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 신승훈 '위기는 곧 기회'
[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한 시즌만에 다른 자리에 있다. 남자프로배구 KB손해보험은 지난 시즌 V리그를 2위로 마쳤고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이라는 값진 결과를 손에 넣었다.
전신 LG화재, LIG손해보험 시절을 포함해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그런데 2022-23시즌은 상황이 다르다.
팀은 23일 기준 4승 11패(승점12)로 7개팀 중 6위로 처져있다.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이탈리아리그 베로나로 떠난 케이타(말리) 자리다. KB손해보험은 니콜라(세르비아)를 데려왔으나 비예나(스페인)로 됴체했다.
비예나는 1라운드 남자부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됐지만 이후 부진에 빠지면서 결국 팀을 떠나게 됐다. 여기에 최근 주전 세터 황택의도 코트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 발목 상태가 좋지 않아서다.
반등을 노려하는 상황이지만 녹록치 않다. 그러나 위기가 기회가 된 선수도 있다. 세터 신승훈이 그렇다. 신승훈은 프로 2년 차 시즌을 맞이한 가운데 최근 황택의를 대신해 주전 세터로 기용되고 있다.
그는 신장 195㎝다. 베테랑 황동일(OK금융그룹) 김명관(현대캐피탈)과 함께 V리그를 대표하는 장신 세터다. 이때문에 경희대 재학 시절부터 프로팀으로부터 주목을 받았고 지난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6순위로 KB손해보험으로부터 지명받았다.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은 "대학 시절부터 오랜 기간 지켜본 선수"라며 "그래서 오히려 나도 그렇고 (신)승훈이도 편한 면이 있다"고 했다. 후 감독은 KB손해보험 사령탑으로 오기 전 경기대에서 코치와 감독으로 활동한 기간이 꽤된다. 상대팀 선수로 신승훈을 코트에서 지켜봤다.
그래도 아직 프로 경험이 많지 않다보니 실수도 범하고 경기운영면에서 모자란 부분이 있다. 후 감독은 "최근 경기에서 초반 패스(토스)나 운영은 괜찮다. 그런데 후반부 또는 상대팀에 리드를 내준 뒤부터는 생각이 좀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제 꾀에 넘어가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고 했다. 그러나 가능성에는 후 감독도 방점을 찍고 있다.
후 감독은 "(신승훈은)딱 포지션에 어울리는 캐릭터를 갖고 있다"며 "독특한 구석도 있지만 세터로서 기질과 고집도 있다"고 말했다. 후 감독은 현역 선수 시절 최태웅(현 현대캐피탈 감독), 권영민(현 한국전력 감독) 등 쟁쟁한 세터들과 손발을 오랫동안 맞췄다.
최, 권 감독 모두 국가대표로 오랜기간 뛰었고 둘 다 세터로 캐릭터가 확실했다. 후 감독은 "선수 때 경험한 세터들과 승훈이는 비슷한 구석이 없다"며 "어떤 유형의 세터라고 꼬집어 표현하기 힘들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참 독특하다"고 웃었다.
신승훈이 최근 코트로 나오는 시간이 늘어나는 건 다음 시즌 KB손해보험 전력을 위해서도 도움이 된다. 황택의는 올 시즌 종료 후 군 입대할 예정이다. 상무(국군체육부대)로 갈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되면 2023-24시즌 팀의 공격 세팅은 신승훈 손에 달려있는 셈이다.
KB손해보험은 또한 남은 기간 반등을 노릴 수 있는 여지는 있다. V리그 유경험자인 비예나가 곧 합류한다. 그는 지난 22일 입국했고 23일 메디컬 테스트를 받은 뒤 24일부터 팀 연습에 참가할 예정이다.
KB손해보험은 27일 의정부체육관에서 한국전력과 홈 경기가 예정됐다. 후 감독은 비예나의 연습 과정을 지켜본 뒤 출전 시기를 정할 예정이다. 이르면 비예나는 이날 코트로도 나올 수 있다.
후 감독은 비예나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비예나를 포함해 후보군 4명 정도를 봤다. 영상을 통해 본 걸로 판단하기 쉽지 않았다"면서 "비예나는 V리그 경험도 있고 검증된 선수다. 나머지 후보 리스트에 오른 선수들은 V리그에서 뛰지 않았다. 이 점에 일단 초점을 뒀다. 리스크를 최대한 피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황택의의 코트 복귀 시점은 따로 못박지 않았다. 황택의는 23일 치른 대한항공과 원정 경기에서도 출전 선수 엔트리에서 빠졌고 잔류군에 남아 김진만 코치와 함께 이날 볼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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