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나면 왜 목부터 잡을까? ‘이것’ 손상 탓

상부 경추, 교통사고·낙상 등 외상에 의한 손상 많이 발생
“상부 경추, 수술 중 실수 발생 시 회복 불능 상태 가능성도. 절대 손상 입지 않도록 평소에도 주의해야”

게티이미지뱅크

 
우리 몸의 중심을 잡아주고 지지대 역할을 하는 ‘척추’. 머리뼈 아래에서 엉덩이 부위까지 32~33개의 뼈로 구성돼 있다. 척추는 위쪽부터 7개는 ‘경추’(목뼈), 12개는 ‘등뼈’(흉추), 5개는 ‘허리뼈’(요추), 5개는 ‘엉치뼈’(천추), 4개는 ‘꼬리뼈’(미추) 등으로 구분된다.

경추는 교통사고나 낙상 등 외상으로 손상되면 전신마비 등 심각한 증상을 초래한다. 교통사고가 나면 사람이 목부터 잡는 이유도 보통 경추에 충격을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추에 손상을 입지 않도록 평소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는 강조했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경추 중에서도 머리와 가까운 위쪽인 ‘상부 경추’는 뇌와 가장 가까운 척추이기 때문에 외상에 의한 손상이 많이 발생한다.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최만규 교수는 “경추 중 상부에 해당하는 경추 1번과 2번은 두개골을 몸과 연결해주는 동시에 자연스러운 목 회전을 도와주며 바른 자세 유지와 시야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부위”라며 “상부 경추 질환자의 60~70% 정도가 사고 등으로 인해 손상돼 응급실을 급하게 찾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상부 경추는 위치와 모양으로 인해 한번 손상되면 수술이 매우 까다로운 부위로 알려졌다. 척추의 최상단에 위치하고 있으며, 뇌와 접해 있기 때문에 수술 중 사소한 실수가 발생해도 회복불능 상태가 될 수 있다.

상부 경추가 손상됐을 때 치료는 크게 ‘수술’과 ‘비수술 치료’로 구분된다.

최 교수는 “비수술적 방법은 보조기를 착용하는 것으로 일상의 한계가 많아 대다수의 환자가 불편감을 호소한다”며 “수술적 방법에는 경추 1번과 2번을 안정적으로 유합하는 수술이 있지만, 수술 후에는 각각의 움직임을 제한하게 되다보니 목을 자유자재로 돌리는 행위 등이 어려워져 삶의 질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런 한계를 보완하고자 개발된 수술법이 바로 ‘비유합적 상부 경추 접합술’이다. 각각의 단일 경추끼리 골절단위로 유합하는 방법으로 하이엔드경추수술이라는 명칭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경추가 어떤 모양으로 손상됐는지에 따라 제한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최 교수는 “상부 경추는 크기가 워낙 작고, 뼈 구조 내 매우 협소한 3~4㎜ 골편 사이로 척추나사를 넣어야 하는 고난이도 수술이기 때문에 의사가 ‘두번의 기회는 없다’는 각오로 수술에 임해야 할 정도로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때문에 많은 분들이 후유증을 우려해 경추 수술을 꺼려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하지만 신경 손상이 없다면 수술 집도의 술기와 경험에 따라 오히려 더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