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5G 28㎓ 주파수 할당 취소… ‘영향 無’ 아쉬움 없다는 통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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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3일 KT·LG유플러스에 대한 5G 28㎓ 대역 주파수 할당 취소를 최종 확정했다.
다만, KT와 LG유플러스가 청문 시 현재 구축이 완료된 28㎓를 백홀로 활용하는 지하철 와이파이에 대해서는 지속 구축‧운영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공익적 측면을 고려해 최초 할당기간인 2023년11월30일까지 각 사에서 구축‧운영을 약속한 지하철 노선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주파수 사용을 허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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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치 아픈 주파수 잘 반납했다”는 분위기도
신규 사업자 유치 등 제재 실효성 높인다
정부가 23일 KT·LG유플러스에 대한 5G 28㎓ 대역 주파수 할당 취소를 최종 확정했다. 이로서 KT와 LG유플러스는 오늘부로 28㎓ 주파수 사용이 중단된다. 다만, 정부는 공익성을 이유로 지하철 와이파이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주파수 사용을 허용하기로 했다.
사상 초유의 주파수 할당 취소 사태가 발생했지만, 통신사들은 아쉬울 게 없다는 분위기다. 그간 통신3사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이유로 28㎓ 망 구축 투자를 꺼려왔다. 또 28㎓ 서비스를 기존 3.5㎓ 주파수로 대체할 수 있어, 당장 28㎓ 주파수의 수요도 적은 상태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내심 골치 아팠던 주파수를 잘 반환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했다.
◇ KT·LG유플러스, 이견 없어... 할당 취소 ‘확정’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에서 ‘5G 28㎓ 할당 조건 이행점검 처분 결과’를 발표했다. KT·LG유플러스는 주파수 할당을 취소했고, SK텔레콤에 대해서는 주파수 사용기간 6개월 단축을 결정했다. 다만, SK텔레콤 역시 재할당 전인 내년 5월 31일까지 당초 약속했던 1만5000대 망 구축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할당이 취소된다.
이번 결정은 2018년 5G 28㎓ 대역 주파수 할당 시 부과한 할당조건에 대한 이행점검 및 행정절차법 상 의견청취 절차가 완료됨에 따라 처분 내용을 최종 확정한 것이다.
28㎓ 대역 주파수 할당 조건 점검 결과에 따르면, 통신3사 모두 망구축 실적이 의무 수량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당초 통신3사는 28㎓ 주파수를 할당 받으면서 각각 1만5000국씩 총 4만5000국의 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후 3년이 지났지만 통신3사의 구축 실적은 총 5059대로 11%에 불과했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지난 11월 18일 통신3사에 할당조건 이행 점검 결과를 발표하고 처분 내용을 각 통신사에 통보한 바 있다. SK텔레콤(30.5점)만 할당 취소 기준인 30점을 넘겼을 뿐, LG유플러스(28.9점), KT(27.3점)은 할당취소를 받게 됐다.
이후 과기정통부는 12월 5일 최종 처분 전 처분 대상자의 의견청취를 위한 청문(법무법인 로백스 김후곤 변호사 주재)을 실시했다. 청문 과정에서 통신3사는 할당조건을 이행하지 못한 점에 대한 송구함을 표명하였으나, 사전 통지된 처분에 대해서 별도의 이견을 밝히지는 않았다.
청문 후 과기정통부는 청문 과정에서 통신3사가 처분의 변경을 요청하지 않았으며, 처분을 감경할만한 사정의 변경도 없어 사전 통지된 처분을 유지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청문 주재자의 의견을 수용했다.
할당취소 처분으로 KT와 LG유플러스의 28㎓ 대역 사용은 즉시 중단 된다. 다만, KT와 LG유플러스가 청문 시 현재 구축이 완료된 28㎓를 백홀로 활용하는 지하철 와이파이에 대해서는 지속 구축‧운영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공익적 측면을 고려해 최초 할당기간인 2023년11월30일까지 각 사에서 구축‧운영을 약속한 지하철 노선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주파수 사용을 허용하기로 했다.
또 청문 과정에서 LG유플러스는 28㎓를 활용하여 진행한 실증 사업에 대해 서비스 지속을 위해 필요한 장비 교체 기간을 요청했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이용기관의 피해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시간 제공이 필요하다는 청문 결과 등을 고려해 해당 사업에 한해 한시적(4개월 내)으로 주파수 이용을 허용하기로 했다.
◇ 투자비 아낀 통신사는 ‘표정 관리’... 정부 “신규 사업자 적극 발굴”
정부의 이번 결정에 대해 통신사들은 공식적으로 “정부의 결정을 검허히 수용한다”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통신사들이 내심 28㎓ 주파수 취소를 오히려 반기고 있는 분위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통신사들이 남아 있는 의무 구축 수량 90%를 채우기 위해서는 수조원의 투자가 필요한 상태였다. 하지만 이번 주파수 반납으로 추가 투자에 대한 부담감을 낮출 수 있게 됐다.
28㎓ 주파수는 전파 도달거리가 짧고 장애물을 피하는 회절성이 약해 훨씬 촘촘하게 기지국을 깔아야 하기 때문에 엄청난 투자 비용을 수반한다. 그에 반해 28㎓를 활용한 수익모델은 거의 없어서, 통신사들은 애당초 투자에 소극적이었다.
청문회 과정에서 KT와 LG유플러스가 별다른 항의를 하지 않은 것도 이러한 분위기를 증명하고 있다. 처음부터 통신사들의 28㎓ 사업 의지가 강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미 통신사들은 2018년 28㎓ 주파수를 할당 받을 때 사용한 6200억원의 비용을 손실 처리하기도 했다.
또한 과기정통부는 취소된 주파수 두 개 가운데 하나를 통신사가 아닌 신규 사업자에 할당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실제 수요가 있을 가능성은 낮다. KT와 LG유플러스 역시 남은 하나를 두고 경쟁을 해야 하는데,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현행 서비스들이 3.5㎓ 대역으로 대체되면서 28㎓ 대역은 추가 수요가 없을 수도 있다.
다만, 과기정통부는 취소된 2개 대역 중 1개 대역에 대해 신규 사업자 진입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계획하기 위해 ‘28㎓ 신규사업자 지원 TF’를 구성했고 내년 1월 대책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주파수 할당 취소는 통신사들이 정부와 국민한테 했던 투자 이행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게 핵심 이유가 된다”라며 “정부가 할당 취소라는 강경한 처분을 내렸지만 통신사가 오히려 주파수 반납을 내심 반기고 있다는 분위기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제재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신규 사업자 선정 등 후속 조치를 추진할 예정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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