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 협박한 '깡통아재' 보석 석방

주거지 제한, 피해자 접근금지, 보험증권 3000만 원 납입 조건

경남 양산경찰서 경찰관들이 지난 8월 16일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 인사를 커터칼로 협박하는 등 소란을 피운 평산마을 장기 1인 시위자를 특수협박 혐의로 체포하고 있다. 평산마을 주민 페이스북 캡처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와 비서실 관계자를 협박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일명 ‘깡통아재’ 최모(65)씨가 23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울산지법 제4형사단독 김종혁 판사는 이날 주거지 제한, 피해자 접근금지, 보험증권 3,000만 원 납입 등을 조건으로 최씨를 석방했다. 지난 8월 31일 구속 수감된 지 115일 만이다.

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서 깡통이 달린 깃대를 끌고 다니며 소음을 유발해 '깡통아재'로 불린 최씨는 지난 8월 16일 욕설 시위에 항의하는 문 전 대통령 비서실 관계자에게 흉기를 겨누고, 자신을 제지하는 주민을 밀쳐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확성기와 마이크로 “간첩 문재인은 물 안 나오는 고장난 정수기(김정숙 여사) 파세요”, “문재인은 뇌물 받고 노무현처럼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리진 않겠지” 등을 반복적으로 외치며 문 전 대통령 부부를 모욕했다. 또 사저 부근에서 문 전 대통령 부부를 기다리거나 지켜보며 불안감과 공포심을 유발해 스토킹한 혐의도 받는다. 당시 최씨는 문 전 대통령이 간첩행위를 했고 김정숙 여사가 자신에게 모욕감을 줬다며 맞고소했으나, 경찰은 "근거가 없다"며 지난 10월 불송치 종결했다. 최씨에 대한 다음 공판은 다음 달 17일이다.

양산= 박은경 기자 chang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