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영상물은 퇴폐문화”...北, 청년세대 휴대폰 집중 단속

김성훈 기자(kokkiri@mk.co.kr) 2022. 12. 23. 14:3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통일연구원, 북한인권백서 펴내
최근 입국한 탈북민 심층면접
北, 非사회주의 확산 막으려
통화기록·문자까지 단속·처벌
북한이 자체 생산하는 스마트폰 ‘아리랑’ [매경DB]
북한이 주민들의 휴대전화 속 한국 관련 영화와 드라마는 물론 통화기록, 문자 등에 대한 단속·처벌을 강화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조사결과가 나왔다.

23일 통일연구원(원장 고유환)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북한인권백서 2022’를 발간하고 북측의 열악한 인권 실태에 대한 주의를 환기했다.

이번 백서에는 최근 국내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들 중 인구학적 특성과 사회적 배경을 고려해 선정된 72명에 대한 심층면접 결과도 반영됐다.

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보급율이 늘어나고 있는 휴대폰을 통한 ‘비(非) 사회주의적’ 외래 풍조를 막고 내부 기강을 다잡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휴대전화를 많이 사용하는 젊은 세대가 주로 단속에 적발되며, 적발될 경우 노동교화형(징역형)까지 선고되기도 하지만 뇌물로 무마된다는 증언도 다수 수집됐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앞으로도 이른바 ‘비사회주의 퇴폐문화’로 규정되는 한국 관련 정보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 백서에는 북한에서는 통상 20~40가구로 꾸려지는 인민반과 생활총화(자아비판) 등을 통한 주민 감시와 사생활 침해가 지속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행방불명자와 탈북민, 한국에 가족이 있는 주민 등에 대한 감시와 도청도 강도 높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연구원은 이날 펴낸 백서를 통해 과거 가부장적 문화가 유독 강했던 북한 사회에서도 여성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한 점에 주목했다.

북 인민군 여성 군악대원들이 농장노동자 위문공연을 마치고 떠나는 모습을 중국 단둥에서 찍은 모습. [매경DB]
북한 내에서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 △남성의 의식 변화 △젊은 세대의 결혼관 등이 가정폭력 감소와 가정 내 역할 분담에 일부 영향을 주고 있다고 연구원은 밝혔다.

그러면서도 “북한 내에서 여전히 경제적 빈곤과 외도, 음주와 마약 투약 등의 이유로 가정폭력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는 증언도 수집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북한은 꽃제비(떠돌이 고아) 수용시설을 세우고 장애아동을 위한 의료·재활시설을 확충하는 등 일부 개선 노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아동 인권 상황은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북한도 국제사회가 북측의 아동과 장애인 인권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점을 의식해 다소간의 진전을 보인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연구원은 이번 백서에 “북한에서 주민의 생명권은 여전히 위협받고 있으며, 2019년에도 미신행위를 이유로 공개처형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또 공개처형이 감소하고 있다는 일부 증언들이 수집되고 있으나 실제 처형사례가 줄어든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연구원은 지난 1996년부터 매년 국·영문으로 북한인권백서를 발간해 오고 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