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케이크 아성’ 흔들릴까
불매운동에 주춤하자 경쟁사들 총력전
스타벅스·신세계푸드·매일유업·고디바
카카오 등 e쿠폰 선물하기 젊은층 공략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아이스크림(냉동) 케이크’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모임이 가능해진 만큼 홈파티를 위해 아이스크림 등 이색 케이크를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고 있어서다.
22일 제빵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등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e쿠폰이 선물용으로 각광받으면서 아이스크림(냉동) 케이크 시장이 성수기를 맞았다. 언제든 필요할 때 해동하면 베이커리 전문점 수준의 맛과 식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만큼, 특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색다른 케이크를 공유하는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국내 아이스크림 케이크 시장의 절대 강자는 배스킨라빈스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를 보면 배스킨라빈스 매출은 2018년 3912억원(매장 수 1375개)에서 2019년 4455억원(1475개), 2020년 4896억원(1542개), 지난해에는 5692억원(1626개)으로 코로나19 한파에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비대면 온라인으로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주문하는 젊은층이 크게 증가하면서 배스킨라빈스는 전체 아이스크림 케이크 시장의 90%가량을 차지해왔다.
그러나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배스킨라빈스·파리바게뜨·삼립 등 SPC 계열사들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심상치 않다. 지난 10월 20대 노동자 기계끼임 사망사고로 불거진 SPC 불매운동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어서다. 특히 지난 16일 네이버 검색창에서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치면 파리바게뜨와 배스킨라빈스만 검색돼 특정브랜드 밀어주기라는 비판까지 불거져 주춤하던 불매운동을 다시 환기시키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케이크 브랜드가 흔들리는 틈을 타 냉동 케이크 업체들이 소비자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온라인 전용 냉동 케이크 베키아에누보의 라인업과 판매처를 확대하며 본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2019년 첫선을 보인 뒤 매년 30%이상 매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판매한 케이크만 해도 전년 동기 대비 76% 이상 증가해 누적 판매량 8만개를 돌파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케이크는 연 매출의 40% 이상을 연말 시즌에 올리는데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유통기한이 압도적으로 긴 냉동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며 “디자인과 맛, 식감뿐 아니라 구매의 편의성, 포장재의 친환경적인 요소 등을 접목해 지속적으로 제품을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올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냉동 케이크 시장에 적극 뛰어 들었다. 2004년 냉장 케이크를 내놓은 뒤 해마다 판매량이 평균 10%가량 증가하자 지난 5일에는 냉동 제품 3종을 출시해 호응을 얻고 있다. 3만원대 초콜릿, 치즈, 생크림 냉동 케이크를 스타벅스 앱과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판매하는데 반응이 예상보다 뜨겁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20~30대 고객들이 크기는 작지만 독특한 디자인의 특별한 느낌을 주는 색다른 케이크를 많이 찾는 추세”라며 “프리미엄 외식 또는 베이커리 매장에서 즐기던 케이크를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시대에 합리적인 가격에 맛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매일유업은 계열사인 엠즈베이커스를 통해 ‘상하치즈 바스크 치즈 케이크’ 등을 선보이며 젊은층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2020년 첫선을 보인 뒤 온라인몰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편의점들과 협업 상품까지 내놓는 등 연말 성탄 시즌 판매량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스페인 북부의 바스크 지방에서 유래된 케이크로 우유는 물론 와인 안주로도 잘 나간다”면서 “고객 호응에 힘입어 조만간 생크림 케이크를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벨기에 왕실 공식인증 초콜릿 브랜드인 고디바는 전국 20여 개 매장을 비롯해 카카오선물하기 등에서 냉동 케이크를 판매 중이다. 2020년 9월 냉동 케이크를 처음 내놓은 고디바는 올 겨울시즌에는 매출이 전년 대비 50%가량 늘었다. 고품질·고품격 최상의 원료를 사용한 프리미엄 럭셔리 선물로 진하고 깊은 맛의 초콜릿을 활용한 것이 인기비결이다.
고디바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비대면 선물 수요가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충성 고객이 생겼다”며 “크리스마스는 물론 발렌타인·화이트데이와 수능시험 시즌에도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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