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젤렌스키의 호소, 참혹한 전쟁 멈출 국제사회 역할 절실하다

한겨레 2022. 12. 2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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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곳곳이 성탄 전야에 들뜬 24일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한 지 꼭 10개월이 되는 날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이 이어지는 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면서, 패트리엇 미사일 포대를 포함해 18억5천만달러(약 2조3천억원)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 방침을 밝혔다.

제국주의적 의도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책임을 명백히 하되, 전쟁을 끝낼 협상의 실마리가 만들어지도록 각국이 역할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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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침공에 맞서고 있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도심 소피아 광장에 세워진 성탄절 트리가 평화를 기원하는 비둘기로 장식되어 있다. 키이우/AFP 연합뉴스

지구촌 곳곳이 성탄 전야에 들뜬 24일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한 지 꼭 10개월이 되는 날이다. 폭격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우크라이나인들은 맹추위와 공포 속에서 또 하루를 맞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민간인과 기반시설을 겨냥한 공격을 계속하고 있고 전쟁은 장기전으로 빠져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을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각) 미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당신들의 돈은 자선이 아니라 국제 안보와 민주주의를 위한 투자”라며 지속적인 지원을 호소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2차 세계대전 시기 나치 독일에 맞서 싸웠던 역사에 비유하면서 “이 싸움이 우리 아이들과 손주들이 어떤 세계에서 살아가게 될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이 이어지는 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면서, 패트리엇 미사일 포대를 포함해 18억5천만달러(약 2조3천억원)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 방침을 밝혔다.

2월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은 참혹하다. 전사자는 우크라이나군이 최대 6만, 러시아가 최대 2만여 명에 이르며, 민간인도 3만명 넘게 희생된 것으로 추산된다. 예상보다 훨씬 강력한 우크라이나의 저항에 부딪힌 러시아는 전력 등 기반시설을 겨냥해 공습을 계속하면서 수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이 혹독한 추위 속에 가혹한 고통을 겪고 있다. 하지만 평화협상은 요원한 상황이다. 러시아는 추위를 무기화해 우크라이나의 힘을 약화시키고 내년 초 대공세를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원을 계속하면서도 우크라이나에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라는 압박 신호를 보내고 있으나, 우크라이나도 영토를 빼앗긴 채 평화협상을 할 순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인도적 재난을 줄이고, 평화 협상의 물꼬를 틀 국제사회의 연대와 역할이 절실하다. 국제사회가 침공을 당한 우크라이나인들이 겪는 고통에 관심을 가지고 인도주의적인 지원을 늘리며 연대해야 한다. 제국주의적 의도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책임을 명백히 하되, 전쟁을 끝낼 협상의 실마리가 만들어지도록 각국이 역할을 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은 한반도의 상황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한국도 주시하고 대비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러시아의 악명 높은 용병회사 바그너(와그너)그룹에 북한이 지난달 보병용 로켓과 미사일을 판매했다고 백악관이 22일 발표했다.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일 뿐 아니라,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자금원이 된다는 점,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적 밀착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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