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한, 러 용병기업 와그너에 무기 판매”

백악관 “지난달 로켓·미사일 등”

미 정부가 공식 단언한 것은 처음

유엔대사 “안보리서 문제 제기”

미국 정부가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와그너그룹’에 무기를 판매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지금까지 북한의 ‘러시아 지원설’은 수차례 제기됐지만, 미국 정부가 이를 공식으로 단언한 경우는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전화 브리핑에서 “북한이 지난달 와그너그룹에 보병용 로켓과 미사일을 전달했다”며 “1차 무기 인도를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무기 종류와 규모는 밝히지 않았지만, 그는 “북한이 와그너그룹에 추가 군사 장비 공급 계획을 세우고 있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북한 정부 관리들은 공개적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결국 와그너그룹에 무기를 인도했다”고 지적했다.

미 정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 문제를 쟁점화할 방침이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이날 “와그너그룹의 무기 구매는 북한에 금지된 대량파괴무기와 탄도미사일 추가 개발에 쓰일 자금을 제공해 한반도 불안정을 키울 수 있다”며 “북한과 러시아의 안보리 결의 위반을 향후 안보리 회의에서 제기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와그너그룹은 2014년 러시아군 특수부대 장교 출신 드미트리 우트킨 등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활동하는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을 돕기 위해 만든 군사조직이다. 실질적인 소유주는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왼쪽)으로, 그는 지난 9월 자신이 와그너그룹을 창설한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도 러시아 정규군과는 별도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앞서 일본 도쿄(東京)신문은 “지난달 20일 포탄 등 무기를 실은 열차가 북한 나선시 두만강역과 러시아 연해주 하산역을 잇는 철로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일본 언론의 모략 보도는 가장 황당무계한 여론 조작으로 그 어떤 평가나 해석을 달 만한 가치조차 없다”고 주장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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