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무섭나" 이재명에...與 당권주자들, 발끈하며 맹공

김기현 "진실의 힘이 그렇게 무서운 모양"
권성동 "정치적으로 '개딸'들 달래고 싶어서"
조경태 "사법 의혹 수사를 '야당 탄압' 몰고 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강원 춘천시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에서 열린 제49차 강원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춘천=뉴시스

'성남FC 사건'과 관련, 검찰로부터 소환통보를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내가 무섭나"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여당 당권주자들이 발끈하며 맹공에 나섰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대표가 무섭기는커녕 도리어 계속해서 민주당 대표를 하시는 것이 우리 당의 지지율에는 더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언급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이 대표께서 자신의 개인 비리에 대한 방탄을 위해 민주당 전체를 인질로 잡아 물귀신 작전을 쓰고 계시니 그분들(건전한 상식을 가진 민주당 의원들)의 심정이 오죽하시겠나"라며 "이제 그만 피해자 코스프레 연극 무대에서 내려오시기 바란다. 연극은 이미 모두 끝났다"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이 대표는 '진실의 힘이 그렇게 무서운' 모양"이라며 "이제 겨우 시작에 불과하다. 성남FC 불법뇌물 의혹부터 앞으로 대장동 게이트, 백현동 게이트, 변호사비 대납 게이트, 권순일 대법관 재판거래 게이트 등등 '까도 까도 비리 의혹'이 줄줄이 이어질 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성동(왼쪽부터)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전국 발대식 및 송년 자선음악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가운데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나란히 서 있다. 뉴스1

권성동 의원도 이 대표의 발언을 비판했다. 권 의원은 "범죄혐의에 떳떳하다면 구체적으로 소명하면 될 일"이라며 "법적으로 할 말이 없는데 정치적으로 '개딸'을 달래고 싶으니 허장성세 가득한 독백을 허공으로 토해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치인으로서 마지막 순간이 오고 있고, 지금이라도 참회하는 모습을 보여주시기 바란다"고 언급했다.

조경태 의원도 쓴소리를 보탰다. 그는 SNS를 통해 "정작 이 대표는 검찰수사가 무서워 억지스럽게 민주당을 '방탄당'으로 만든 사람"이라며 "사법 의혹에 대한 수사를 '야당 탄압'으로 몰고 간다"고 했다.

앞서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성남FC 후원금 의혹 혐의 등으로 이 대표에게 28일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이재명이 그렇게 무서운가"라며 "지금 야당을 파괴하고 정적 제거하는데 힘을 쓸 때냐"고 비판했다. 이어 "제가 대선 때부터 대장동 특검하자고 요구했더니 이상한 핑계를 대며 거부했다. 이렇게 조작하려고 특검을 거부한 것이냐"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