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거래까지' 끈끈해진 북러 커넥션…우크라전으로 더 밀착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한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와그너 그룹에 무기를 판매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북한과 러시아의 끈끈해진 관계에도 관심이 쏠린다.
북러가 '적의 적은 친구'라는 이해관계 속에 미국을 공동의 적으로 놓고 전략적 제휴를 어느 때보다 가속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크라이나전 개전 초기부터 러시아 편을 들어온 북한이 여기에 그치지 않고 무기를 러시아 측에 공급하고 있다는 정보가 미국 측에 의해 계속 공개되는 것도 북러의 밀착도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2일 전화 브리핑에서 "북한은 지난달에 와그너 그룹이 사용할 보병용 로켓과 미사일을 러시아에 전달했다"며 "북한이 와그너 그룹에 1차 무기 인도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일본 도쿄신문도 북한이 지난달 20일 철도를 이용해 러시아에 포탄을 비롯한 군수물자를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북한은 러시아와의 무기 거래설을 강력히 부인해오고 있다.
북한 외무성은 23일 오전 6시께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에서 북한이 최근 철도를 이용해 러시아에 군수물자를 제공했다는 일본 언론 보도에 대해 "황당무계한 모략"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9월 국방성 장비총국 부총국장 담화와 11월 국방성 군사대외사업국 부국장 담화로 러시아와의 무기거래설에 선을 그었고, 러시아도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대사 인터뷰 등으로 관련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하지만 북러 공조는 최근 몇 년간 외교·안보 무대에서뿐 아니라 경제·사회 각 부문에서 포착되고 있어 무기거래 정보를 북측 주장처럼 '음모론'으로만 치부하긴 어려운 측면이 있다.
북러는 3년 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 이후 신냉전 구도 속에 협력 강화에 속도를 내왔다.
양국 정상은 올해에만 북러공동선언 22주년(7월 19일), 북러 모스크바선언 21주년(8월 4일), 조국해방의 날(8월 15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극동 방문 20주년(8월 21일), 북한 정권 수립 74주년(9월 9일), 푸틴 대통령 칠순(10월 7일), 북러 수교 74주년(10월 12일) 등 다양한 계기로 친서와 축전을 주고받았다.
북한은 러시아와 일본 간 영토분쟁, 핀란드와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추진 등 러시아에 예민한 사안마다 일방적으로 러시아 입장을 옹호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친러시아 성향의 분리주의자들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을 신속히 승인하기도 했다.
러시아 역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무력도발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추가 제재를 반대하며 북한 역성을 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단됐던 양국 간 철도 화물운송도 2년 8개월만인 지난달 2일 재개됐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전이 북러관계 질적 도약의 추동력이 됐다고 보고 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2023 정세 포커스' 보고서에서 "러시아가 이 전쟁을 통해 국제질서의 '새판 짜기'를 노골적으로 시도함에 따라 양국은 반미 연대를 더욱 선명하게 구축하려는 목표를 공유하게 됐다"며 "더욱이 양국 모두 미국과 서방의 포괄적 고강도 제재에 직면하고 있어 이를 탈피하기 위한 전략적 제휴와 밀착이 가속화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023년에도 지정학적 위기 속에 북러 관계는 더욱 공고화할 것"이라며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식되지 못할 경우 북러는 서로의 전략적 노선과 행보에 더욱 노골적인 지지를 보낼 것이고, 이 과정에서 무기·기술 지원 등과 같은 협력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실제 북러 간에 이런 협력이 이뤄진다면 대북제재는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되고, 러시아는 북한에 인도주의적 차원의 의약품과 식량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연구원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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