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검찰, 중범죄 혐의 명백한 대통령 가족은 언제 소환할 건가”

김윤나영·탁지영 기자 2022. 12. 2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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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소환 통보엔 불응 방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강원 춘천시 강원도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 소환 조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3일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검찰 소환을 통보받은 데 대해 “파렴치한 야당 파괴 조작 수사의 최전선에서 당당히 맞서고 싸워 이기겠다”고 밝혔다. 검찰 소환에 응하겠냐는 질문에는 “중범죄 혐의가 명백한 대통령 가족은 언제 소환 조사받을 것인가를 먼저 물어보시기 바란다”고 응수했다.

이 대표는 이날 강원 춘천시 강원도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권의 망나니 칼춤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모든 국가역량을 위기 대응에 쏟아부어도 부족한 엄중한 시점에 윤석열 정권은 또다시 무법적인 야당 파괴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아무리 털어도 답이 나오지 않으니 이제는 무혐의 처리했던 사안까지 다시 꺼내서 저를 소환했다”며 “서해 피격이나 월성원전 같은 전 정부 겨냥 수사도 속도를 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방위적인 야당 파괴 공작, 정적 죽이기에만 진심을 보이고 있다”며 “민심은 안중에 없는 검찰독재정권의 실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을 겨냥해서는 “잠시 빌린 권력으로 없는 죄 조작해 만들고, 있는 죄 덮는 데 골몰하다 보면 언젠가는 혹독한 심판에 직면할 것”이라며 “권력은 순간이고 잠시 늦춰진다고 할지언정 국민과 역사의 심판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닫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이날 회의 말미에 검찰 소환에 응하겠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언급한 뒤 “혐의도 뚜렷하지 않은 이재명에게 언제 소환에 응할 거냐고 물을 게 아니고, 중범죄 혐의가 명백한 대통령 가족은 언제 소환 조사받을 거냐를 먼저 물어보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최고위원들도 검찰이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부터 소환하라고 역공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피의자들은 구형 재판까지 마쳤는데, 왜 김 여사만 열외인가”라고 했다. 임오경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김 여사의 허위경력과 주가조작 연루 의혹,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법치의 시계가 멈춰버렸다”고 했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검찰에 출석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불응하면 체포영장 발부의 빌미가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국민 여론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친이재명계 의원 일부도 이 대표가 소환에 응해야 한다고 보지만 공개 발언은 자제하고 있다. 이날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이 대표를 소환한 검찰을 성토하는 발언은 나왔지만, 이 대표의 검찰 출석을 촉구하는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고 이수진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표는 일단 검찰이 통보한 오는 28일에는 소환에 응하지 않기로 했다. 광주 현장 최고위원회의 일정이 있는데 검찰이 사전 조율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28일은 국회 본회의가 예정된 날이기도 하다. 이 대표가 검찰 포토라인에 서는 대신 서면 조사 형식으로 응하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전날 “서면 조사에 응할지 여부와 조사 일정도 협의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친명계 김남국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 대표가 오히려 당당하게 (검찰 소환에) 임할 것이라고 본다”며 “그러나 당사자 일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당대표 신분이기 때문에 최고위원회 등 여러 의견을 들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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