해 더 크게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고, 금리인하 사이클이 막바지에 다다르게 되면 이때부터는 장기금리는 경기회복 가능성을 반영해 오히려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기준금리 인하 직전까지는 통화정책 기대에 의해 금리가 기준금리의 예상방향대로 함께 움직이지만, 통화정책이 현실화되고 나면, 채권시장은 그 정책의 효과가 경기와 물가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에 다시 관심이 집중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실제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적절한 방식으로 사용될 경우 경기의 방향을 바꿀 수 있기에 이때부터는 채권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경기’로 이동하게 되는 것이다.
채권수급 요인도 채권금리에 영향을 미친다. 채권공급이 늘어나면 채권금리는 상승압력을 받게 된다. 일시적인 추경편성으로 적자국채(재정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발행하는 국채)를 발행할 때 그 규모가 연 평균적인 발행규모 대비 20~30% 범위 내에서 결정된다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대부분 일시적이고 공급우려에 따른 금리상승도 단기에 그친다. 그러나 시장이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대규모 발행이 반복적일 거라 예상되는 경우에는 채권금리 상승압력이 장기간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
원화가치가 하락하고 원/달러(₩/$)환율이 상승하면 수출이 늘고 물가가 상승하면서 금리는 상승압력을 받게 된다. 때로는 환율이 글로벌(Global) 금융시장 불안으로 급등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한 경우 글로벌 자금은 안전자산인 엔(¥)이나 미국 국채로 쏠리면서 원화채권과 국채선물에 대해서는 외국인의 매도로 연결된다. 반대로 원화가치가 상승하고 환율이 하락하는 경우 다른 모든 여건이 동일하다면 금리는 물가하락의 경로를 통해서 하락한다. 그러나 원화가치 상승이 전 세계적인 위험자산 선호분위기 속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면 국채금리는 일반적으로 경기와 물가회복에 대한 기대를 반영해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상기에 살펴본 각각의 변수는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할 때 채권금리에 미치는 영향이며, 더 영향력 있는 변수가 무엇인지, 현재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약해진다면 그 다음 이어서 나올 변수가 어떤 것이 있을지를 연결해서 전망할 필요가 있다.
내적요인이란 채권이 가진 고유한 성격에 대한 것이다. 채권의 잔존만기가 길수록 불확실성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금리는 더 높게 형성된다. 수익률곡선(Yield Curve)이 우상향하는 모습을 띄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발행주체의 신용도가 하락한다면 이는 금리상승의 요인이 된다. 채권의 위험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신용등급 상향이 예상되는 경우라면 해당채권이 안고 있는 위험이 줄어든 것이기 때문에 금리는 하락한다.
신용등급과 관련하여 신용평가사들이 주로 사용하는 ‘신용등급의 정의’와 ‘등급전망(Outlook)’, ‘등급감시(Credit Watch)’에 대해 알아보자. ‘장기신용등급’이란 1년을 초과하는 만기를 가진 채무증권의 상대적인 신용위험에 대한 의견, 또는 1년을 초과하는 기간에 대한 채무자의 상대적인 신용위험을 나타내는 의견이다. 장기신용등급별로 채무불이행위험의 정도를 나누어보면 먼저 A등급 군(AAA, AA, A), B등급 군(BBB, BB, B), C등급 군(CCC, CC, C)로 구분된다.
A등급 군은 1년 초과의 관점에서 볼 때에도 적기상환능력의 안정성이 인정되며, B등급군은 1년 이내의 관점에서는 채무불이행 위험이 낮으나 1년 초과의 관점에서 접근할 때 채무불이행 위험을 내포하고 있고, C등급 군은 1년 이내에 채무불이행 위험을 내포하고 있을 때 부여하는 등급 군이다. 단기신용등급은 A1, A2, A3, B, C, D로 등급이 구분된다.
신용평가회사는 평가한 채무자와 채무의 신용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신용도 변화를 반영하여 신용등급을 상향시키거나 하락시킨다. ‘신용등급’은 신용평가회사가 해당 채무자나 특정 채무의 신용도에 대한 의견을 표현하는 주요 수단이다. 반면 ‘등급감시(Credit Watch)’나 ‘등급전망(Outlook)’은 신용등급의 변화가능성을 전달하는 보조수단이다. 등급감시와 등급전망을 통해 신용평가정보 이용자는 향후 신용등급 변동의 시기와 방향에 대해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해진다.
‘등급전망(Outlook)제도’는 금융시장의 발달로 신용평가에 대한 관심과 함께 신용등급 활용도가 높아짐에 따라 적정한 등급뿐 아니라 향후 등급의 변동방향성에 대한 정보를 평가기관이 직접 제공해야 한다는 등급 수요자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신용등급’이 현재 파악된 정보와 미래에 대한 합리적이고 종합적인 전망에 기초해 특정 채권의 만기 시까지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나타낸 것이라면 ‘등급전망’은 여기에 중기적인 등급변화 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추가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다. 등급전망을 부여할 때 전제를 두고 있는 미래의 기간은 6개월에서 2년 정도의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진다.
‘등급감시’는 기존의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특별한 사건이 발생하거나 사 업 환경이 당초에 기대했던 추세로부터 상당히 이탈하여 새로운 신용등급 결정을 위하여 추가적인 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부여된다. 예를 들면 합병, 유상감자, 제도 변화, 기대하지 않았던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 채무내용의 급격한 변화 등이 등급감시명부(Credit Watch List)에 등재되는 사유가 될 수 있다.
경기가 회복되면 자금수요가 많아지고 물가도 회복되면서 금리가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작년 말부터 금리흐름을 회고해 보면 금리인상 초반에는 단기금리 뿐 아니라 만기영역 전반의 금리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하지만 금리인상 사이클(Cycle)이 막바지에 다다르게 되면 통화정책으로 인해 경기가 받게 될 영향을 반영해 금리는 반대로 하락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지금이 이러한 과정에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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