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끝나고 전장연 집회 멈췄더니 이젠 잇딴 고장...바람 잘 날 없는 서울지하철

박제완 기자(greenpea94@mk.co.kr), 이지안 기자(cup@mk.co.kr) 2022. 12. 2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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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선 선로 연기 발생으로 구파발역-약수역 운행 중지
버스 정류장에 사람 몰려...“무정차 하는 버스 많았다”
“시설 노후화에 한파 겹쳐 고장 빈번”
서울지하철 3호선 무악재역 선로 화재로 약수역부터 구파발 구간 3호선 열차 운행이 중단된 23일 오전 서울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에서 소방대원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교통공사 파업에 이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시위도 멈췄지만 지하철 고장 사례가 이틀째 이어지며 출퇴근길 시민들의 발이 또 묶였다. 지하철 안전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22일 7호선 고장으로 퇴근길 열차 운행이 2시간 가까이 중단됐는데, 바로 다음날인 23일 출근길에는 지하철 3호선 무악재역과 독립문역 사이 터널 내에 설치된 케이블에서 연기가 발생해 열차운행이 108분간 차질을 빚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23일 오전 6시 24분경 무악재역에서 독립문역 구간의 선로에서 연기가 발생해 약수역에서 구파발역 구간 양방향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열차가 구파발역과 약수역에서 회차하면서 도심을 지나는 3호선 11개 역사에서 지하철 이용을 할 수 없게 됐다. 연기는 발생 1시간 정도 뒤인 7시 36분 잡혔고, 공사는 점검을 마친 뒤 8시 12분부터 3호선 전구간 운행을 재개했다. 서울시는 3호선 집중배차시간을 10시까지 연장하는 한편 모든 시내버스 노선에 대해서도 출근시간대 집중배차시간을 10시까지로 한시간 연장했다.

고장 발생 시간이 출근시간대와 겹치면서 지하철 3호선을 이용해 출근하는 승객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일산에서 3호선을 이용해 서울로 출근하는 홍 모씨(26)는 “열차가 못움직인다는 방송이 나와 삼송역에서 내렸다”며 “3호선 타면 한번에 가는 회사를 버스를 타고 환승을 몇번이나 하고서 도착했다”고 말했다. 지하철 대신 버스를 이용하려는 시민들이 몰리면서 버스 정류장도 마비 상태였다. 평소 3호선 구파발역을 이용하는 직장인 정 모씨(28)는 “버스 안 승객이 꽉 차 무정차하고 지나가는 버스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홍제역에서 수서역까지 출퇴근하는 직장인 연 모씨(53)는 “20분 동안 버스들이 정류장을 그냥 지나치는 상황이 이어져 차라리 지하철 재운행을 기다렸다”면서 “회사에 30분 늦었다”고 말했다.

전동차와 역사 내 설비 노후화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한파가 겹치자 최근 서울과 수도권 지하철 고장사례의 발생 빈도가 크게 늘고 있다. 열흘간 발생한 서울 지하철 고장 사례만해도 5건으로, 7호선의 경우 22일 뿐 아니라 19일에도 출입문 고장으로 운행이 중단된 바 있다. 김포도시철도는 지난 21일 눈으로 인해 운행이 마비돼 5편성이 투입조차 되지 못했고, 15일에는 서울 지하철 1호선 하행 열차가 한강 철교 위에서 2시간 가량 멈춰서는 상황도 발생했다. 공사 관계자는 “22일 고장이 발생한 7호선 열차의 경우 2000년에 운행을 시작한 모델이라 올해로 가동기간만 22년에 달한다”면서 “3호선도 오래된 노선이라 선로 케이블 등의 노후화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여기에 강한 한파까지 겹쳐지면서 각종 설비 고장이 이어지는 것 같다”면서 “공사 자체적으로 최근의 고장 사례에 대한 원인을 파악하고 이에 따른 대책을 빠르게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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