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쳐다보기도 싫어요”...외국인 매도폭탄에 우울한 개미
23일 국내증시는 코스피와 코스닥시장 모두 미국 시장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형국이었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1.9% 하락한 2311.9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 19일 이후 연일 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도 코스피 시장에서만 1000억원 넘게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도 950억원 넘게 순매도에 나서며 하락폭을 키웠다.
시장 전반에 미 연준의 추가 긴축에 대한 불안감이 퍼지면서 업종 구분없이 전방위에서 하락이 나타났다. 미국의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이 저조한 실적 전망을 제시하면서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이날 1.69% 하락했고 SK하이닉스(-1.77%)도 장중에 신저가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3.39%)과 삼성SDI(-2.35%) 등 2차전지 업종이 간밤 테슬라 하락의 영향을 받으며 유독 부진했다. 네이버(-3.52%)와 카카오(-3.09%) 등 금리 인상에 취약한 성장주들도 이날 낙폭을 키웠다. 미국 연준이 긴축 가속화에 나설 경우 내년에 다가올 경기 침체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되면서 하락한 점은 국내 증시에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실적 눈높이 하락도 증시 반등의 걸림돌이라는 분석이다. 수요 둔화에 따라 반도체 등 주요 수출 기업들의 업황 악화가 길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시장에선 기업들의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이익 전망치 하락이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이익 추정치 변동성은 감소했지만 방향성은 여전히 하락 추세”라며 “오는 1월 예정된 4분기 실적 발표 이전에 본격적인 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옅어지고 있다. 투자 심리를 보여주는 지표인 투자자예탁금은 연초 71조억원에서 이달 45조원까지 쪼그라들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활동 계좌 숫자가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계좌당 예탁금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밑돌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연말 상승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주식 양도세 대주주 요건을 현행인 10억원으로 유지한다는 발표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양도세 부담을 피하려는 개인투자자의 매도 물량이 대거 쏟아질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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