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수교 30년` 베트남 방문…"R&D센터 양국 우호증진 기여할 것"

박정일 2022. 12. 23.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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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회장이 23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삼성 R&D센터 준공식에 앞서 팜민찐 베트남 총리와 환담한 뒤 기념 도자기를 들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23일(현지시간)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조성한 대규모 연구·개발(R&D) 센터 개소식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우리 정부와 수교 30년을 맞은 베트남에서 현지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우호협력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8시 하노이시 떠이호 THT 지구에서 이 회장과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 경영진과 오영주 주베트남 한국대사가 참석한 가운데 베트남 R&D 센터 개소식을 열었다. 베트남 정부 측에서는 팜 민 찐 총리와 응우옌 쑤언 탕 호치민정치아카데미 원장, 찐 반 썬 총리실 주임장관, 휭 타잉 닷 과학기술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과 미국·영국·인도 등 삼성전자의 주요 글로벌R&D센터 임직원들은 축하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이 회장은 "삼성 R&D 센터는 베트남의 산업 경쟁력 강화는 물론 한·베 양국 간 우호협력 증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 2억2000만달러(약 2830억원)가 투입된 베트남 삼성 R&D센터는 현지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이 세운 최초의 대규모 종합 연구소다. 지상 16층·지하 3층 규모로 1만1603㎡ 부지에 연면적 7만9511㎡로 크기로 들어섰다.

최첨단 연구시설 외에 피트니스 센터, 구내식당, 옥상 정원, 동호회 공간 등 임직원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시설을 갖췄다. 앞으로 연구원 2200여 명이 상주하면서 스마트 기기와 네트워크 기술, 소프트웨어에 관한 연구개발에 나서게 된다.

삼성은 지난 1989년 삼성물산 상사부문이 하노이에 사무소를 설치하면서 베트남 시장에 처음 진출했고, 1995년에는 호치민 지역에 TV 생산공장과 판매법인을 세우는 등 현지 이자리 창출에 이바지했다. 현재는 호찌민, 박닌, 타이응우옌 등에서 스마트폰·모바일 기기, 네트워크 장비, TV,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세계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 물량의 50% 이상을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의 이번 방문이 양국 간 우호 증진에 큰 이바지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2020년 10월 베트남을 방문해 R&D센터 신축 현장을 둘러보고, 현재 국가주석을 맡은 응우옌 쑤언 푹 당시 총리와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삼성은 글로벌 생산 기지인 베트남을 종합 연구개발까지 수행하는 글로벌 전략 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특히 모바일 기기용 소프트웨어의 핵심 기술인 멀티미디어 정보 처리, 무선 통신보안에 특화해 베트남 R&D센터의 전문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베트남 R&D센터는 지난 2020년 3월 착공에 들어간 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공사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삼성은 베트남 정부의 방역 규정을 준수하면서 하루 평균 1300명의 건설 인력을 안정적으로 투입해 안전사고 없이 일정대로 공사를 마무리했다.

삼성은 현지에서 청소년들의 방과 후 교육을 돕는 '삼성희망학교'를 운영하는 한편 기업의 스마트공장 지원 및 국제기능올림픽 국가대표 훈련 보조 등 다양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도 벌이고 있다. 또 베트남 내 외국계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매년 두 차례 신입사원 공채를 실시하고 있으며, 베트남 청년들에게 소프트웨어 및 취업 기술 교육을 제공하는 '삼성 이노베이션 캠퍼스'도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베트남 주요 대학들과의 산학 협력 프로젝트인 '삼성 탤런트 프로그램'(Samsung Talent Program)을 통해 IT(정보기술) 인재 양성에도 나서고 있다.

이 회장은 베트남 R&D 센터 준공식을 전후해 하노이 인근 삼성 사업장을 찾아 스마트폰 및 디스플레이 생산 공장을 살펴보면서 사업 현황 및 중장기 경영 전략을 점검한 뒤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전날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을 방문한 이 회장은 6명의 자녀를 둔 둔 현지 직원에게 휴양지 여행권을 선물하기도 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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