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 수입 51% 보유세로 납부"…SH공사, 공공임대주택 보유세 면제 건의(종합)
세금 부담 지속 가중 땐 '10년 동결' 임대료 인상도 검토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10년간 임대주택을 추가로 지어 얻은 수익 692억원을 오롯이 부동산 보유세로 낸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상승에 지난해 세금 부담은 1년 만에 1.8배 급증했다. 이에 공사는 공공임대주택에 부과하는 재산세, 종합부동산세를 면제받을 수 있도록 관련 법령 개정을 건의했다.
취약계층 주거안정을 위해 타 도시주택개발공사보다 낮은 임대료를 유지했지만, 세금 부담이 가중되면 내년부터 임대료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SH공사 설명이다. 그동안 낸 종부세에 대한 위헌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23일 강남구 소재 본사에서 기자 설명회를 열고 "공사가 소유한 공공주택은 투기나 재산 증식을 위한 것이 아닌 천만 서울 시민에게 주거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보유한 재산"이라며 "여기에 투기 억제용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이같이 말했다.
공사 공공임대주택에 부과된 재산세 및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는 2020년 395억원에서 2021년 705억원으로 1.8배 급증했다. SH공사 2021년 임대사업 수입인 약 1400억원의 절반(51%)을 넘어선 수치다. 지난해 SH공사 공공임대주택에 부과된 재산세는 320억원, 종부세는 385억원이다. 전년대비 각각 1.2배, 2.9배 증가했다.
공공임대주택은 지난 2011년까지 재산세가 면제됐으나 지방세특례제한법 제정 이후 감면율이 축소돼왔다. SH공사의 임대주택 운영수입은 2011년~2021년 보유 호수가 67%(7만8000가구→13만 가구) 늘어 692억원으로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보유세는 그 이상인 705억원이 부과됐다. 임대주택을 늘려 더 번 돈을 오롯이 세금으로 낸 셈이다.
지난해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으로 다주택자 종부세 최고 세율이 증가하고, 집값 상승으로 종부세 합산 배제 기준을 초과하는 임대주택이 늘며 공사의 세금 부담이 급증했다. 김 사장은 "SH공사가 서울에 주택을 많이 가지고 있고, 임대료를 동결해와서 전국 도시주택개발공사 중 가장 많은 세금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보유세 면제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불가피하게 지난 10년간 동결했던 임대료를 올릴 수밖에 없다"며 "(내년) 인상을 위한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SH공사의 임대 가격은 시중의 4%(영구임대)~17%(재개발 임대) 수준이다. 같은 강남구 수서동에 위치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 영구임대 주택과 비교해도 SH공사 주택의 보증금과 월 임대료가 30% 이상 낮았다.
김 사장은 "법안은 유경준 의원이 발의했고, 문제 제기를 한 뒤 필요하면 행안부 장관이나 경제 부총리께 면담을 요구해 정부 차원에서 검토가 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전할 것)"이라며 "그동안 낸 종부세는 위헌소송을 통해 돌려받을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H공사는 이달 초 광역지발개발공사 사장단 회의에 참석해 관련 사안에 대한 협조도 요청했다.
SH공사는 △공공임대주택 재원 확보 필요성 △주거복지 기여도 △해외 주요국의 공공임대주택 보유세 면제 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주택 유형·전용면적·소유주체에 관계없이 장기간 재산세를 면제할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을 건의한다. 이를 통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해외 주요국들은 공공임대주택 지원 차원에서 장기간 보유세를 면제하고 있다. 미국 뉴욕은 주택공사가 보유한 공공임대주택에 대해 재산세를 50~60년간 면제한다. 프랑스 사회주택은 일정 조건을 만족하면 재산세를 15~30년간 면제한다. 캐나다는 재산세 감면분을 임대주택 수선유지비로 사용하는 조건으로 완전 면제다.
김 사장은 "공사가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재산세, 종부세를 내지 않으면 그만큼을 천만 시민 주거 복지에 활용할 수 있다"며 "국민을 위한 주거복지 자산인 공공임대주택의 보유세를 면제해 보다 많은 주거취약계층이 양질의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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