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2시간으로 떠나는 진짜 설국여행, 일본 도야마현
도쿄에서 신칸센으로 단 2시간이면 날것 그대로의 대자연에 닿는다. 일본 열도 중앙에 자리한 도야마현은 해발 3,000m에 달하는 웅장한 산과 협곡이 일품이다. 눈이 내리면 알프스 못지않게 거대하고도 눈부신 설국이 펼쳐지는 곳. 노천 온천부터 구로베 협곡, 다테야마의 화구호까지 설국 여행의 코스가 탄탄하게 준비돼 있다. 올겨울 도야마현의 고요한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정화해보는 건 어떨까.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는 법
우나즈키 온천 마을
1923년에 문을 연 우나즈키 온천은 현지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유서 깊은 온천이다. 피부에 좋은 이 약알카리성 단순온천은 구로베가와 상류의 구로나기 온천에서 온천수를 끌어온 덕분에 더없이 맑고 깨끗하다. 누적된 피로를 풀어줄 뿐만 아니라 류마티즘, 운동기 질환, 신경통 등 통증 완화에도 효능이 뛰어나다. 온천 마을 곳곳에는 노천 족욕 시설이 많은데, 온천 분수가 나오는 우나즈키 온천역에서 주변 산세를 감상하며 느긋하게 족욕을 즐겨도 좋다. 마을은 동해와도 가까워 신선한 해산물과 협곡 사이를 흐르는 물로 빚은 향토주 및 맥주를 함께 맛보길 추천한다.
●도롯코 열차 타고 V자 협곡 탐험
구로베 협곡 도롯코 열차
구로베 협곡은 수많은 산과 구로베 강이 일궈낸 거대한 협곡으로, 사시사철 아름다운 풍경을 뽐낸다. 우나즈키역에서 게야키다이라까지 약 20km를 달리는 도롯코 열차를 타면 1시간 20분간 아찔하고도 장엄한 V자 협곡을 즐길 수 있다. 열차의 종류는 두 가지인데, 레트로 감성이 담긴 오렌지 빛의 오픈형 열차와 창문이 달린 릴랙스 열차가 있다. 스릴 있는 오픈형 열차를 이용하면 크고 작은 계곡이 이룬 시원한 절경과 바람이 가슴을 뻥 뚫리게 한다. 옥빛의 우나즈키 호수와 붉은 아치형의 신야마비코 다리, 야생 원숭이 등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omotenashi guide'라는 앱을 설치하고 각 장소 설명과 함께 깊이 있는 협곡 탐험을 즐겨도 좋다.
●도보로 구로베 협곡 만끽하기
게야키다이라
도롯코 열차의 종착역인 게야키다이라는 볼거리가 다양해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하류를 따라 600m 정도 내려가면 먼 옛날 원숭이들이 뛰어 넘었다고 해서 이름붙여진 전설의 협곡 '사루토비쿄', 아찔한 협곡 사이에 자리 잡은 주홍빛의 '오쿠가네바시', 사람을 집어삼킬 듯한 '히토쿠이 바위' 등 대자연이 빚은 신비한 경관을 만나게 된다. 산책로를 따라 볼거리가 계속 이어지니 지루할 틈이 없다. 메이켄 온천과 바바다니 온천처럼 자연 한가운데서 노천 온천을 즐길 수도 있다. 직접 걸으며 구로베 협곡의 대자연을 만끽하기에 이만한 곳이 없다.
●눈 속에서 발견한 무릉도원
알펜루트
해발 3,000m에 달하는 봉우리들이 빼곡한 가운데 일본 북알프스의 다테야마를 지나는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라는 산악 관광 코스가 있다. 총 길이가 무려 37.2km로 새하얀 설원에서 짜릿한 트레킹을 경험할 수 있다. 케이블카, 로프웨이, 고원버스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활용해 도야마현의 다테야마역에서 나가노현의 오우기자와역 사이를 지나며 곳곳의 설경을 만끽해도 좋다. 다테야마역에서 케이블카와 고원버스를 타면 해발 2,450m에 자리한 '무로도'에 다다르게 된다. 이는 알펜루트 여행의 필수 코스로 온천, 문화재, 전망대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특히 둘레 약 630m, 수심 약 15m의 거대한 화구호 '미쿠리가이케'가 으뜸이다. 호수에 비친 대자연의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도야마 향토 음식을 맛보고 싶다면
아리이소 키토키토안
우나즈키 온천역에서 도보 1분 거리인 아리이소 키토키토안은 도야마의 향토 요리를 선보인다. 매서운 추위도 단숨에 녹이는 따끈따끈한 라멘도 인기가 많지만, 무엇보다 도야마 송어 초밥이 명물이다. 담백한 송어와 질 좋은 쌀로 이루어진 초밥은 환상적인 조합이다. 입 안에 넣는 순간 산뜻함이 더해진 풍미가 자꾸 생각나 쉴 새 없이 젓가락질을 하게 된다.
●가장 높은 호텔에서 안락한 휴식
호텔 다테야마
해발 2,450m에 위치한 호텔 다테야마에서는 무수히 쏟아지는 별을 바라보며 낭만적인 밤을 보낼 수 있다. 높은 곳에 지어진 만큼 적설량이 10m가 넘지만 단열이 뛰어나고 결로 현상 등의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안전과 추위 걱정은 덜어도 된다. 일본식과 서양식이 절충된 룸 등에서 안락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시야가 탁 트인 파노라마 설경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알펜루트 트레킹이나 일출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식사는 도야마 해산물과 식자재를 활용한 제철 요리가 제공되는데 신선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일본의 명수를 사용하는 대욕장도 놓치지 말 것.
에디터 장세희 인턴기자, 사진 도야마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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