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최민식의 연기를 안방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지난달 집계된 국내 OTT 이용자 수는 총 합산해 2,200만 명이 넘는다. 부동의 OTT 점유율 1위 넷플릭스가 1091만 여명이고 가장 적은 이용자를 보유한 왓챠도 82만 여명에 달한다. 올해 OTT가 TV의 시청 시간을 앞질렀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은 황동혁, 이준익, 연상호와 같은 스타 영화 감독들의 신작을 TV와 스마트폰에서 볼 수 있는 기회까지 제공해 주었다. 그리고 최근에 디즈니+에서 공개된 한 오리지널 작품은 또 한번 OTT의 힘이 막강해졌음을 실감하게 했다. 바로 최민식 주연이라는 타이틀을 단 '카지노'(연출/각본 강윤성)다.
'카지노'는 최민식의 첫 OTT 작품이자, 무려 25년 만에 출연한 드라마다. TV 드라마보다 편수가 적기는 하지만, 그간 최민식을 스크린에서 만나왔던 평균 2시간에서 최소 6시간은 그의 연기를 더 볼 수 있다.
최민식은 그간 여러 편의 영화에서 다양한 얼굴을 그리며 변화무쌍한 배우로 존재했다. 야간경비원으로 일하는 천재수학자 이학성(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커다란 비밀을 숨긴 채 딸을 위하고자 했던 임태산 (영화 '침묵'), 단단함으로 무장한 이순신 장군(영화 '명량'), 납치되어 군만두 하나만을 먹으며 갇혀지내온 오대수(영화 '올드보이')까지 전혀 다른 배경에 놓인 인물을 제것으로 소화하며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 했다. 최민식이라는 이름 자체를 하나의 복합 장르라고 해도 좋을 만큼, 그는 수십년 동안 단단한 변화를 반복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배우의 OTT 진출은 '금토드라마'라는 말대신 '오리지널 시리즈'라 불리는 것들에 더 큰 흥미를 갖게 만든다.
전편 동시 공개 대신 21일 3편을 첫 공개한 후 매주 1편씩을 추가로 오픈해 8편으로 완결을 이루는 '카지노'는 시작부터 최민식의 얼굴로 승부를 본다. 단 3편 만에 이 작품은 최민식이 맡은 차무식이라는 인물의 성공, 시련 등의 큰 줄거리를 시원시원하게 뻗어내며 인정(人情), 웃음, 긴박감 등을 전달한다. 시점은 커다란 자막과 함께 2010년, 1972년, 2000년, 1982년 등을 바쁘게 오간다. 스토리나 대사는 어렵지 않다. 익숙하리 만큼 비슷한 장르의 전형성을 갖는다. 머리 하나는 타고났지만 폭력적인 아버지와 순종적인 어머니 밑에서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던 인물의 성공기.
이야기가 어렵거나 새롭지 않다고 해서 작품성이 떨어진다는 건 아니다. '카지노'는 전개를 쉽게 풀어나가는 대신 배우들의 무게감 있는 연기로 허술한 공간을 채워넣었다. 루OO통이나 샤O백을 검은 비닐봉지에 선물받았다고 해서 물건의 가치가 떨어지는 게 아니듯이 '카지노'는 익숙한 것들을 끌어오는 대신 명품 배우들을 활용해 상품성을 유지한다.
검은 머리로 가르마를 정직하게 탄 최민식의 회춘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최민식은 자신보다 한참 나이어린 후배 배우들과 친구 또는 또래를 연기하며 이질적이지만 묘하게 웃음을 자아내는 귀여움을 보여주기도 한다. 제 나이를 연기할 때는 명불허전으로 신을 집어삼킨다. 불법 도박장을 여러 개 운영하다 80억의 세금폭탄을 맞은 차무식이 국세청 TF팀 강민정(류현경) 팀장과 추징금을 두고 흥정하는 장면은, 결국 90%를 깎고 추징금 8억을 성사시키는 뛰어난 거래 능력만큼 마법 같은 화술로 화면 너머 시청자마저 설득시킨다.
디즈니+가 2022년 최후의 보루로 베팅한 '카지노'. 특히 시리즈에서 최민식의 연기를 본다는 것은 "여유있게 하고픈 이야기를 다 할 수 있는 시리즈가 그리웠다"고 고백한 그의 말처럼, 동시에 시청자들에게 가장 편안한 공간에서 그의 연기를 관람할 수 있는 여유도 함께 제공한다. 마치 줄서서 먹는 맛집 음식을 평온한 집 식탁에서 맛보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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