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암 교차한 핀테크 증권사…토스 웃고 카카오 울었다
해외주식 수수료 급증에 수익성 개선
카카오, 쌓이는 적자에 자본 추가 감소
국내 양대 핀테크 증권사인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의 실적 희비가 엇갈리면서, 내년에도 같은 흐름이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올해로 출범 2년 차에 접어든 토스증권이 흑자 전환에 성공한 가운데 내년 2월 출범 4년 차가 되는 카카오페이증권은 아직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토스증권은 영업이익 22억원, 당기순이익 2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로써 토스증권은 지난해 3월 출범 이후 1년 9개월 만에 첫 분기 기준 흑자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950%, 전분기 대비 40% 증가한 493억원으로 집계됐다.
해외주식 관련 수수료 수익 증가가 예상보다 빠른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올해 토스증권 전체 수탁 수수료 321억원 중 해외주식 관련 수수료(267억원)가 차지하는 비중은 83% 수준이다. 해외주식은 국내주식보다 수수료가 비싼 만큼 매출 비중도 높은 편이다.
토스증권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올해 1분기 6조2000억원에서 2분기 10조6000억원, 3분기 13조5000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해외주식 서비스 첫 출시 당시 500개 종목 거래만 가능했지만, 현재는 그 규모가 약 3500개 종목과 상장지수펀드(ETF)로 늘어났다.
환율과 금리 변수도 실적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트레이딩과 상품 손익이 증가했고, 이자손익도 신용공여 잔고가 정체된 상황이지만, 금리 상승에 힘입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1200원을 밑돌았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 10월 한때 1440원대까지 치솟았다.
이런 상황은 토스증권보다 먼저 출범한 카카오페이증권과 대조적이다. 같은 기간 카카오페이증권은 11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연간 누적 적자는 360억원 규모가 됐다. 토스증권과 마찬가지로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이 늘었지만, 기업금융(IB) 부문 등이 부진한 탓에 전체 수수료 수익은 감소했다. 환율 상승에도 트레이딩과 상품 손익에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다.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은 비슷한 시기에 출범해 표면적으로는 경쟁 구도에 있지만, 차별화된 사업 방향이 실적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토스증권은 중장기적으로도 리테일(주식 위탁매매)에 집중한다는 계획인 반면, 카카오페이증권은 리테일 외에도 법인 대상 홀세일(기관 대상 영업), IB 부문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편,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은 출범 이후 앞다퉈 유상증자를 하고 있다. 연초 이후 토스증권은 모두 4차례에 걸쳐 890억원 규모 증자를 실시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 9월 출범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인 1500억원대 증자에 나섰다. 올해 3분기 기준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 자기자본은 각각 1417억원, 1559억원이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페이증권의 자본이 계속 감소하고 있는 만큼 안정적인 이자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흑자 전환이 시급하다고 평가했다. 신용공여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이자이익이 늘었지만, 판매관리비 등 다른 부문의 비용 증가로 적자가 계속 누적되고 있고 이는 자본 감소로 이어졌다. 카카오페이증권 자본 규모는 지난해 4분기 이후 올해 3분기까지 꾸준히 감소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자를 단행하긴 했지만, 이전처럼 실권이 발생해 실제 자본 증가 효과는 1000억원에 그칠 전망”이라며 “모회사(카카오페이)에서 무한히 자금을 투하할 계획이 아니라면 자체적인 존속을 위해 빠른 흑자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 9월 증자에서 카카오페이가 카카오페이증권에 1000억원을 출자했다.
한편, 내년 증권업계 브로커리지 부문 수익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주식 거래대금은 일평균 13조원으로 올해 하반기 수준으로 유지되는 가운데 토스증권, 카카오페이증권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수수료율 하락 추세 역시 계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해외주식은 고환율로 신규 자금 유입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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