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불만” VS 민주당 “성과”···예산안 합의 엇갈린 반응, 왜?
여야가 23일 내년도 예산안 합의를 두고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법인세 인하 등 실리를 챙기고도 대통령실의 불만 기류를 반영해 야당에 불만을 돌렸다. 더불어민주당은 초부자 감세를 저지하지 못했지만, 지지층 달래기를 위해 성과를 강조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예산안 처리시한을) 지키지 못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169석 거대 민주당의 동의 없이는 예산안 하나 처리할 수 없고 항목 하나하나 민주당의 동의를 받아야 했다”고 야당에 책임을 돌렸다.
주 원내대표는 “지역화폐는 윤석열 정부의 정책 방향과 맞지 않아서 올해는 1원도 편성하지 않았지만,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7050억원의 지역화폐 예산을 요구하는 바람에 오래 끌었다”며 “어쩔 수 없이 민주당의 동의를 받아야 하기에 절반인 3525억원을 편성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주 원내대표는 전날 예산안 합의문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소수 여당으로서 하고 싶은 게 많았지만, 민주당의 동의를 얻어야 해서 불만이 많다”며 “빨리 다수 여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예산안 합의안에 대한 대통령실의 불만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이날 법인세율 전 구간 일괄 1% 인하, 행정안전부 경찰국·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 50% 삭감, 지역화폐 예산 50% 복원을 뼈대로 하는 예산안 합의안에 대해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에서 “부자 감세 저지는 상당 정도 목표를 이뤄냈고 국민 감세도 어느 정도 성과를 냈고, 지역화폐·노인 일자리·공공임대주택 등 민생 예산도 어느 정도 확보했다는 측면에서 만족할 순 없지만 잘된 합의”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목표했던 초부자 감세를 저지하지 못하자 지지층 달래기에 나섰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내년부터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대규모 세수 감소가 예상된다”며 “정부·여당에 책임이 있고 뒷감당 또한 정부·여당의 몫”이라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행정안전부 경찰국과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등 위법 시행령 예산은 안타깝게도 절반만 삭감했다”며 “대통령의 오기와 고집을 완전히 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실은 초부자 감세에 대한 대통령의 고집을 관철하지 못해 불만스러운 것인가”라며 “대통령실은 부디 여야가 기나긴 협상 끝에 합의한 예산안에 대해 어깃장을 놓지 말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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