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후쿠시마 참사 잊었나…“원전 새로 더 짓고 수명도 늘린다”

김소연 2022. 12. 2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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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원전을 새로 짓고, 최장 60년으로 정해진 수명도 늘리는 쪽으로 원전 정책의 틀을 바꾸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참사 이후인 2012년 원전의 운전 기간을 40년을 원칙으로 하되, 원자력규제위원회의 허가를 받으면 최대 60년까지 가동할 수 있게 했었다.

일본 정부는 전체 에너지 생산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약 6%에서 2030년 20~22%로 올린다는 '에너지 기본계획'의 내용은 유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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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끝나지 않은 재앙]“탈탄소 촉진·전력 안정공급 위해 원전 필요”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탱크에 보관 중인 방사성 물질 오염수. AP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원전을 새로 짓고, 최장 60년으로 정해진 수명도 늘리는 쪽으로 원전 정책의 틀을 바꾸기로 했다. 탈탄소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를 명분 삼아 2011년 3·11 후쿠시마 원전 참사 이후 유지해온 ‘사회적 합의’를 폐기하는 모습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2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관계부처와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탈탄소 사회 실현을 위한 ‘그린트랜스포메이션’(GX·녹색전환) 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녹색전환 실현을 향한 기본방침’을 결정했다. 기시다 총리가 지난 8월 연내에 방침을 정하기로 한 뒤 4개월 만에 나온 결정이다. 일본 정부는 내년께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한다.

일본 정부는 기본방침에서 원자력에 대해 “전력의 안정공급과 (2050년) 탈탄소 실현을 위한 주력 전원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장래에 걸쳐 지속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이를 위해 크게 두가지가 바뀐다.

첫째, 원전의 신규 건설이다. 일본 정부는 원자로보다 안전성을 높인 ‘차세대 혁신로’라 불리는 개량형 원전을 개발·건설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폐로가 결정된 원전을 재건축 형태로 활용한다. 그밖의 지역에선 원전 재가동 상황이나 지역 여론 등을 고려해 신증설을 검토한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원전의 신증설, 재건축에 대해 ‘계획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한겨레> 자료

둘째로 ‘최장 60년’인 수명을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선 꼼수가 동원됐다. 그동안엔 ‘60년’을 계산할 때 안전 심사 등으로 인한 정지 기간을 포함했지만, 이제는 제외한다. <아사히신문>은 그에 따라 “재가동 심사 등으로 10년간 정지될 경우 최대 70년까지 운전할 수 있게 된다. 원전 규제의 핵심 정책이 유명무실해질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참사 이후인 2012년 원전의 운전 기간을 40년을 원칙으로 하되, 원자력규제위원회의 허가를 받으면 최대 60년까지 가동할 수 있게 했었다.

일본 정부는 전체 에너지 생산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약 6%에서 2030년 20~22%로 올린다는 ‘에너지 기본계획’의 내용은 유지한다고 밝혔다. 원전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신증설과 수명 연장 등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일본 내 원자로는 모두 33기로 이 가운데 10기가 재가동 중이다. 일본 정부는 원전 비율을 20~22%로 올리려면 약 30기 정도를 가동해야 한다고 본다. 일단, 내년 여름 이후 7기를 추가 가동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2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관계부처와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탈탄소 사회 실현을 위한 ‘그린트랜스포메이션’(GX) 회의를 열고 원전 정책의 기본방침을 결정했다. 총리 관저 누리집

문제는 33기 중 절반인 17기가 가동 30년, 4기는 40년을 넘었다는 점이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2030년대부터 설비 용량이 줄어들기 시작해 2040년대는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기존 원전의 수명을 늘리거나 새로 짓는 수밖에 없다.

일본 내에선 반발 목소리가 나온다. <아사히신문>은 정부는 “눈앞의 전기요금 상승이나 전력 부족을 강조하며 불과 4개월 만에 결론을 내렸다”며 “천문학적인 건설 비용, 핵쓰레기 시설 등 원전을 둘러싼 과제와 논란이 많은 만큼, 국민 의견을 듣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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