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외교 통화…"미중관계 책임 관리·우크라전 평화 논의"(상보)

블링컨 "우크라전 전세계적 악영향 우려"
왕이 "우리는 우리만의 방식으로 건설적 역할 할 것"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3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7차 유엔 총회 중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중 외교 수장이 22일(현지시간) 전화통화를 갖고 양국이 "개방적 의사소통을 유지하고 미중 관계를 책임감 있게 관리할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이 밝혔다.

미 국무부 웹사이트에 올라온 성명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또한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에게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러시아의 전쟁 그리고 이것이 전세계 안보 및 경제 안정에 미치는 위협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블링컨 장관과 왕이 부장은 현재의 코로나19 상황에 대해서도 논의했는데, 미국 측은 "국제 사회를 위한 투명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 또한 홈페이지를 통해 왕 부장이 23일 블링컨 장관과 전화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 "중국은 항상 평화와 유엔 헌장을 옹호해왔다"면서 "평화와 회담 촉진을 위해 국제 사회의 편에 서라. 우리는 우리만의 방식으로 위기를 해결하는 데 위기를 해결하는 데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장관은 양자 관계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왕 부장은 지난달 발리에서 시 주석과 바이든 대통령이 성공적으로 만나 양국 관계를 전략적으로 심각한 어려운 상태서 건강하고 안정적인 궤도로 복귀시키는 등 대외적으로 긍정적인 신호를 발신했다고 호평했다.

양측은 정상들이 합의한 내용에 따라 일련의 접촉을 진행해 왔으며, 이는 대체로 유익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평가했다.

다만 왕 부장은 "미국이 대화를 모색하면서 봉쇄에 나서거나, 협력을 논의하면서 칼로 찌르는 일은 없어야 한다"면서 "이는 합리적인 경쟁이 아니라 불합리한 억압이 될 것이며, 차이를 통제하는 게 아니라 갈등을 심화시키는 것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왕 부장은 중국이 앞으로도 주권과 안보, 개발이익을 단호하게 수호할 것이라며 "미국은 중국의 정당한 우려에 주목하고, 중국의 발전을 억제하고 억압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 특히 '살라미 전술'로 중국의 레드라인에 계속 도전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살라미 전술이란 소시지를 얇게 썰듯이 하나하나씩 단계적으로 목적을 달성하는 방식을 뜻한다. 중국은 미국이 살라미 전술을 사용해 대만을 자극하고 중국을 제압하려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는 양국 정상이 발리에서 이룬 합의를 실질적인 정책과 구체적인 행동으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양국의 유능한 관리들의 랑팡 회동이 심도 있고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랑팡 회동이란 셰펑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과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로라 로젠버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국·대만담당 선임국장이 중국 허베이성 랑팡에서 만나 대화한 것을 말한다.

그는 "중·미 관계의 지도 원칙에 대한 협의를 강화하고, 각급 및 다양한 분야에서 질서정연하게 대화를 추진하며, 공동실무단을 통해 양국 간 구체적인 현안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왕 부장은 새해에는 양국 관계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양국과 세계인들은 대체로 중·미 관계가 더 이상 추락하지 않고 회복되기를 바라고 있다. 제로섬 사고는 두 강대국의 소모와 정면충돌로 이어질 뿐"이라며 두 나라 정상들이 명시한 방향을 따르고 서로 잘 지낼 수 있는 올바른 길을 모색하자고 촉구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책임감 있게 관리하고, 양측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는 분야에서 협력을 수행할 용의가 있다고 화답했다. 중국 외교부는 블링컨 장관이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이어가며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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