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에 2루수? 플래툰?…FA 영입으로 좁아지는 김하성의 팀 내 입지

샌디에이고의 김하성이 지난달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KBO 한국시리즈 3차전 키움과 SSG 경기를 보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김하성(27·샌디에이고)은 메이저리그 2년 차였던 올해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맹활약을 펼쳤다. 부상과 금지 약물 복용 혐의로 한 경기도 뛰지 않은 팀의 ‘간판’이자 주전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공백을 잘 메웠다.

수비에서는 흔히 말하는 메이저리그급을 넘어 월드클래스 명품 수비를 선보이며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고, 내셔널리그 골든글러브 후보에 올랐다. 그러나 최근 스토브리그에서 샌디에이고가 산더르 보하르츠와 맷 카펜터 등 외부 자유계약선수(FA)를 대거 영입하며 김하성의 팀 내 입지에 대한 여러 전망이 나오고 있다.

23일 MLB.com의 앤서니 캐스트로빈스는 2023시즌 최강 라인업 10개팀을 예상했다. 카를로스 코레아를 영입한 뉴욕 메츠가 가장 위에 있었고, 그 다음 팀은 김하성이 속한 샌디에이고였다. 그가 예상한 샌디에이고의 라인업에서 김하성은 7번 타자 2루수였다. 타티스 주니어는 1번 타자 좌익수, 보하르츠는 4번 타자 유격수, 카펜터는 6번 지명타자였다.

샌디에이고가 지난 9일(현지시간) 11년 2억8000만달러(약 3700억원)에 보스턴에서 데려온 보하르츠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다. 보하르츠는 메이저리그 통산 10시즌 동안 126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2 156홈런 OPS 0.814를 기록했다. 보하르츠는 또 4차례 올스타에 선정됐고, 5차례 실버슬러거상을 받았다.

샌디에이고가 지난 20일 1+1년 1200만달러(약 154억3000만원)에 영입한 카펜터는 빅리그 통산 12시즌 타율 0.263 170홈런 OPS 0.825를 기록한 베테랑 타자다. 올스타 3차례, 실버슬러거를 1회 수상했다. 37세로 적지 않은 나이지만 2022시즌 뉴욕 양키스에서 47경기 나가 타율 0.305 15홈런 OPS 1.138을 기록하며 건재함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우투수에 약한 김하성은 상대가 좌투수일 때만 출장하는 플래툰을 적용받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상대 선발 등이 우투수일 때는 좌타자 카펜터를 지명타자가 아닌 1루수로 출전시키고, 주전 1루수로 거론되는 제이크 크로넨워스를 2루수로 기용하고 김하성은 쉬게 한다는 전망이다. 김하성은 2022시즌 좌투수를 상대로 타율 0.270 OPS 0.765, 우투수를 상대로 타율 0.243 OPS 0.681을 기록했다.

MLB.com의 샌디에이고 담당 AJ 커서벨은 “우타자가 많은 샌디에이고에서 좌타자 카펜터는 지명타자나 대타로 활용될 것”이라며 “우타자인 2루수 김하성의 백업 역할을 하거나, 좌타 1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를 도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는 전망에 불과할 뿐,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이 실제 내년 시즌 라인업을 어떻게 구성할지는 아직 멜빈 감독조차도 모를 가능성이 크다. 이를 의식한 듯 캐스트로빈스는 “이번 예상 라인업은 내년 시즌 개막일 직전까지 약 100번 정도 업데이트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