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육 금지’ 아프간 여성들 잇단 시위…구타·체포 증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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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들에게 대학 교육 금지령을 내린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이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인 여대생 5명과 이를 보도한 기자 3명을 체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애초 카불에서 가장 권위 있는 교육기관인 카불대학교 앞에서 시위를 벌일 계획이었으나 당국이 보안요원을 대거 배치하자 장소를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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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들에게 대학 교육 금지령을 내린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이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인 여대생 5명과 이를 보도한 기자 3명을 체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비비시>(BBC)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22일(현지시각) 대학교육 금지령에 항의하는 공개 시위가 열렸다. 대부분 여성으로 구성된 50여명의 시위대는 카불의 한 거리에서 손팻말을 들고 “교육은 우리의 권리다. 대학 문을 열어라”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애초 카불에서 가장 권위 있는 교육기관인 카불대학교 앞에서 시위를 벌일 계획이었으나 당국이 보안요원을 대거 배치하자 장소를 바꿨다.
이날 시위는 평화적으로 끝나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위참가자는 방송에 탈레반 여성 군인들이 “우리 중 몇 명을 때리고 또다른 몇 명을 체포했다. 나도 끌려갈 뻔 했지만, 가까스로 탈출했다. 심하게 맞았다”고 말했다.
하루 전 카불 동부 낭가하르 대학에서도 비슷한 시위가 열렸다. 이 학교 의과대학 남학생들 수십명은 시험을 거부하며 시험장에서 뛰쳐나와 여학생들의 수업 배제에 항의했다. 시위는 카불뿐 아니라 아프간 북동부 타크하르에서도 발생하는 등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항의 움직임에 교수들도 연대하고 있다. <비비시>는 공립과 사립 대학 약 50명의 남성 교수들이 당국의 조처에 대한 항의 표시로 사표를 냈다고 방송은 전했다. 사표를 던진 이들은 카불 공과대학과 아프간 북부 쿤두즈 지역의 한 대학 교수 등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이날 니다 모하마드 나딤 등교육부 장관 대행은 아프간 국영 방송 <아르티에이>(RTA)에서 여대생들이 이슬람 복장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남학생들과 분리되지 않은 채 수업 받는 문제가 있어 대학교육 금지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나딤 대행은 여성들이 “이슬람 여성 전통 복장인 히잡 규정을 준수하지 않고 대부분의 결혼식에 갈 때나 입는 옷을 입고 등교했다”고 말했다. 아프간 교육당국은 학자들이 대학 교육과정과 환경을 평가한 결과 여학생들의 출석은 ‘적절한 환경’이 갖춰질 때까지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조처로 탈레반 정권은 국제사회의 큰 반발에 직면하게 됐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결정이 번복되지 않는다면 대가가 따를 것”이라면서 “우리는 동맹국과의 협력해 관련 조처를 추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요 7개국(G7)도 탈레반의 금지령을 비판하는 성명을 내고 “성차별은 비인도적인 범죄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2001년 아프간 침공을 단행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부부는 이날 트위터에 “여성을 이류 시민으로 취급하고, 그들의 보편적 인권을 박탈하고 더 나은 삶을 살 기회를 부정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공분을 일으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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