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아동성추행 방임' 불명예 "참담한 심경..송구스럽다" 사과[종합]
[OSEN=김나연 기자] 정신건강의학과 오은영 박사가 '아동 성추행 방임' 의혹에 대해 해명 및 사과했다.
23일 오은영 박사는 공식입장을 내고 "그동안 많은 사랑을 보내주신 시청자분들에게 이런 입장문을 드리는 상황이, 무엇보다 대단히 송구하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앞서 지난 19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는 딸 양육 문제로 갈등을 겪는 '고스톱부부'의 사연이 공개됐다.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7살 딸을 둔 아내는 재혼한 남편과 아이때문에 싸우는 경우가 많다고 고민을 전했다. 뿐만아니라 남편을 아동학대로 신고한 적도 있다고.
특히 방송에는 남편이 자신을 "삼촌"이라 부르며 거리를 두는 의붓딸과 가까워지고싶다는 이유로 과한 장난을 치는 모습이 비춰져 논란이 됐다. 남편은 몸으로 놀아준다는 이유로 딸을 품 안에 가둔 채 엉덩이에 주사를 놓는 시늉을 하며 엉덩이를 만지거나, 겨드랑이 부위에 간지럼을 태우기도 했다. 아이는 "하지마세요", "싫어요", "안돼요"라고 거부 의사를 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이같은 행위를 '성추행'이라 주장하며 방송 장면을 그대로 내보낸 '결혼지옥' 측을 향한 강한 비난을 쏟아냈다. 더불어 아동심리상담 전문가인 오은영 박사마저도 성추행 문제에 대해 강도높게 지적하지 않았다는 점과, 도리어 남편을 향해 "너무 외로운 사람이라는 게 느껴져서 가여웠다"고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본 시청자들은 오은영 박사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경찰 신고 등 적절한 대처를 하지 않은 오은영 박사를 비롯한 방송사 측과 출연진 모두가 '아동 성추행 방관자'라고 지적하기도.
이와 관련해 오은영 박사는 공식입장을 통해 "해당 방송분에 제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저의 의도와는 다르게 전달된 부분이 있어서 이에 조심스럽게 몇 가지 사실을 말씀드리려고 한다"며 "저는 오래전부터 체벌을 절대 반대해 왔다. 아동학대, 폭력, 성추행과 성폭력에 대한 저의 생각은 지금까지 써 온 책들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대단히 단호하다. 절대로 해서는 안 되며, 절대로 타협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그것들이 사람의 영혼에 얼마나 깊은 상처를 입히는 줄 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청자분들이 놀라신 그 사전 촬영된 장면에서 저 또한 많은 우려를 했다. 당연히 출연자의 남편에게도 어떠한 좋은 의도라도 '아이의 몸을 함부로 만지거나 아이의 의사에 반하는 문제 행동들을 하는 것은 절대로 하면 안 된다'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촬영 시간 동안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아동 학대 교육의 연장선으로 ‘아이가 싫어하는 신체 접촉을 강압적으로 하지 말라’는 내용을 여러 번 강조하면서 교육적 지적과 설명들을 많이 해 주었다. 이후 실제로 이 출연자 남편이 아이를 대하는 태도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기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5시간이 넘는 녹화 분량을 80분에 맞춰 편집하는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이런 많은 내용들이 포함되지 못했다고. 오은영 박사는 "제가 마치 아동 성추행을 방임하는 사람처럼 비춰진 것에 대해 대단히 참담한 심정"이라고 전했다.
또 "촉각이 예민한 아이"에 대한 언급은 "출연자 부부의 딸에 대한 언급이 아니었다. 일반적으로 촉각이 예민한 아이들의 경우, 스스로 가깝게 생각하는 부모들의 신체 접촉도 불편하고 괴롭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고, 그래서 아이가 싫다는 표현을 하면 부모라도 하지 말라는 것을 강조하는 설명이었지 출연자 부부의 딸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었다. 절대로 출연자 자녀의 탓이라거나 남편의 행동을 옹호한다는 설명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남편이 가엽다"라고 말한 부분에 대해서는 "과거 어린 시절의 불행한 경험을 했던 것에 대해 ‘남편의 어린 시절이 가엽다’라고 한 것"이라며 "현재의 문제 행동과 과거에 있었던 남편의 불행을 연결시켜서 정당화하려고 했던 설명이 아니다. 이렇게 어린 시절을 회상 시켰던 것 또한 부모 역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하게 느끼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은영 박사는 "지금 가장 걱정이 되는 건 아이다. 아이가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우려하시는 일이 없도록 저와 오은영리포트 제작팀이 함께 반드시 지속적으로 살피겠다. 더불어 따끔한 지적과 충고들도 다시 한번 마음 깊이 새기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저의 의견을 제시해온 것은 세상에 계신 많은 부모님들이 가장 편리하게 찾아볼 수 있는 수단들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방송으로 여러 가지 염려를 낳았기에 저 역시 매우 참담하며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향후에는 제 의견이 보다 더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더욱더 유념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결혼지옥' 측은 아동 성추행 논란에 대해 지난 21일 "부부의 문제점 분석에만 집중한 나머지, 시청자분들이 우려할 수 있는 장면이 방영되는 것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 해당 아동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지 못하고 많은 분께 심려를 끼친 점, 다시 한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오은영 박사는 약 5시간 동안 진행된 녹화 내내 남편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매우 단호하게 비판하고 변화를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그 내용이 뒷부분에 집중되고 상당 부분 편집되어, 오 박사 및 MC들이 남편의 행동에 온정적인 듯한 인상을 드린 것 역시 제작진의 불찰"이라고 공식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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