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국외대 'GOP 총기 사망' 이병 명예졸업 추진

김형환 2022. 12. 23.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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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대가 지난달 28일 강원 인제군 일반전초(GOP) 부대에서 총기 사고로 사망한 김모(20) 이병에 대한 명예졸업을 추진한다.

23일 한국외대에 따르면 학교 본부는 GOP 부대에서 총기 사고로 숨진 김 이병에 대한 명예졸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 이병이 재학 중인 한국외대도 총기 사고를 애도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의미로 명예졸업 수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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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대 중국어통번역학과 입학 후 1년 만에 입대
軍당국 "극단적 선택 추정" 발표에도 사고의혹
한국외대 “명예졸업으로 망자와 유가족 위로”
총학 "김이병 안타까운 죽음, 진상 규명" 촉구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한국외대가 지난달 28일 강원 인제군 일반전초(GOP) 부대에서 총기 사고로 사망한 김모(20) 이병에 대한 명예졸업을 추진한다. 고인이 누릴 수 있는 실질적 혜택은 없지만,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고 유가족을 위로한다는 상징적 의미다.

한국외대 서울·글로벌캠퍼스 총학생회가 지난 21일 용산 국방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28일 강원 인제군 일반전초(GOP) 부대에서 총기 사고로 사망한 이모(20) 이병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사진=한국외대 총학생회 제공)
23일 한국외대에 따르면 학교 본부는 GOP 부대에서 총기 사고로 숨진 김 이병에 대한 명예졸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에서 10년 넘게 살아온 김 이병은 지난해 21학번으로 한국외대 글로벌캠퍼스 중국어통번역학과에 입학했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제대로 된 대학 생활도 즐기지 못한 채 김 이병은 아버지의 권유에 따라 1학년을 마친 뒤 지난 9월 군 입대했다. 강원 인제 12사단 GOP에서 근무하던 김 이병은 입대 3개월째 되던 지난달 28일 총상을 입은 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군 당국은 김 이병의 죽음이 극단적 선택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김 죽음을 둘러싸고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김 이병이 손전등을 주우려다 총기 사고가 일어났다는 의혹이 대표적이다. 유가족들은 “사고 전날 아들이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샀고 병영일지에는 암기해야 할 군사용어를 정리하는 등 극단적 선택 징후는 보이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김 이병의 학교 친구들도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서울·글로벌캠퍼스 총학생회는 지난 22일 용산 국방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군 내에서 발생한 우리 학우의 안타까운 죽음이 어떻게 수사되고, 결론지어지는지 끝까지 지켜볼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더 이상의 억울함과 답답함을 남겨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이병이 재학 중인 한국외대도 총기 사고를 애도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의미로 명예졸업 수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학 관계자는 “고인과 유가족에게 학교가 할 수 있는 위로를 하자는 취지로 (명예졸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최대한 (명예졸업 학위를 수여하는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외대 ‘명예졸업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국가발전에 공적이 있는 자 △대학의 명예를 빛낸 자 △총장이 인정한 자에 한해 명예졸업 학위를 수여할 수 있다. 고 김 이병의 경우 ‘총장이 인정한 자’에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 김 이병의 부친 김기철 씨는 “아이가 학교를 1년만 다녔지만 감사하게도 학교 측에서 배려를 해줬다”며 “아이가 다녔던 학교에서 명예졸업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대학본부는 유족들과 명예졸업 협의를 마친 상황이며 실무 절차를 밟고 있다. 실무적 절차가 끝나면 한국외대 글로벌캠퍼스 부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명예졸업심의위원회(위원회)가 구성될 예정이다. 위원회가 명예졸업증서 수여 여부를 심의한 뒤 총장이 심의 결과를 토대로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다.

명예졸업자는 한국외대 정규 졸업생에 준하는 대우를 받을 수 있다. 도서관 등 학교 시설 이용이나 소식지를 정기적으로 받아볼 수 있는 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미 고인이 된 김 이병은 이런 혜택을 누릴 수 없다. 다만 어렵게 입학한 대학에서 명예졸업을 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조금이나마 유가족에게 위로를 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형환 (hwan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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