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담"한 오은영, '결혼지옥'과 인연 강행…폐지 없다 (종합)[Oh!쎈 초점]
[OSEN=장우영 기자]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하 결혼지옥) 논란과 관련해 오은영 박사가 직접 입을 열었다. 오은영 박사가 출연 중인 프로그램의 논란에 입장을 밝히는 건 극히 이례적인 일로,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오은영 박사는 “참담한 심경”이라고 마음을 밝혔고, ‘결혼지옥’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 민원이 접수되고 폐지 요구를 받으면서 ‘사면초가’에 놓였다.
23일 오은영 박사는 지난 19일 방송된 MBC ‘결혼지옥’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대단히 송구하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지난 19일 방송된 ‘결혼지옥’에서는 직접 사연을 신청했다는 남편이 재혼한 아내와 전남편 사이에서 낳은 딸에 대한 양육관 차이로 갈등을 빚고 있다고 밝혔다. 남편은 아내가 자신을 아동 학대로 신고한 적도 있다며 억울함을 밝혔고, 영상에선 남편이 7살 의붓딸의 지속적인 거부 의사에도 엉덩이를 찌르고, 껴안고, 간지럼을 태우고, 뒹구는 등 장난을 치는 모습이 담겼다. 아이는 “하지 마세요”, “싫어요”라고 강하게 거부 의사를 내비쳤지만 남편은 “싫다고 해도 정말 싫은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방송 후 아동 성추행 장면을 버젓이 방송으로 내보냈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방심위에도 관련 민원이 쏟아졌다. ‘결혼지옥’ 측은 논란 이틀째인 지난 22일 “부부의 문제점 분석에만 집중한 나머지, 시청자분들이 우려할 수 있는 장면이 방영되는 것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 아동에게 심리적 어려움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오은영 박사와 함께 전문적인 검사와 치료적인 도움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결혼지옥’ 측은 오은영 박사가 약 5시간 동안 진행된 녹화 내내 남편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매우 단호하게 비판하고 변화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방송에서는 오은영 박사의 이런 조언보다는 “남편이 가엾다”라고 말한 부분이 부각되며 의미가 퇴색됐다. 오은영박사는 아동 성추행을 방임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오은영 박사도 입을 열었다. 오은영 박사는 “저는 오래전부터 체벌을 절대 반대해 왔습니다. 아동학대, 폭력, 성추행과 성폭력에 대한 저의 생각은 지금까지 써 온 책들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대단히 단호합니다. 절대로 해서는 안 되며, 절대로 타협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그것들이 사람의 영혼에 얼마나 깊은 상처를 입히는 줄 알기 때문입니다”고 말했다.
오은영 박사는 “시청자분들이 놀라신 그 사전 촬영된 장면에서 저 또한 많은 우려를 했습니다. 당연히 출연자의 남편에게도 어떠한 좋은 의도라도 ‘아이의 몸을 함부로 만지거나 아이의 의사에 반하는 문제 행동들을 하는 것은 절대로 하면 안 된다’라고 강하게 지적했습니다. 출연자 남편은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던진 행동으로 인해 아내에 의해 아동 학대 신고가 되어 이후 경찰에서 교육 처분을 받은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더욱더 촬영 시간 동안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아동 학대 교육의 연장선으로 ‘아이가 싫어하는 신체 접촉을 강압적으로 하지 말라’는 내용을 여러 번 강조하면서 교육적 지적과 설명들을 많이 해 주었습니다. 이후 실제로 이 출연자 남편이 아이를 대하는 태도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5시간이 넘는 녹화 분량을 80분에 맞춰 편집하는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이런 많은 내용들이 포함되지 못하여 제가 마치 아동 성추행을 방임하는 사람처럼 비춰진 것에 대해 대단히 참담한 심정입니다”고 밝혔다.
이어 “‘남편이 가엽다’고 말한 부분은 과거 어린 시절의 불행한 경험을 했던 것에 대해 ‘남편의 어린 시절이 가엽다’라고 한 것입니다. 현재의 문제 행동과 과거에 있었던 남편의 불행을 연결시켜서 정당화하려고 했던 설명이 아닙니다. 이렇게 어린 시절을 회상 시켰던 것 또한 부모 역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하게 느끼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고 해명했다.
오은영 박사는 자신의 이름을 건 프로그램이 자신을 지켜주지 못하고, 출연자는 물론, 해당 아동까지 지켜주지 못한 부분에 대해 안타까움을 보였다. 그는 “지금 가장 걱정이 되는 건 아이입니다. 아이가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결혼지옥’ 폐지 요구와 관련해서는 “우려하시는 일이 없도록 저와 오은영리포트 제작팀이 함께 반드시 지속적으로 살피겠다”며 방송 강행 의지를 보였다. 앞서 ‘결혼지옥’ 측이 “시청자가 수긍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습니다”고 말한 부분과 맥락이 일치한다.
오은영 박사와 ‘결혼지옥’은 시청자들의 지적에 뭇매를 맞았지만 방송 강행 의지를 보였다. ‘결혼지옥’이 잃어버린 신뢰를 찾을 수 있을까. 앞으로 지켜 볼 일이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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